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경기평택항만공사 전략기획팀장

▲ 김정훈 팀장
지난해 12월 20일 한·중 자유무역협상 발효로 양국의 새로운 교류협력, 자유무역시대가 열렸다. 한·중 FTA시대 서해항만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있다. 한·중 FTA, 한·베트남 FTA 등 메가 FTA 시대를 맞아 어떤 대응 전략을 마련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가? 특화된 항만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 차별적 서비스 및 컨텐츠를 통해 우위 확보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PIC(Pyeongtaekport of Industry and Commerce) 융복합이라는 신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에 앞서 선행돼야 할 점이 있다. 기존 낡은 접근 방식, 규제에서 과감히 벗어나려 하는 진취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

갈라파고스화, 갈라파고스 증후군(Galapagos syndrome)을 탈(脫)해야 한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일본기업의 기술과 서비스(대표적 기술로 휴대전화와 지상파 디지털 등)가 일본 시장에만 주력·고집한 결과 세계 시장에서 고립화된 현상을 일컬을 때 흔히 쓴다. 남아메리카로부터 1,000km 떨어진 섬인 남태평양의 갈라파고스 제도가 세상과 단절돼 고유한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을 빗대어 사용한다. 아무리 최고의 기술을 가졌다 해도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외부와 단절, 고립돼 있다면 세계 시장에서 퇴출·외면받는 기업이 되고 만다. 일본의 소니와 샤프 등 세계적 기업으로 명성을 떨쳤던 일본 전자업체의 부진과 몰락을 통해 이에 대한 학습효과가 충분치 아니한가?

국내 휴대전화의 판매 주춤세 등 IT산업의 더딘 행보나 미국 자동차 산업 역시 생산량 급감으로 고전중이다. 이를 탈하는 돌파구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전기자동차 개발이나 자율주행(무인)자동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에 만족하고 고립돼 발전하는 사이 세계 시장에 표준화된 기술이나 서비스, 시장의 욕구에 뒤떨어지고 맞추지 못하게 되면서 선두경쟁 레이스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만 보게 된다. 한마디로 갈라파고스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개발(R&D) 노력을 펼쳐야 하겠다. 필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래 지향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그 이전의 낡은 사고, 낡은 접근 방식에서 벗어날 때 ‘탈(脫) 갈라파고스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한·중 FTA 시대 경기도 유일의 글로벌 무역항인 평택항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항만에 있어 물동량 창출은 매우 중요한 카테고리다. 허나 항만간 물량 뺏어오기 식의 낡은 방식은 지양(止揚)해야 한다. 특화된 항만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접근, 패러다임을 제시해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道, 평택시, 평택지방해양수산청, 경기평택항만공사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읽고 PIC융복합패러다임을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 평택항의 새로운 물동량 창출 방안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전자상거래물류솔루션 구축 담금질에 한참이다. 중국 연안산업벨트와 최단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페리선을 활용, 항공운송비 대비 40% 이상의 물류비 절감효과, 광활한 배후단지 등 전자상거래 거점화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처럼 묵묵히 ‘탈 갈라파고스화’를 외치는 이들에게 맥 빠지게 하는 행위는 자제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무슨 항만에서 전자상거래 물류? 항공 플랫폼을 무슨 여기에, 예산 있으면 해보던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등 숱한 비아냥을 들었다. 이들은 1938년 알렉스 오스본(Alex. Osborn)이 개발한 브레인스토밍(창조적 집단 사고)의 기본 원칙도 모르고 위 열거한 비아냥을 토해 내기에 급급하다. 브레인스토밍은 기존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격려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문제 해결방식이다. 기본원칙은 ▶평가를 유보하고 비판을 금지 ▶과거 지식·경험 등에 구애치 않는 자유로운 사고 ▶다양한 아이디어 산출 ▶새로운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발전·창조하는 것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 중 한 구절로 맺음하고자 한다.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올해로 개항 30년을 맞은 평택항, 올해 창립 15년을 맞은 경기평택항만공사,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갈 우리의 길을 위해 내를 건너 숲으로 고개를 넘어 마을로 한발 한발 내딛어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나는 따뜻한 경기도 평택항을 만드는데 진력(盡力)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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