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개도국간 갈등해소가 당면 과제
“경쟁심한 한국 경험 IMO에 접목할 터”
“IMO 국제적 위상 제고에 노력하겠다”

관운이 아주 좋다고 소문난 임기택 IMO 사무총장 당선자는 사실은 대단한 노력파이다. 은인자중하면서도 내적으로 실력을 쌓아 오늘날 바다대통령이라고 불리는 IMO사무총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이러한 모습이 ‘새가 울기를 기다린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과 닮았다 하여 일부에서는 임 당선자의 별명으로 그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실력을 갖췄으면서도 겸손하고, 그러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탄탄한 리더십을 보이는 그의 캐릭터가 국가적인 경사의 주인공으로 자신을 올려놓았다. 신의(信義)를 강조하는 그가 창사 26주년을 맞은 한국해운신문 인터뷰에 응해, 앞으로 풀어가야 과제와 관련업계에 주문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자가 임기택 IMO(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 당선자를 찾아간 9월 14일 월요일, 임 사무총장은 그야말로 눈코 뜰 사이 없이 바빴다. 해운빌딩 10층에 임시로 마련된 IMO 사무총장 당선자 사무실에는 인터뷰를 하러 간 기자 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임 당선자를 만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고, 인터뷰 중간 중간에도 비서로부터 임 당선자에게 쪽지가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인터뷰가 진행되자 임 사무총장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고, 특히 과거 영국에서의 생활을 묻자 약간 설레는 듯, 과거의 좋은 기억들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팔레(Farleigh)라는 골프장이 있어요. 낙조가 지기 직전에 훤해지는 오후 느낌이 너무 좋았죠. 갈대밭도 있고 나무들도 우거지고, 그리고 구릉이 죽 펼쳐지면서 그 풍경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러면 아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인생의 의미 같은 것을 곱씹게 되는, 그런 추억이 어린 곳이죠. 특히 그 골프장이 있는 세스톤 팍은 가을 단풍이 기가 막혀요. 수령 500년이 넘는 나무들이 곱게 물들면, 그 경치는 세상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임 사무총장은 벌써 마음이 영국에 가 있는 듯 했다. 그는 1998년부터 3년간 IMO 담당관으로, 2006년부터 3년간은 해양관으로 6년을 영국 런던에 근무한 바 있고, IMO 회의 참석 등으로 수도 없이 런던을 찾았었다. 그는 과거에 세스톤 팍 근처의 골프장 3곳을 순회하며 54홀을 하루에 돌던 때가 있었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임기택 사무총장은 골프를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공무원에 대한 골프장 출입 규제와 바쁜 공무 때문에, 그리고 더구나 사무총장 후보로 나서서 선거운동을 하느라고 골프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영국에서의 과거 경험이 더욱 간절한 형태로 회상이 됐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자는 인터뷰 초반부터 골프장 얘기를 하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골프 얘기를 꺼낸 이유를 곧바로 알 수가 있었다.

“이제는 골프를 일로써, 외교의 일환으로 해야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IMO에도 대사들의 모임이 있는데, 그 대사들과 친선 골프대회를 월별로 개최할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5월은 독일의 달로 지정해 IMO와 독일대사관이 골프모임을 공동으로 개최하고 6월은 영국의 달, 7월은 한국의 달,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을 짜가지고 매달 골프대회를 하는 것입니다. 골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적인 운동인데다,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데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이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임 사무총장은 IMO 안에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갈등이 심각한 양상이라고 당선 환영회 자리나, 세미나 등에서 여러 번 언급한 바가 있다. 요는 이러한 양자 간의 갈등 해소가 최우선 과제로 등장하게 됐는데, 올해 11월부터 사실상 사무총장의 직무를 수행하게 되면 이 문제 해결에 먼저 발 벗고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한 전초작업이 바로 회원들 간에 운동을 통한 화합을 이루는 것이고, 거기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 바로 골프라는 것이다.

