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과거 반복 말아야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꾸준한 ‘영업이익’
“내년은 酷寒, 경쟁력 높이기에 최선을”
부가가치 높은 중량화물선에 주력 방침

우리나라 대표적인 벌크선사 팬오션이 법정관리 상태에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오는 11월 4일 인수 희망자들로부터 인수 의향서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입찰 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되면 연내에는 제3자 매각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과연 어떻게 M&A가 진행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자는 10월 29일 오전, 팬오션(주)의 관리인이자 최고사령탑인 김유식 부회장을 찾아갔다.

김유식 대표이사(부회장)는 ‘최고의 구조조정 전문가’, ‘기업 회생의 명수’라는 명성과는 좀 다른, 인자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이하여 먼저 차를 한잔 권했다. 기자는 우선 매각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와 향후 3자 매각의 일정과 전망 등에 대해서 물어봤다.

“매각이 지연된 것은 하반기에 시황이 개선되는 것을 봐가면서 하려고 일정을 조정한 측면도 있지만 국내 M&A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관심을 끌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부득이 일정을 재검토해야 했습니다. 여하튼 저희 회사도 이번 매각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어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매각 공고는 지난 10월 1일 했고, 오는 11월 4일에 인수 의향서를 접수를 하고 예비실사를 거쳐 정식 입찰은 12월 11일(목) 진행할 예정입니다. 12월말까지는 우선협상 대상자를 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유식 부회장은 해운시황이 좀체로 좋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팬오션의 M&A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었다. 최근 부정기선 운임지수인 BDI가 1000을 회복하고 단기간에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것은 주로 케이프사이즈 시황이 오른데 영향 받은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황이 확실하게 올랐다고는 할 수 없다고 김부회장은 말했다. 따라서 매각 절차 추진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팬오션(주)은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114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계속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서 이것이 3자 매각에 있어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준다는 분석도 있다. 기자는 이에 대한 생각을 김 부회장에게 물어보았다.

“물론 말씀 하신대로 M&A에 있어서 해당 회사가 영업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은 아주 기본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에는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난 이후에 법원의 신속한 결정과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협조 등에 힘입어서 올해 1월부터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채권단의 희생이 뒤따른 것도 사실입니다. 저희의 원래 사업계획에 따른 영업이익 목표는 1억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상반기에 벌써 1억 달러를 초과달성했고, 그 이후에 수정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금년도의 영업이익 목표를 상향조정 하게 되었습니다. 이달의 경우에도 영업이익은 계획했던 것보다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시황이 어려운데도 저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구조조정을 통한 코스트 절감, 즉 고정비용을 낮춘 것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 중에 가장 큰 것은 장기용선들을 모두 정리한 것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2006년에서 2008년까지의 활황기에 BDI 1만 1000이 넘던 시절에 10년, 20년 장기용선한 것들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과 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사업성이 나쁜 것은 과감하게 정리해 나갔습니다. 이런 것들이 영업이익을 내고 회사를 안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김부회장은 기업회생 전문가로 통한다. 대우자동차 등의 법정관리를 맡아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기업의 회생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팬오션의 경우도 김부회장이 관리인으로 부임한 이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경영안정화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 그만의 특별한 노하우나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관리인 역할을 잘 하는 비법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 특별히 비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겠습니까? 어려움을 겪은 회사들은 회사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바둑에서 ‘난마’에 놓이면 ‘정석’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정석경영’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석경영이라는 것은 올바른 판단도 해야 하는 것이지만 ‘숫자 경영’을 해야 됨을 의미합니다. 모든 경영 데이터는 숫자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숫자를 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심이 서면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회사를 살리는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숫자경영은 가장 기본이 되는 재무제표를 사실대로 정확히 만들어서 그에 따라 경영 판단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사정이 어려운 회사일 수록 재무제표의 표기가 정확치 않고 여러가지로 치장을 하게 됩니다. 경영상황을 정확히 분석하여 잘못된 부분은 정리해 나가야 합니다. 일본 교세라의 전 회장이신 이나모리 가즈오씨가 방만한 경영을 하던 일본항공(JAL)을 회생시키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는데, 그 분 말씀이 ‘大善은 非情이다’라고 했습니다. 즉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피를 흘릴 수 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이나모리 회장은 결국 거의 30%에 이르는 직원들을 구조조정을 했고 단시일 안에 회사를 살려놓았습니다. 그 분 이후에 사장이 되신 분이 하시는 말씀이 ‘망해 봐야 회사가 무엇이 중요한지를 가슴으로 알 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저희 직원들도 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확실하게 아는 것이 결국은 잘못된 것을 다시 반복하지 않는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 즉 정석 경영, 숫자경영이 부회장님의 경영방침이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제가 볼 때 숫자경영, 책임경영이 가장 밑받침이 되어야만 하고, 그 위에 임직원들의 사기를 어떻게 높여주느냐 하는데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실 어려운 기업일수록 사기가 너무 떨어져 있습니다. 저희도 2011년 이후에 계속하여 적자를 냈습니다. 적자를 계속 내다보니까 이솝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자포자기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위에 있는 열매를 따먹을 수가 없으니까 예이 저건 맛없는 신 열매야 하고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지난해 11월쯤에 ‘경영설명회’를 했습니다. 경영설명회에는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로 분석한 자료를 가지고 설명을 했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의 위치, 부실의 문제점,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등을 임직원들에게 설명을 하고 그들의 사기를 높이고 호응을 받고 한 것이 경영 개선의 가장 큰 요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것일 수 있습니다. 마치 세계를 일주한 마르코폴로가 계란을 세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행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또 다른 차원입니다.”

