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해운신문
- 승인 2022.11.16 19:55
완성차를 수송하는 자동차전용선의 수급상황이 악화되면서 신차를 컨테이너로 수송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 주목된다. 중국선사가 왕성한 수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차를 컨테이너선으로 운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고차의 경우는 컨테이너선으로 수송하는 경우가 많지만, 신차를 컨테이너에 넣어서 운송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그만큼 자동차선의 수급이 잘 안되고 있다는 반증인데, 자동차선 관계자들도 신차의 컨테이너선 운송이 “수송 수요에 대응하는 하나의 선택지이다”라는 입장과 “신차를 컨테이너로 운송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
중국의 최대 해운회사라고 할 수 있는 COSCO쉬핑(中國遠洋海運集團)은 컨테이너에 신차를 적재하여 수송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COSCO측은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급속한 성장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컨테이너에 의한 차량 운송은 중요한 해결 수단이 될 것이다”라는 견해를 보였다.
COSCO쉬핑은 항만작업자들과 협력하여 컨테이너에 신차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적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고객들의 고품질 운송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고차를 수출할 때는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신차를 운송하는데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긁히거나 찌그러지는 등의 파손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전용선은 완성차를 수송하기 위해 개발된 특수선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입체적인 주차장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차량은 라싱벨트로 고박이 되어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설계를 가지고 있다.
컨테이너로 신차를 운송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최근 물동량이 회복되고 무역 패턴이 변화되면서 자동차선 선복 부족이 계속되어 화주들의 수송수요를 제대로 맞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일본의 지난 9월 신차 수출물량은 전년동월 대비 85%나 급증한 37만대를 기록하여,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감산에 들어갔던 영향은 크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건설기계의 수송수요도 크게 늘고 있어서 중국발 물동량은 그야말로 엄청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물동량 증가가 급격한 반면에 자동차선 공급의 신장률은 매우 한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팬데믹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급락한 탓에 고령의 자동차선들은 해체에 들어감으로써 전체적인 선복량이 감소했다. 더구나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음에 따라 투자가 한동안 공백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신조선 공급은 2022년-2023년에 겨우 15척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선복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일부에서는 물량이 넘쳐서 선적을 못하는 사태도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국 화주들의 경우는 수출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스페이스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해운회사는 자국 자동차 메이커의 수송 수요에 맞추기 위해 컨테이너선 뿐만이 아니라 다목적선에도 완성차를 수송하고 있다고 한다.
COSCO쉬핑은 올해 여름, 제지원료용 펄프 수송에 투입했던 6만 2000dwt급 다목적선으로 상용차 1100대 이상을 남미로 수송한 바 있다.
컨테이너에 의한 신차 수송이 중국 이외의 국가로도 확산될 것인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자동차선업계 관계자들은 “컨테이너선 스페이스는 확보하기 쉬운지 모르겠지만 신차의 고품질 수송 수요에 맞추기는 곤란한 일이다”라며 신차의 컨테이너 수송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선 수급 압박이 크게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자 앙등에 따른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시장도 둔화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복수요를 좌우하는 자동차 판매 시장의 향방이 더욱 주목되고 있는 요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