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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하던 중 문득 알았다. 친환경 수세미였다. 환경은 어느덧 일상이고 삶이었다. 그런 환경이 지구 온난화와 이상 기후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는 환경에 적응하고 맞춰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다.그래서 환경은 중요해졌고 먹고, 입고, 놀고, 쓰는 모든 것에 들어가는 환경 부담을 제로(Zero)로 만드는 ‘필(必) 환경’이 부각하고 있다. ‘반드시 필(必)’과 환경이 합쳐지다 보니 환경은 이젠 정말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가 돼버렸다.그러다 보니 물류 산업도 이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의 역할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4.02.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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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곳에 모여 있는 많은 산. 군산(群山)을 다녀왔다.군도의 섬들을 품고 있는 군산은 평화의 시기에는 무역항구로 번영했지만, 왜구가 쳐들어올 땐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 갈대밭만 무성하게 자랐던 군산항은 1899년 개항 이후 항구도시로, 물류 기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호남평야와 충청남도에서 생산한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내려고 외국인이 왕래하고 무역 활동을 할 수 있는 ‘개항장(開港場)’으로 지정했다. 말이 좋아 개항장이지 우리 민족의 오랜 친구인 질 좋은 쌀을 수탈해 간 ‘적출항(嫡出港)’이었다.군산항은 1979년 ‘군산임해공단’ 건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3.12.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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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스틱(Simple Stick), 메뉴의 간소화, 간편 송금...애플(Apple)의 경영전략과 백종원의 일관된 주장, 토스(toss)의 금융 서비스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많은 선택지에서 무작정 추가하는 것보다 “집중”과 “빼기”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몸소 실천했다.그 결과 애플은 시가총액 세계 1, 2위를 다투는 세상을 바꾼 브랜드가 되었고 백종원은 소비자 행동 심리학을 간파해 요식업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 토스 역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 중 하나로 핀테크 기업 최초로 1조 클럽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3.08.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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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은 한국과 일본인의 외모만 보고는 좀처럼 국적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얼굴을 보면 팔자가 보인다”라는 관상의 비밀처럼 은연중 같은 동양인인 일본인을 보면 이를 구별할 줄 아는 알 수 없는 DNA가 있다.이러한 일본과 우리나라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쌀. 그중에서도 자포니카(japonica) 쌀을 주식으로 하는 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둘째, 식량 자급률이 한국은 44.8%, 일본 38%로 양국 모두 50% 이하로 수입 끊기면 맨밥 먹을 나라들이다. 더군다나 곡물 자급률은 더욱 낮아 한국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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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23.05.0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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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 좋게 휴가차 다녀오진 못했다. 업무차 북마리아 제도 사이판을 다녀왔다. 1년 내내 평균 기온 27도를 유지해 세계에서 온도 변화가 가장 적은 지역으로 기네스북에 올라간 섬.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코로나 19시대에 우리와는 첫 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협약을 체결한 섬이다.그러다 보니 한국인이 사이판 전체 방문객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신혼부부부터 워크숍에 참석하는 직장인들까지 곳곳에‘물반 한국인반’이다. 이런 한국인 덕분에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가 사이판을‘최고의 회복 탄력성 여행지’로 선정했다.각자의 세월 속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3.01.1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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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훌쩍 클 때까지 변하지 않습니다", "견줄 수 없는 컨트롤을 당신 손안에", "새로운 생각을 가지면 새로운 길이 보입니다". "동그라미의 과학". 무슨 애기들일까?타이어! 타이어 광고 카피 모음집이다.타이어 발달의 역사적 족보를 쫓다 보면 인류 역사에 손꼽는 바퀴의 산물이다. 바퀴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다. 바퀴는 중석기 시대부터 시작하여 레오나르도 다빈치까지 연결돼 있다.초기 원판 모양의 나무 바퀴는 무거워서 빠른 속도를 낼 수 없었고 방향을 조정하기 어려웠다. 기원전 2000년경 바큇살이 있는 바퀴가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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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22.12.