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리더십으로 해양환경관리체계 확립

해양공단으로 개편해 부가가치 창출해야”
“정부‧업계, 소통으로 해운위기 극복하자”

지난 2008년 6월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한국 해운항만물류업계를 발칵 뒤집어놨던 화물연대 총파업은 수십년간 곪아왔던 화물운송시장의 구조적 병폐가 터진 것으로 단기간내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을 뒤엎고 화물연대 총파업은 정확히 1주일만에 철회됐다.

화물연대 사태를 조기에 봉합한 이가 바로 한국해운신문 올해의 인물 수상자로 선정된 해양환경관리공단 곽인섭 이사장이다. 당시 국토해양부 물류정책관이었던 곽인섭 이사장은 화물연대 파업사태가 터지자마자 ‘현장에 답이 있다’는 평소의 소신을 가지고 곧바로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로 달려가 부산으로 향하는 화물차에 올랐다.

곽 이사장은 화물차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며 화물차 운전자들이 파업이라는 막다른 카드를 꺼내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귀 기울여 들었고 이해당사자들과 협상과 설득에 나서면서 문제를 직접 해결해 냈다.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을 가진 곽 이사장의 진가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현장을 중요시하는 곽 이사장의 스타일은 해양환경관리와 오염방제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해양환경관리공단에서도 가장 큰 빛을 발했다. 2008년 해양오염방제조합에서 공단으로 전환했으나 미쳐 자리를 잡지 못했던 해양환경관리공단 제2대 수장으로 취임한 곽인섭 이사장은 물류정책관 시절 직접 화물차를 탔던 그때처럼 현장직원들과 소통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의 아이디어를 찾아내 조직을 안정화시켰다.

곽인섭 이사장이 지휘 아래 해양환경관리공단은 올해 한국 해운계를 충격과 슬픔에 빠트렸던 세월호 참사와 여수 우이산호 사건 당시 신속하게 긴급대응조치 취해 완벽하게 오염 확산을 방지함으로써 해양환경관리공단이 한국 해양환경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조직임을 대내외에 다시 한번 보여줬다.

곽 이사장은 지난 4년간 해영환경관리공단이 환경관리와 보존 등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해양환경복원과 해양개발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해양공단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곽인섭 이사장을 만나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일해온 지난 4년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단 2대 이사장으로 일하신지 4년이 다돼 가는데…
=현장에서 직원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얻어 추진하다보니 벌써 4년여의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다보니 취임 당시 생각했던 일들을 대부분 이룰 수 있었다.

지난 4년을 뒤돌아보면 여수 우이산호 기름유출 사고와 세월호 사고시 긴급 대응으로 오염 확산을 방지해 공단 본연의 역할을 다했던 일과 일본 원전 사태 이후 방사능물질 감시센터를 설립해 연안수질 조사를 착수했던 일, 공단의 숙원사업이었던 해양조사선 3척을 건조해 동‧서‧남해에 배치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계약직 직원 34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조직 안정을 찾았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쉬움이 남는 일도 있으실 텐데?
=공단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해양공단으로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 이미 이 숙제를 풀기 위한 작업은 시작됐고 앞으로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추진해나가야 한다. 이제 공단은 연안침식 방지와 복원 사업, CO2 해저저장사업 등 해양개발‧이용‧보전 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해양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창출의 중추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해양환경관리 수준은 어떤가?
=아직도 초기 단계 수준이다. 앞으로 역간척 추진, 해양보호구역 확대, 전국 연안 퇴적물 준설 등 바다를 보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시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안의 숨구멍 역할을 하는 갯벌 복원문제는 매우 시급하다.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나라 갯벌의 20% 이상이 매립으로 사라졌다. 이미 선진국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는 매립된 갯벌을 복원하는 역간척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또한 바다쓰레기의 70%가 육상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국민들의 인식 개선과 협조를 얻기 위한 사업도 절실하다.

-공직시절 다양한 일을 하셨는데…
=1999년 6월에 국무총리실에서 해양수산부로 전입한 후 첫 작품이 OK 21(OceanKorea 21 ; 해양수산발전계획)이었다. 미국 해양대기청과 워싱턴대학교 연수경험(1995~1997)을 바탕으로 해양보호구역, Sea Grant제도 등 선진제도를 도입하고 해운물류, 항만, 수산 등 전 분야에 걸쳐 중장기 종합계획을 마련해 OK21을 수립했다. OK21은 이후 차근차근 시행되면서 오늘날 해양수산부의 기반이 됐다고 자부한다.

감사관 재직 시에는 일선 수협에 대한 엄정한 감사를 시행해 구조조정을 촉진했던 일과 해양조사원 원장 재직하면서 동해표기와 관련해 국제수로기구총회에서 일본의 주장인 단독표기를 보류시켰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해양수산부와 건설교통부가 통합된 국토해양부의 초대 물류정책관을 맞으면서 서글픔과 아픔도 많았다. 특히 2008년 6월 화물연대 파업 때 공직을 접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그러나 화물연대와 적극적인 소통과 협상으로 7일 만에 파업을 종결시켜 해양수산부 출신이지만 육상 물류문제를 조기에 해결했다는 자긍심을 가지게 됐다.

-해운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부의 한말씀 부탁드린다.
=장기 해운불황과 세월호 참사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꿋꿋하게 우리나라 경제동맥을 지켜나가는 해운업계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세계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소통과 신뢰를 기반으로 최선을 다 해야만 한다. 최근 톤세제 일몰연장과 해운보증기구 설립 등 주요 시책이 추진되고 있어 다행이나 정부의 출자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어려울 때 저축한다는 심정으로 해운업계가 출자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정부도 해운업계의 자구노력에 더해 자금운용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해운업계와 항만업계의 협력 또한 긴요한 시기다. 북극항로, 중국‧동남아시장 등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해서 과잉경쟁을 지양하고 적정 하역료를 유지해야하며 물류회사‧화주들과 함께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전략도 추진해야할 때다.

지난 4월 세월호 사고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연안여객선업계다.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뼈를 깎는 각오가 필요하다. 수익항로의 시장경쟁체계 도입을 통한 대형화, 현대화뿐만 아니라 국가보조항로 등 취약항로의 공영제 도입에 대해 업계는 이해득실(利害得失)을 떠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을 좋아한다.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금의 어려움이 지나고 나면 햇볕이 등 뒤를 비추는 오르막 경기가 다시 오리라 믿는다.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약력>

△1956. 8 출생 △1976 부산고등학교 졸업 △1983 부산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89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졸업(경제학 석사) △1981 행정고시 합격(제25회) △1983 경제기획원 예산실 행정사무관 △1993 국무총리실 행정쇄신위원회 서기관 △1999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과장 △2001 해양수산부 총무과장 △2003 감사관 △2005 국립해양조사원장, 해양수산부 재정기획관 △2007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008 국토해양부 물류정책관 △2009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사무차장 △2010 국토해양부 물류항만실장 △2011. 3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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