임기택 사무총장의 설명에 의하면, IMO 총회 때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은 회의 중간 중간에 있는 브레이크 타임 때라고 한다. 유럽의 선진국들은 그들끼리, 아시아는 아시아끼리(일본 빼고), 남미 국가는 남미 국가끼리 하는 식으로 자기들끼리만 어울려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마치 물과 기름 같이 화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의를 할 때도 바로 옆에 앉아서 얼굴이 빨개지면서까지 선진국과 개도국이 입씨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는 CO2 규제 문제에 대해 선진국과 개도국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서로의 이해를 조정하기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신조선에 대해 2030년까지 CO2를 30%로 줄인다는 방침은 확정이 됐지만, 이를 기존선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은 상황이다. 임 총장은 “개도국에서는 기존선의 CO2 배출에 대한 조사 자체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서 그 간극을 메우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간의 간극과 갈등을 어떻게든 조정하고 봉합해야 하는 것이 새 사무총장의 당면과제라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포츠를 통한 모임이나 사교 모임을 자주 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실 임기택 총장은 이러한 선진국-개도국간의 갈등, 혹은 東西간의 갈등을 잘 봉합해 화합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고, 따라서 사무총장이 돼서도 이를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는 IMO 파견근무한지 2년 만인 2000년에 IMO해무관단 의장에 당선됐고, 그 이후 2001년 6월에는 IMO 기국준수 전문위원회(FSI) 의장에 당선돼 동서 갈등, 선진국-개도국 갈등 문제를 잘 풀어나간 명사회자(회의 진행자)로 이름을 날린 바 있다. FSI의장에 취임해 첫 회의에서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심각한 대립 양상을 뒤집어 조화롭게 잘 마무리함으로써 160개국 회원국 대표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던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이번에 임 사무총장이 당선된 것도 이러한 과거의 행적들이 분명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번에 제가 당선된 것도 좀 그런 측면이 있는데, 2001년 당시 FSI의장에 당선될 때도 묘한 뭔가가 있었습니다. 사실 원래는 스웨덴의 해사국장이 FSI 의장에 내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도국 회원들이 선진국인 스웨덴에서 의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극렬히 반대하고 대신에 저를 의장 후보로 추천했던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제가 IMO해무관단 의장을 했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FSI는 IMO 주요한 6개 협약을 회원국들이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회의이기 때문에, IMO 전문위원회 가운데서도 회원국 간에 가장 치열한 싸움을 하는 회의입니다. 그 첫 회의에서 기립박수를 받았고, 제가 의장을 하면서 동서 갈등은 차츰 줄어들어서 종당에는 회원국 간에 심각한 싸움을 하는 모습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임기택 사무총장의 이러한 화합의 리더십은 새로 사무총장으로 부임해서도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국제회의에서 사회를 잘 보고,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자신을 지지하도록 만드는 임기택 당선자의 능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능력 중에 하나는 그의 뛰어난 영어구사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도 각고의 노력으로 오늘날에 이른 것임에 틀림이 없다. 영어를 어떻게 잘할 수 있었는지를 물어봤다.

“원래 중학교 때부터 영어를 참 좋아 했습니다. 영어에 왕도는 없습니다. 영자신문을 보고 영어 방송도 시청하고 꾸준히 노력해야만 합니다. 저는 1990년부터 BBC에서 발행하는 월간잡지를 꾸준히 본 것이 상당한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BBC나 CNN을 인터넷으로 보고, 헤럴드 트리뷴과 이코노미스트를 구독해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영어로 사회를 잘 보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은, 스웨덴의 세계해사대학에 다닐 때 반장에 뽑혔던 일입니다. 반장은 반을 대표해 영어로 스피치를 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미리미리 연습을 해서 대처해 나갔습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사를 영어로 표현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거든요.”