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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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보면 말콤(Malcom)이란 이름이 들어간 사람 중에 제법 유명한 사람들이 많다. 흑인 민권 운동가이자 급진적 흑인 민족주의 사상가 말콤 엑스(Malcolm X)와 아웃라이어(OUTLIERS),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로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행진곡으로 유명한 영화 ‘콰이강의 다리’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말콤 아놀드(Malcolm Arnold)가 있다.이외에도 결코 빠질 수 없는 이름이 컨테이너의 아버지이자 오늘날 물류 역사를 바꾼 말콤 맥린(M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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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22.08.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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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 캔 사러 아파트 상가에 있는 슈퍼마켓에 갔다. 평소 안면이 있는 아르바이트 아줌마가 계산 중에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물가가 많이 올라 걱정이에요”라며 한숨을 쉰다. “그러게요, 아이 성적이랑 남편들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아요”라는 필자의 말에 까르르 웃으며 나중에 잊지 말고 써먹어야겠단다.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다양한 형태의 인플레가 다가오고 있다. 저성장 속 고물가를 뜻하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은 시작됐고 경기 침체로 연계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도 슬그머니 다가올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2.05.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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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메주를 주성분으로 만들어진 장류 식품’, ‘파탄 난 인생’에 어울리는 말은 ‘막장’이다. 본래는 컴컴한 곳에서 석탄 가루 마셔가며 생사를 넘나드는 탄광의 마지막 장소를 일컫는다.막장은 ‘지옥’과 ‘죽음’을 연상하게 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광부에게는 두 개의 하늘이 있다. 막장 안의 검은 하늘과 막장 밖의 푸른 하늘. 그리고 그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광부의 아내에게는 ‘시름의 하늘’이 있었다. 최근 우리에게는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신청을 바라보며 역사를 비트는‘왜곡된 구름’이 덮이고 있다.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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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신문
2022.01.1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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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올해 극장가를 살리며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으로 등극한 ‘모가디슈’가 있다. 코뿔소 뿔처럼 뾰족 튀어나온 지역이라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소말리아’의 수도가 영화 제목이다.영화는 실제 내전 현장에 있었던 강신성 소말리아 대사가 쓴 소설 ‘탈출’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강 대사는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며 생사를 넘나드는 와중에 남다른 남북 간의 동포애도 느꼈다. ‘타잔’과 ‘부시맨’ 등 낭만과 순수로 포장됐던 아프리카의 두꺼운 화장을 벗기고 영화는 탈출과 생존이란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1.10.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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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네스코(UNESCO)가 일본에 엘로카드를 날렸다.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약속한 사항들의 준수 촉구였다. 강제동원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각 시설물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후속 조처를 하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일본은 서구 열강국과 기술교류를 통해서 비서구 국가 중 최초의 산업화 유산임을 강조하여 23개 시설을 유네스코로부터 등재 받았다. 이중 한인 강제동원의 주요 작업장은 조선소, 탄광, 제철소였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곳은 미쓰비시 중공업의 나가사키 조선소다. 일본이 건조한 세계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1.07.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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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RAMBO) 4,더 레이디(The Lady), 콰이강의 다리(The Bridge on the River Kwai)의 공통점은? 미얀마(Myanmar)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람보는 미얀마에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군부를 상대로 싸워 외국 봉사단원들의 구출 작전을 펼친다. 더 레이디는 미얀마의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삶을 프랑스의 뤽베송 감독이 만들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콰이강의 다리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버마 철도 건설을 주제로 하였다. 