-부임하셔서 팬오션의 경영 내용을 속속들이 파악을 하셨으니까, 그동안의 팬오션이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환부는 어떤 것이었는지를 분석하셨을 텐데 그것을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제가 와서 봤을 때는 가장 큰 것이 아까 말씀드린 시황에 대한 잘못된 예측과 그로 인해 잘못된 투자를 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장기용선을 무리하게 잡는다든가, 조선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신조선 건조를 한 것 등이 가장 잘못된 부분입니다. 두 번째로는 코스트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것을 개선하지 못한 점입니다. 이것은 물론 팬오션의 문제라기 보다 ,STX그룹의 문제였기 때문에, 그룹을 통해 모든 것이 이뤄지다보니까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룹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팬오션의 경영자들이 정확한 판단과 소신을 갖고 했더라면 어느 정도는 극복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팬오션의 책임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얘기한대로 원가 구조상에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고 이 것을 직원들에게 자세히 설명하여 이해를 구하려 했습니다.”

-팬오션은 우수한 인력들을 보유한 세계적인 벌크선사였습니다. 이제 과거에 그 화려한 명성을 다시 회복시키자면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앞으로 팬오션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점은 우리에게 닥친 몇가지의 화두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하는데 달렸다고 봅니다. 우선은 앞으로 우리가 대형화와 전문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코스트를 어떻게 끊임없이 개선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고, 세 번째는 내년부터 연근해부터 환경규제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내년부터는 선박에도 배기 가스 규제가 들어가기 때문에, 앞으로의 환경규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가 큰 현안사항입니다. 연근해에서 시작된 환경 규제는 점차 원양으로 확대되고 더욱 엄격하게 적용이 되어 갈 것입니다. 다섯 번째로는 회사 내부적으로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고 교육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런 것들이 회사가 앞으로 나갈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벌크선의 경우도 전문화가 더욱 진전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곡물도 싣고 석탄도 싣고, 다른 벌크 화물도 싣는 선박이 아니라 화물 종류에 맞게 특화, 전문화된 선박이 속속 등장할 것이 예상됩니다. 그런데 대한 대비를 많은 연구를 통해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들에 떨어진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투자에 있어서도 결국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팬오션의 사업부문 중에 어떤 것을 살려나가고 앞으로 어떤 것을 축소 내지는 정리해 나가실 계획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부임해서 보니까 컨테이너사업 부문이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컨테이너사업부문은 팬오션이 시작을 한지 40여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27년, 28년 동안 흑자를 한번도 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의 경우도 컨테이너 사업부에서 5500만달러의 적자를 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선박을 사선 2척에 용선 1척만 두고 다 처분하고 노선도 한중, 한일 노선으로 한정하여 운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컨테이너 영업본부의 당초 사업계획에는 올해 마이너스 78만달러가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2월부터 컨테이너부분이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현재는 매달 70만-8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부임했을 때 컨테이너선들의 소석률이 30-40%였는데 지금은 소석률이 거의 95%^정도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벌크의 경우는 전문화에 어떻게 잘 대응을 하고 장기 COA를 어떻게 많이 확보해 나갈 것인가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선쪽을 어떻게 강화시켜 나가느냐 것이 우리 회사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특수선 분야라고 하면 탱커쪽을 생각하시는가요?

“탱커도 있겠지만, 프로젝트쪽, 해비리프트쪽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그 분야에도 세계적인 선사들이 있어서 결코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회사가 집중해야 될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벌크의 경우 경쟁자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해비리프트쪽에는 이미 시장에 진입을 해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반잠수식 운반선 사선 2척을 보유하고 있고 일반중량물 운반선은 4척을 운항하고 있습니다. 회생절차에 들어오기 전에는 전체선대가 10척에서 12척 정도였는데 용선들을 반선하면서 선대규모는 좀 줄어들어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특수선에 더욱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팬오션의 시황 분석은 정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현재 이 시점에서 부회장님이 보시기에 해운경기는 앞으로 어떻게 전망이 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많은 전문가들이 시황 예측을 내놓고 있는데, 드류리 리포트를 보면 내년에 BDI 1500, 플라토가 1400정도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선복량을 보면 계속 증가하고 있고, 화물량의 증가 속도보다도 선복량 증가 속도가 더 빠른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후년에 들어가면 점점 더 많은 선박이 쏟아져 나올 것 입니다. 물론 중고선을 처분하고 신조선을 한다면 괜찮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저희가 볼 때는 금년이 겨울이었다면 내년은 혹한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는 내년의 혹한에 대비하여 사업계획 짜 나갈 생각입니다. 물론 저는 시황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더욱 어려워지는 환경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시황전문가라고 해서 예측이 다 맞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가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얘기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가다가는 쪽박을 찬다'고 말입니다. 애널리스트의 분석은 참고만 하고 최종적인 결정은 자신이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해운시황의 봄은 언제 쯤 올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세요. 제 생각에는 당분간 봄은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겨울이라고 해도 겨울에 잘 대응한 회사는 봄이 오면 크게 점프를 할 수 있지만 대비 잘못한 회사는 결국은 봄이 오기도 전에 문을 닫게 될 것입니다. 저희는 대비를 잘 해서 봄이 올 때 한단계 뛰어오를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어려운 시기에 어떠한 대비를 하실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주세요.

