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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만 헤세와의 문답문 :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 반도국가의 서생이 문안 여쭙습니다. 그쪽 세상에서도 산과 호수, 햇살이 뜨겁게 내려쬐는 바위, 그리고 구름의 형상들을 사랑하면서 자적하시는지요?답 : 반갑습니다. 일찍이 인도의 시성 타골이 동방의 등불이라고 노래했던 ‘고요한 아침(Morning calm)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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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10.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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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해님은 쨍쨍하늘은 티끌 한 점 없이 파랗다구름이 솜사탕 같다 일어서 손을 길게 내밀면 잡힐 것만 같다한 묶음 입에 넣으면 가슴이 휑하게 꿰뚫릴 것만 같다구름이 목화더미 같다늛다랗게 펼쳐놓고 엄마 오라고 떼를 쓴다.하늘보다 넓은 엄마 젖가슴 만지작거리며 새록새록 잠든다.엄마는 어디 계실까햇빛에 가리어져 보이지 않는 별나라에 계실까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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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9.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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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가 묵고파서저녁 여덟시 반경 동네 상가를 걸어왔다.가게 앞 계단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아계셨다. 구걸하는 분은 아닌데 초췌했다. 남루하지는 않은데 가련해 보였다. 무언가 애원하는 표정이었다.할머니 앞을 지나 몇 발자국 옮겼는데 ‘그냥 가면 안 되지!’란 양심의 소리가 들렸다. 가는 길을 멈추고 되돌아서 할머니께로 다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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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8.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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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둥빈둥 거린다耕 海 김 종 길세상이 들끓는다. 연일 폭염경보가 발령되고 열대야가 계속된다. 온열병으로 숨을 거두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쪽방촌 노인들이 지옥 같은 밤을 어떻게 지새울까? 수많은 가축이 폐사된다. 가두리 물고기도 하얗게 배를 들어내고 죽는다. 농작물 폐해도 심각하다.예비전력이 바닥을 친단다. 정전이 된다면 어쩌나 걱정이다. 정치, 경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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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8.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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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나에게 등나무지팡이가 있었다. 아주 오래 전, 아마도 30년도 더 되었다. 후배가 외국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나에게 정성스럽게 포장된 지팡이를 선물했다. 고마운 척 했으나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쌩쌩한 나에게 지팡이를 선물하다니! 날 뒷방노인으로 취급하는 거야”란 생각이 스쳐서였다. 그러다 고마운 생각으로 바뀌었다. 등산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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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7.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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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추억어머니를 뵈웠다. 깜작 놀랐다. 세상 떠나신지 50년을 훨씬 지났으니 놀랄 수밖에.세면대 위 거울에서 어머니가 나를 바라보신다. 은발의 곱슬머리가 웨이브를 그리며 오른쪽 귀를 살짝 덮었다. 시원한 이마와 미간에서 곧게 흘러내린 부드러운 코, 그리고 기다란 인중 밑에 꽉 다문 입이 균형 잡히고 기품이 서려있다. 인자스러우면서도 약간 냉정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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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6.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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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 마사이 어로 신의 집이라고 불리는 서쪽 봉우리 근처에는 말라 얼어붙은 한 마리의 표범 시체가 있다. 도대체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문: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그쪽 세상에서도 사냥, 낚시, 탐험, 등 야성의 도락으로 여전히 분망하고 강건하신지요. 선생님이 누워계신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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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5.1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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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배순태 인천항 도선사 1주기 추모식과 묘비제막식에서 추모사를 했다.『존경하는 해봉 배순태 선장님 영전에 삼가 고합니다.떠나가신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그립고 뵈옵고 싶습니다. 지금 무얼 하고 계십니까?생전에 못하셔서 아쉬워했던 북극항해를 하고 계십니까?아니면 북극성에서 대한민국의 해운과 항만을 내려다보고 계십니까?떠나신 빈자리가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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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4.1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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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델 파이네의 압도적 풍광에 빠지다10월 18일 토레스호수까지 트래킹엘 칼라파테(El Calafate)에서 약 2시간 정도 거리의 엘 찬텐(El Chalten)까지 가서 현지의 트래킹 전문가를 만나 약 18km로 거리에 있는 토레스(Torres) 호수까지의 트래킹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고 출발했다.우리 여행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처음에만 조금 오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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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3.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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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남단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에서10월 15일 우수아이아 투어우수아이아(Ushuaia)는 지구 최남단에 위치한 땅끝 마을이다. 인구 6~7만의 조그마한 어촌 도시인 우수아이아는 1883년 아르헨티나 군인들이 현지 원주민인 인디오들을 토벌하고 설립했다고 한다.지구 남반부 남위 54도 45분에 위치한 가장 남쪽의 땅 끝 마을이지만 겨울에도 영하 10도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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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2.