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선장 출신, 컨터미널 운영전문가

지난 6월 인천항 최초의 자동화컨테이너터미널인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공식 개장했다.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기항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SNCT는 인천항만업계는 물론 국내 해운항만업계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었지만 개장을 앞두고 인력재배치 문제, 기존 부두문제, 부분개장 문제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겹치면서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겠냐는 우려들이 나왔었다.

그러나 SNCT가 개장한지 7개월이 지난 지금 우려들은 말끔히 해소됐다. 월간 컨테이너 처리량이 5만teu를 돌파할 정도로 생산성이 올라오자 ‘신생터미널 맞냐’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SNCT가 이처럼 신생터미널임에도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여년간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경험을 갖고 있는 SNCT 이도희 대표의 노하우가 큰 몫을 했다.

국내 손꼽히는 컨테이너 터미널 전문가인 이도희 대표는 해양대학교 항해과 32기 출신으로 졸업후 12년간 컨테이너선에서 승선근무하면서 선장까지 지냈고 하선후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 우암컨테이너터미널, 부신신항 2-3단계 터미널회사인 BNCT, BNCT 운영사인 아이앤케이신항만 등 국내 굴지의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일 해왔다.

컨테이너선에서 터미널까지 컨테이너와 관련된 경력만 햇수로 35년이다. 35년간 컨테이너선과 터미널에서 쌓아왔던 노하우들이 SNCT에 그대로 전수되면서 SNCT는 부산지역 터미널운영사와 비교해 생선성이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도희 대표는 인천신항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인천신항 1-1단계 B터미널인 SNCT가 첫 단추를 잘 뀄고 내년에 A터미널인 한진터미널이 가동을 시작하면 인천신항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서 인천신항에 부족한 배후물류단지와 LCL보세창고, 철송장, 변전소 등 항만인프라가 조속히 갖추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인천항만공사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5 올해의 인물 항만산업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SNCT 이도희 대표를 만나 SNCT의 조기 안정화 비결과 향후 인천신항의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SNCT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습니까?
=아시아 최초 수직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인 부산신항 BNCT의 운영회사인 INKC 운영본부장으로 일하다가 인천항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수평자동화터미널인 SNCT의 매력에 이끌려 올해 1월 1일부로 SNCT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동안 기획단에서 SNCT 개장을 차질없이 준비해 6월 1일부로 인천신항 B터미널을 무사히 개장하게 됐습니다.

개장이후 지금까지 약 400여척의 컨테이너선을 처리했고 올해 약 30만teu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미 월간 처리 물량이 5만teu를 넘어서는 등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 내년 처리 목표인 60만teu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생터미널임에도 조기에 안정화된 비결은 무엇입니까?
=SNCT가 인천항 최초로 도입된 자동화 터미널이기는 하지만 선광은 이미 인천남항에서 SICT를 운영하면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 노하우를 쌓아왔고 우수한 인적자원을 수평이동 시킴으로써 원활히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직원과 회사간의 상호 신뢰가 조기에 터미널을 안정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됩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본투자에 따른 원가부담을 조기에 극복하고자 하는 직원과 경영진, 주주사간의 협업관계가 큰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도 노사간 신뢰를 기반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년에 한진터미널이 개장하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십니까?
=내년 3월에 인천신항A터미널인 한진신컨테이너터미널이 개장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저는 한진터미널과 경쟁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한진터미널 개장으로 시너지효과가 커져 인천신항이 더욱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SNCT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미 부산신항에서도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부산신항 개장 초기 PNC가 단독으로 운영될 때 상당히 고전했지만 이후에 한진해운신항만(HJNC)과 현대부산신항만(HPNT)이 잇따라 개장되면서 시너지효과가 배가돼 부산신항이 활성화되는 역할을 했습니다.

-원양 컨테이너 터미널로서 인천신항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십니까?
=부산항은 태평양항로 간선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미주나 유럽행 대형 컨테이너선의 환적화물을 주로 처리해 왔고 인천항은 중국 천진항처럼 수도권 배후항만으로서 주로 로컬 수출입화물을 처리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천항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했습니다. 컨테이너선 대형화 추세에 맞물려 천진, 청도, 대련 등 북중국항만 개발이 마무리돼 가고 있고 국내 제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출입물류비 절감을 위해서 인천항에도 1만teu급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기항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인천신항 개발이 추진됐으므로 향후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인천신항이 활성화되려면 결국 북미항로를 비롯한 원양선사들을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동안 인천항 수도권 배후항만으로서 주로 중국과 동남아 항로가 개설돼 로컬화물을 처리해왔습니다. 그러나 인천신항 개발로 대형 원양선박이 기항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됐기 때문에 원양항로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기존 터미널과 역할분담을 하는 것이 인천항 전체에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SNCT는 기존 인천항 컨테이너부두와는 달리 무인자동화시스템이 도입돼 24시간 신속한 반출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수한 내부인력을 바탕으로 선사, 화주, 운송사 등 이용고객의 편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항만을 운영하고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 미주나 유럽 등 원양 컨테이너 선대를 유치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천신항에 가장 시급하게 갖춰야할 것이 있다면?
=인천 남측에 매립을 통해 조성된 인천신항 주변에는 배후물류단지, LCL보세창고, 철송장, 154KVA 변전소 등 항만 인프라가 미비된 상태입니다. 막대한 국가예산과 민간자본이 투자된 인천신항이 주어진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고 국가물류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인천항만공사가 인프라의 확충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부산신항의 사례에서 보듯이 항만 활성화를 위해서는 배후단지의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배후단지는 항만 물동량 창출의 기초가 되는 시설로 인천신항의 물동량 확대를 통한 항로 다변화를 위해서는 배후부지의 조기 개발이 절실합니다.

<SNCT 이도희 대표이사 약력>

△1957. 4 출생 △1976 청주고등학교 졸업 △1980 한국해양대학교 항해과 32기 졸업 △1980 고려해운 승선근무 △1985 현대상선 승선근무(1등항해사, 선장) △1991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 플래너 △1995 우암터미날(UTC) 운영담당 상무이사 △2008 부경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2010 BNCT 운영기획단 운영본부장 △2014 아이앤케이신항만 운영본부장 △2015. 1 SNCT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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