단순히 영어 구사력만 좋다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자신을 지지하도록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그의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은 결국 겸손한 성품을 가지고 남들과 소통을 잘하고 상대에 대한 신의를 잘 지켜 나가는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의 성품 속에는 동양인들이 미덕으로 삼는 그 ‘덕’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사무총장 선거에서도 대학 동창들은 물론이요, 해운업계 전체가 내일처럼 생각하고 후원에 나섰던 것만 봐도 그의 성품을 그대로 알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임 사무총장 당선자는 자신이 가난한 집에 태어났기에, 그리고 경쟁이 심한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기에 그러한 능력이 길러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친 삶들을 살고 있지 않습니까? 거친 환경에서 생존해야 했고, 그러한 경험들을 IMO에 접목을 하면 세계무대에 IMO를 훨씬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공무원이 됐습니다. 선박직이라고 냉대를 받으면서도 정말 각고의 노력으로 생존해 나갔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려고 몸부림치다 보니까 내가 강해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와서 생각하면 우리 대한민국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강하게 훈련 받은 것들을 절반만 써도 IMO를 좀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 동서 간에 화합을 이끄는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언제나 심한 갈등 속에서 싸움을 하다가도 조정으로 넘어가는 일이 많았고, 그런 사회에서 훈련받고 교육받은 것이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임기택 사무총장은 오는 11월 26일 IMO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취임식을 갖고 사실상 업무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그에게 향후 당면과제와 앞으로 활동 등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년에는 회원국 감사제도가 도입돼 회원국들에 대해 강제 감사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를 잘 이행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고, 두 번째로는 극지 항해에 대한 기본 규정을 만드는 것이 또한 시급합니다. 북극해 통항선박에 대한 기준, 오염물 처리나 사고시 방제체제 등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e-네비게이션, 전자항법제도 도입 문제입니다. IT를 이용해 규칙이 통째로 바뀌는 것이니까, 이에 대한 시책도 당장에 챙겨야 할 일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IMO의 향후 과제는 첫째로 앞에서도 언급했던 선진국-개도국 간의 갈등을 어떻게 화합시켜 나가느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IMO의 국제적인 위상을 좀 더 올려놓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저는 언론과 많은 소통을 하는 사무총장이 됐으면 하고, 앞으로 IMO에 내에 장관회의를 만들어서 IMO의 실무적인 부분보다도 정책적인 부분을 좀 더 강화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임기택 차기 IMO 사무총장과는 1시간 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나 너무나 바쁜 일정 때문에 중간중간 전화를 받거나 비서의 보고를 받느라 인터뷰가 끊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후 진행된 인터뷰의 주요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해 봤다.

▲ 임기택 차기 IMO 사무총장과 본지 이철원 편집국장이 대담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치열했던 사무총장 선거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고, 사무총장 당선에 있어서 결정적인 승인은 어디에 있었다고 보십니까?

“선거초기 유엔 국제기구 수장은 관례상 대륙별 안배라는 보이지 않는 원칙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현직 사무총장이 아시아권 인사인데 차기 사무총장직에 우리나라 후보가 출마한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아시권에서 두 명의 후보가 입후보함으로써 아시아권 지역의 득표할동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해수부와 외교부의 전면적인 협업체계가 가동되고 양 부처의 장ㆍ차관이 직접 전면에 나서서, 이사국 정부, 주한 공관 등을 상대로 다각적ㆍ입체적 지지 교섭활동을 수행하면서 저에 대한 지지기반이 확대되고 강화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표를 많이 받은 남미권 이사국에 대해서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남미 순방 시 정상회담을 통해 지지를 요청하시면서 판세의 양상이 뒤바뀌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 IMO 사무총장으로 내년부터 직무를 수행하시게 되는데, 앞으로 어떤 것에 역점을 두고 IMO 조직을 이끌고 가실 생각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앞으로 IMO는 먼저 새로운 기준의 수립보다 현재 IMO의 기준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IMO의 최우선 과제임을 인식하고, 주요 협약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협약의 실효성 분석 및 평가를 실시하고, 회원국 감사 제도를 통해 각 회원국의 이행도를 개선하는 등 모든 회원국이 IMO 기준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IMO 사무국의 업무 효율성 제고를 통한 모든 회원국의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국제사회에서의 IMO 역할 및 업무에 대한 대외 홍보를 강화해 IMO 기준의 성실한 이행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겠습니다.”