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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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를 거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10월 11일 산티아고 시내 관광산페드로(San Pedro)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우리 일행은 남북으로 긴 칠레의 중간쯤에 위치한 산티아고(성 야곱의 스페인어)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공항에 내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산티아고 시내 자유 여행을 하게 돼서 흥분된 마음이 들었다.'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먼저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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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2.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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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우유니 소금 사막아침 일찍 일어나 Cristal Samana Hotel에서 가장 높은 레스토랑 옆 테라스로 가서 주위를 조망했다. 호텔에서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수평선이 마냥 아득히 보였다.식사를 하고 RV차량에 나누어 타고 먼저 소금을 캐서 정제해 소금을 생산하는 Colchan 마을에 가서 소금을 생산하는 과정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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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2.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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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볼리비아 라파즈 페루 쿠스코 일정을 마무리하고 볼리비아 라파즈(La Paz)행 비행기를 탔다. 라파즈는 볼리비아 서쪽에 위치하고 있고 볼리비아에서 3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해발 3640m에 위치한 볼리비아의 행정수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이기도 하다.라파즈 공항에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버스가 우리 일행을 태우고 간 곳은 시내에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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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2.0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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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와이나픽추와 마추픽추잉카 문명이 녹아 있는 마추픽추는 페루의 쿠스코시 북서쪽 해발 2437m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다.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마추픽추는 현지어로 '오래된 봉우리'를 뜻한다. 페루 우루밤바(Urubamba) 계곡에 연한 높은 산턱에 위치해 산자락에서는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없어 종종 '잉카의 잃어버린 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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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2.0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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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와 나스카라인을 지나 마추픽추로처음 방문한 페루는 15세기경 잉카제국이 강력한 세력으로 떠올라 백여 년간 콜롬부스 이전 아메리카에서 가장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잉카제국은 농업 기반 국가로 관개와 계단 농법 같은 기술을 이용했으며 낙타과(라마, 알파카, 비꾸냐) 동물을 기르고 물고기도 잡았다고 한다.1532년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일군의 정복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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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1.2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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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숨겨진 비경, Pastoruri와 Laguna 699월 27일-라미사 구시가지 관광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고 무조건 민박집을 나섰다. 전날 구입한 교통카드로 전용 버스를 타고 구시가지 중심 정류장에 내렸다. 남미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아르마스 광장을 갖고 있고 그 주변에 대성당과 국회의사당 또는 대통령궁이 있다고 한다. 리마시 구시가지에도 아르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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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1.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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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손꼽히는 해상보험 및 클레임 컨설턴트인 이석행 대표(Seamaster Insurance&Claim)가 지난해 약 한달여간 다녀온 남미 여행기를 보내주셨습니다. 이번호부터 페루 리마에서 시작해 파라카스, 쿠스코, 볼리비아, 칠레 등으로 이어지는 이석행 대표의 남미 여행기를 연재합니다.남미여행, 누구나 한번쯤 꿈꾸지만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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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8.01.1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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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望九망구파란만장의 2017년, 내 나이가 望九이었다. 90세를 바라본다하여 81세를 望九망구라 한다. 가파른 아홉 계단을 더 올라가려니 막막하다.눈은 아물거리고 귀는 먹먹하고 정신은 혼미하다. 거기에다, 허리는 꾸부정하고 걸음걸이는 휘뚝거릴 노추老醜의 내 모습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제아무리 절제하고 몸을 정갈하게 가꾼다한들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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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7.12.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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耕海 김종길십리를 같이 가자면 이 십리 길을 못 갈망정 그와 십리만이라도 기꺼이 동행할 수 있다면겉옷을 달라하면 속옷까지 벗어주지 못 할망정 그에게 겉옷만이라도 즐거이 입혀줄 수 있다면오른 뺨을 때리면 왼 뺨을 대어주지 못할망정 그에게 빙긋이 웃음을 보여줄 수 있다면그렇게 사는 것이 신앙인인데알면서도 그렇게 못하는 게 내가 속물이라서 일까내 잔이 넘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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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7.12.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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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엽서김문호소운 형,강원도 평창 땅 봉평에 왔습니다. 오대산에서 치악, 계룡, 칠갑으로 분기되는 차령산맥 초입의 흥정산록, 구르듯 흘러내린 물줄기가 가까스로 숨을 돌리는가 싶은 두메입니다. 소만도 훌쩍 넘긴 절후건만 산협 가득 아카시아 꽃이 한물입니다.가산(可山) 이효석의 문학관에 그의 생가를 이전 복원해 둔 마을입니다. 마을이래야 여남은 민가에 밭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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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17.12.05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