이 영화는 "문화, 역사, 미학적으로 중대한" 평가를 받아 미국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1.04.1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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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한 몇 가지 단상이 있다.첫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2001년 제작한 SF영화 ‘A.I.'다. 로봇 회사에서 피노키오를 모티브로 만든 가정형 아이 로봇이 사랑이란 인간의 감정을 찾아간다는 영화다. “인간은 그들과 가장 닮은 것을 창조해 냈고 스필버그 생애 최고의 걸작”이란 포스터를 보고 기대한 영화였는데 감상 후 살짝 배신당한 기분이 남았던 거로 기억된다.둘째, ‘구글 네스트 허브(Google Nest Hub)’다. 음성인식 서비스 기반 AI 스피커로 키보드, 리모컨, 모니터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1.02.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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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일본은 조선을 식량 기지로 발전시켜 자국 식량난을 타개하고 싶었다. 일본 내 유휴자본을 조선의 산미증식계획(産米增殖計劃)에 투입, 경제도 활성화하고 싶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시대였고 ‘조선미곡창고회사’는 그렇게 설립됐다. 국가 물류를 책임지는 국영기업체로 1930년 11월 15일 자본금 100만원, 주요 주주로는 조선은행·동양척식 주식회사가 출자했다.부대 사업으로 보관·위탁판매를 하였고 본점은 갑오개혁 때 조선 물가 조절과 환곡을 담당했던 ‘선혜청’이 있던 자리였다. 지금은 한때 ‘고양이 뿔 빼고
이기병칼럼
곽용신
2020.12.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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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면 ‘수미르’ 공원이 있다. 물 수(水)자와 용(龍)을 뜻하는 우리말 미르의 합성어다. 용이 노는 물가 공원을 상징하고 부산항 발전을 기원한단다. 수미르공원에서 2011년 8월 24일부터 우키시마호 폭침으로 비명횡사(非命橫死) 하신 분들의 명복을 비는 위령제 행사가 개최됐었다. 공원 바닷가 한쪽에는 우키시마호를 본 뜬 위령비가 있다. 높이 170㎝, 너비 160㎝의 석재 조형물이다. 한국인 징용자들을 태운 우키시마호는 별다른 이유 없이 폭침됐다. 한국인 524명, 일본군 25명 등 549명이 사망하고 많은 이들이 실종됐다.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0.09.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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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비긴어게인(Begin Again)’이다. 가수들이 ‘버스킹(Busking)’ 이라 불리는 길거리 공연을 한다. 얼마 전 속초에 정박된 여객선에서 무대가 펼쳐졌다. 선박이란 남다른 공간 속에서 접해 듣는 음악은 헛헛했던 빈 마음을 충만하게 채워준다. 한편으론 코로나 시대에 된서리를 맞아 기약 없이 멈춰있는 여객선이 측은하다.최근 지인들과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을 방문했다.여객 없는 터미널은 “앙꼬 없는 찐 방” 같다. “태평양과 오대양의 파도와 물결을 형상화”한 건물엔 빗물이 샌단다. 누수 시험과 수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0.08.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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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근무하는 처제가 있다. 출입국 공무원인데 코로나 이후 사람이 줄어들어 몸은 편해졌는데 맘은 불편하단다. 공항, ‘Airport’는 ‘하늘의 항구’란 뜻이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파일럿(Pilot)’이란 말도 ‘뱃길 안내원’이란 뜻에서 유래됐다. 그래서 &lsqu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0.05.2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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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가면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겠지만 2020년이 되면 한 가지 확실히 아는 게 있다. ‘인코텀즈(Incoterms)’ 개정이다. 인코텀즈란 ‘정형거래조건(trade term)’ 또는 ‘무역거래 조건’이라 불리며 ‘International Commercial Terms&rsq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0.04.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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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항공모함은 대부분 역대 대통령 이름으로 짖는데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니미츠(Nimitz)호다. 요즘 영화로도 만들어진 미드웨이(Midway)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체스터 월리엄 니미츠(Chester William Nimitz) 제독의 이름에서 따왔다.니미츠 제독은 리더십 경영에서 많이 언급되는 덕장형으로 ‘아메리칸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0.02.0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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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무기를 잘 다루기 위해 한쪽 가슴을 잘랐다는데서 유래된 말로 ‘지구의 허파’라고도 한다. 요즘은 세상의 모든 걸 판매하는(Everything Store) 기업을 뜻한다. 바로 아마존(Amazone)이다.소매ㆍ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아마존의 영향이 너무 커서 ‘아마존 당하다(To be Amazoned)’라
이기병칼럼
한국해운신문
2020.01.06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