“회사가 불황에 대비하는 것은 결국 경쟁력을 높이는 길 밖에는 없다고 봅니다. 시장에서 취사선택의 판가름은 경쟁력이 누가 높은가에 달려 있습니다. 경쟁력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코스트 경쟁력이고, 이 코스트 경쟁력을 높이려면 원가관리를 철저하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저희는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고객의 니즈에 재빨리 대응할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이 불황 대책의 요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고 누구나 다 말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봅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인데, 정부 당국이나 관계기관들에게 주문하고 싶으신 말씀은?

“저희 회사를 포함하여 한국의 모든 선사들이 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때 정부에서 신규투자에 대한 지원이 원활히 되도록 해주는 것이 우리의 희망사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현대화된 최신예 선박을 투입하는 것이 경영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새로운 선형, 즉, 코스트를 절감할 수 있는 에코타입 선박으로 전환해야지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여건에서는 국적선사들이 투자할 여력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금융도 지원하고 하는 것이 중요한 현안사항입니다. 사실 불황기에 투자를 하고 호황기에 돈을 벌어야 하는데, 우리는 불황기에는 여력이 없어 투자를 못하다가 호황기에 가서 투자를 하게 되기 때문에 불황이 다시 올 때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부산에 해운금융센터를 만들고 해운보증기금등을 만들어 해운업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차질없이 추진되어 실질적으로 해운산업에 대한 지원이 빨리 이뤄졌으면 하고 바랍니다.”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한번 해주십시오.

“저희가 금년 사업계획을 짤 때 굉장히 보수적으로 짰습니다. 처음에 제출됐던 사업계획안을 반려하고 굉장히 타이트하게 다시 짰습니다. 그렇게 보수적으로 짠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해도 안 되더라’ 하는 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성공을 해봐야 큰 성공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기에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과거를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려웠던 과거,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잊지말고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자세를 자세를 견지하라는 것입니다. 만약에 과거의 아픔을 잊어버리면 그 때 가서 다시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과거의 어려웠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현재 이 회사가 처해져 있는 상황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이해를 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앞서 JAL의 현회장이 하셨다는 '망해 보니 무엇이 중요한지 가슴으로 깨닫게 되더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큰 교훈입니다.”

-여하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벌크선사,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의 유수한 팬오션이 정말 이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예 저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걱정해 주시고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고 계십니다. 그 분들게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임직원들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지난해 부채비율이 2420%였는데 9월말 현재는 480%로 줄어들었습니다. 아마 연말에 가면 25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 국적선사 가운데는 가장 재무구조가 좋은 회사로 탈바꿈 될 것입니다. 그것을 밑받침으로 해서 탱커, LNG선을 포함한 특수선 쪽에 집중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회장님의 일생의 좌우명이나 살아가는데 있어서의 신조 같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직원들에게 말한 적이 있는데 당나라의 명승 임제선사의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신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항상 스타다, 내일에 대해서는 내가 주인공이다 하는 생각을 버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내가 맡은 일에 대해서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로 기분 나쁜 일입니다.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고, 내가 최고다, 내가 스타다 하는 생각을 잊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제가 여기서 하는 일은 주춧돌을 놓는 일입니다. 그 위에 어떤 집을 어떻게 짓는가 하는 것은 직원들의 몫입니다. 좋은 집을 짓도록 분발해 주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

- 끝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면 한마다만 해주세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우리 팬오션에 애정을 가지신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을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욱 팬오션에 애정을 가지고 지원해 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또한 우리 고객들에게도 믿음을 가지시고 계속 성원해주실 것을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 회사가 법정관리 후에 많은 고객들이 우리를 떠났습니다. 그 후 우리들은 노력을 통해 상당수의 고객들이 다시 돌아왔습니다만, 아직도 돌아오지 앟는 고객들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노력을 하여 빨리 신뢰도를 쌓는 것이 먼저이기에 더욱 분발할 것입니다.”

<팬오션 김유식 대표이사 약력>

△1950년 3월 출생 △1968년 배명고 졸업 △1973년 중앙대 행정학과 졸업 △1977년 기아자동차 입사 △2000년 기아자동차 이사(기획담당) △2002년 대우자동차 경영기획 실장(전무) △2003년 대우자동차 공동관리인(사장) △2013년 STX팬오션 관리인△ 2014년 현재 팬오션(주) 관리인/ 대표이사(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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