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

물류업계 위기상황에서도 안정적 성장지속
부산신항 물류센터 투자로 종합물류기업 도약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잔뜩 웅크리며 시황 회복을 기다리는 방어적 방법과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공격적인 방법이다. 공격적 방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반이 필요하다.

LCL 콘솔부문에서 업계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페어콘라인은 물류업계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으며, 부산신항 배후단지에 대규모 물류센터 건설에 나서며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고 있다.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2015 올해의 인물’ 복합운송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페어콘라인 김상열 사장은 해외 네트워크 구축, 고객 만족, 신규 서비스 개설 등 페어콘라인의 성장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최근 착공한 부산신항 웅동배후단지의 ‘페어허브물류센터’ 조성을 통해 페어콘라인이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로 20살이 된 페어콘라인은 LCL 콘솔을 넘어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페어콘라인의 비상이 가능했던 것은 고객에게 감동을 안겨준 직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하모니를 이끌어낸 지휘자 김상열 사장이 없었다면 이뤄내기 어려운 성과이다.

‘페어허브물류센터’ 착공을 앞두고 정신없이 바쁜 김상열 사장을 만나 페어콘라인의 지난 20년 성과와 미래상을 들어봤다.


- 페어콘라인이 창립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소감과 지난 20년간의 성과에 대해 소개 바랍니다.
= 페어콘라인이 국제물류기업으로 20년 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들의 힘이 가장 컸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회사성장을 위해 헌신해온 전, 현직 임직원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콘솔 분야에 진출한 것은 10년째입니다. LCL 콘솔업계에서 중요한 것은 해외 네트워크 구축입니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영업력을 강화한 결과로 뛰어난 해외 콘솔사들과 신뢰관계를 맺었고, 이 점이 안정적인 성장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해외 콘솔사들과 신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량 강화도 중요합니다. 신뢰관계라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비즈니스 관계입니다. 상생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면 네트워크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신규 서비스 개설 등 처리물량을 늘리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온 것이 성장의 자극이 됐습니다.

현재 월 6만cbm 가량의 LCL 물량을 처리하고 있으며, 세계 200여 콘솔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수출서비스는 54개국 102개항, 수입서비스는 26개국 50개항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 20년 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과 전략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앞서 말씀 드렸듯이, 관건은 영업입니다. 한 번 잡은 고객은 놓치지 않는다는 각오로 영업사원에 대한 교육과 지원 등 영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영업력 강화가 고객과 신뢰 구축으로 이어졌고, 견실한 성장을 가져오는 기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속적인 업무 시스템 개발과 강화로 내부적으로는 효율성 높은 업무 환경 제공과 고객사의 요구에 부응하는 편안한 서비스 환경 구축에 노력해 왔습니다.

페어콘라인이 타업체와 다른 점은 매년 정기 공채를 통해 잉여인력을 확보해 놓는다는 것입니다. 직원들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결원이 생겼을 경우 바로 직원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안정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실 다지기가 꾸준한 성장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 올해도 물류업계에게 힘든 한해였습니다. 올 한해 페어콘라인의 활동을 평가하신다면?
= 지난해 경영목표를 설정하면서 올해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힘든 한해였습니다.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기부진, 중국 경제성장 둔화,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업계의 비상, 유럽 경제 악화 등으로 LCL 시장은 물론, 물류업계가 전반적으로 답보한 한해였습니다.

수출 물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그 공백을 수입 물량에 잘 메워주고 있습니다. 시황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올해 수입물량 증대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다행스럽게도 그 전략이 잘 먹혀들었습니다. 7대3 정도의 비중에서 6대4 수준으로 인바운드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내년에도 인바운드 비중확대라는 전략기조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몸집 키우기 전략에서 수익성을 강화하는 질적 성장에 집중한 점도 있지만, LCL 운임이 더 이상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까지 내려가 큰 변동 없이 바닥권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보니, 물량부분은 저조했지만 수익성 부분은 개선된 한해였다고 평가합니다.

- 내년 시장 상황에 대해 전망하신다면?
= 아마도 올해보다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측불허의 글로벌 경제상황과 바닥권 운임, 물동량 증가세 둔화도 문제이지만, 선사의 FCL 운임과 항공화물 운임에 따라 LCL 물량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입니다. LCL이 가지는 장점과 경쟁력이 희석되고 있는 것입니다.

운임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습니다. 해상컨테이너 운임이 바닥 수준이라는 점에서 내년에는 다소 상승할 전망이지만, 그에 비례해 LCL 운임이 높아질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결국 올해와 같은 바닥권 운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 버티기 힘든 업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 이달 중으로 부산신항 웅동배후단지에 물류센터 착공에 들어갑니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 부산 신항 시대를 맞아 물류거점이 필요했고, 과감한 투자를 결심했습니다.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3만3728㎡ 규모의 ‘페어허브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안정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등으로 뺏기고 있는 LCL물량 상당수를 부산항에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물류센터 건립은 사업다각화라는 측면도 있지만, 콘솔 서비스를 더욱 잘 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해외 선진 콘솔사들이 자체 물류센터를 갖추고 다양하고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글로벌 업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아야 합니다.

물류창고업은 ‘페어허브물류’를 통해 처음 시작하지만, 이를 초석으로 삼아 창고업도 점차 확대해 일류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 직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점은 없습니다. 직원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기보다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사소한 부문에서도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전화응대 멘트 개선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어느 날인가 TV를 보는데, 전화멘트 하나로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는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나오더군요. 거기서 착안해 우리도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전화멘트를 만들었습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페어콘라인입니다”가 그것입니다. 처음에는 직원도, 고객도 사랑한다는 말을 어색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고, 회사 이미지 개선에도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실천 하나가 큰 변화를 가져온 것입니다.

- 물류업계 대표인으로서, 업계 발전을 위해 한 말씀 하신다면?
= 성장을 위해서는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현재 물류업계는 지나친 경쟁으로 제살을 깎아먹고 있습니다. 서비스 개선보다는 물량확보 경쟁에 치중하다보니,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제값 받는 영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누구 하나 감히 나서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서비스 개발로 시장을 확대하고 수익 개선에 힘써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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