- 우리나라가 향후 IMO를 포함한 국제해사 외교 무대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국제 해사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국제해사기구뿐만 아니라 영토분쟁을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나 동해 표기 문제를 다루는 국제수로기구, 그리고 세계노동기구, 국제식량농업기구 등에도 많은 국내 젊은 인재들이 국제공무원으로 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제기구에 진출하려면 회원국 멤버들의 활동을 심층 분석하고, 국제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하며 국제기구회의 의제를 선점하고 관련 의제문서도 활발히 제출하는 등 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또한 국제 해사분야에 외교적 우군을 든든히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적, 재정적 기여도를 높이고, 국제기구와 우리나라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상호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해 발생한 안타까운 세월호 사고로 인해 우리 정부는 해사안전과 관련된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 해운불황 속에서 매우 힘든 경영을 하고 있는 외항선사들은 이러한 규제 강화로 더욱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방법은?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해운산업도 최소한의 안전확보와 비용절감들을 통한 이익창출의 밸런스를 찾는 것이 해운기업들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안전에 투자돼야 하는 비용을 절감해 이윤을 남겨야 하는 왜곡된 산업 구조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는 세월호, 오룡호 사고 등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선박안전 확보를 위한 충분한 투자를 하는 선진국형 구조로 바뀔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의식전환 등을 통한 선사들의 자구책과 함께 정부에서도 국제 수준의 해운산업 선진화를 위한 지원정책들이 추진돼야만 합니다.”

- 외항해운업체(국적선사)들 가운데 드라이벌크선사들과 대형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이 사상 최대의 경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선사들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하신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현재 우리나라 외항해운업체가 겪고 있는 경영위기의 어려움이 마치 우리 해운산업 전체의 경영실패에 따른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세계경제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지면서 경영환경이 너무 나빠져 세계 해운경기가 어려워진 현상인 만큼, 우리 해운업체들은 너무 의기소침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기컨테이너선사들 특히 현대상선과 한진해운과 같이 월드와이드 정기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사들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수출 위주의 우리나라 산업구조에서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감안해 시장경제 논리에만 맡겨 놓지 말고, 정부가 일정부분 개입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관심을 보임으로써 경영상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운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인 동시에 확장 가능한 서비스산업이라는 인식을 정부가 가져줘야 합니다. 한마디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에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절실한 때입니다.”

- 특별히 해운업계나 조선업계 혹은 무역업계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해운업계에 바라는 것은 투철한 기업가 정신과 불굴의 도전정신을 발휘해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조선업계에 대해서는 IMO 활동에 세계 1위의 우리나라 조선업이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 줄 것을 요청 드리고 싶습니다."

 "조선업계는 아직도 IMO가 룰을 만들면 거기에 맞춰 배를 잘 만들면 된다는 식의 수동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래가지고는 세계 1위의 조선국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원천기술을 개발하여, 이것으로써 IMO의 규정을 만들어나가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우리 조선회사들이 담당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위한 R&D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우리 조선소들이 후발 주자들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기술 수준을 높여야 하고 그런 상태에서 IMO와 공조하여 세계 1위의 조선업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조선기자재업체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원천기술을 개발하여 조선소들과 동반성장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의 무역과 해운, 조선업이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공조체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류의 트렌드를 잘 읽어야만 하는데, 예를 들어 유라시아의 물류나 북극해항로의 개통, 파나마운하 확장 같은 물류의 변화 상황에 대해 해운, 조선, 무역업계가 협력을 증진하고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것이 산업 간에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자, 우리나라 경제를 한층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임기택 IMO 차기 사무총장 약력 >

△1956. 1 경남 마산 출생 △1973 마산고등학교 △1977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29기) △1985. 1~1986. 7 인천해운항만청 해무과 △1986. 7~1989. 12 해운항만청 선원선박국 △1989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1989. 12~1991. 12 스웨덴 세계해사대학(교육훈련 파견) △1992. 2~1994. 11 해운항만청 선원선박국, 선박국 △1994. 11~1995. 4 국무총리실 중앙안전통제단 △1995. 4~1996. 10 해양수산부 해운선박국 △1996. 10~1998. 8 안전관리관실 해양안전과장, 안전계획담당관 △1998. 8~2001. 9 국제해사기구(IMO) 파견, IMO FSI의장 △2001. 9~2002. 1 해양수산부 해사기술담당관 △2002. 1~2003. 3 해운정책과장(부이사관) △2003. 3~2005. 1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 △2005. 1~2006. 2 홍보관리관(이사관) △2006. 2~2006. 8 안전관리관(국장급) △2006. 8~2009. 8 주영대사관 참사관 △2009. 8~2011. 3 국토해양부 해사안전정책관 △2011. 3~ 중앙해양심판원장 △2012. 7~2015. 7 부산항망공사 사장 △2015. 11. 26 IMO 사무총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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