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목포해양대학교 교수

<buoy : 부표(浮標)>

‘소가죽 끈’을 뜻하는 그리스어 βοεται(boetai)와 라틴어 boia(복수형 boiæ)에서 유래한 말로 중세 네덜란드어의 bo(e)ye·boeie, 고대 프랑스어의 boie 등도 모든 동족어였다. 그런데 라틴어 boia의 어원은 역시 ‘소’를 의미하는 ‘bos’에서 파생된 말인데, 이 낱말의 속격이 bovis였는데, 이것이 변화돼 boia나 boei 등으로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boia나 boei는 ‘소가죽으로 만든 끈’으로 본래는 가축들을 묶어두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그 뜻이 확대돼 ‘속박’을 의미하기도 했다. 중세 네덜란드어에서도 bo(e)ye나 boeie 등으로 사용된 바 있는데 현대 네덜란드어에서 동사 boeien으로 쓰여 ‘수갑을 채우다’는 뜻으로 여전히 그 자취가 남아 있다. 그렇다면 당초 ‘소가죽’에서 기원해 ‘소가죽으로 만든 끈’을 의미했던 boia나 boei가 어떻게 ‘부유성’을 띤 ‘부표’로 전화되게 됐을까?

항로표지의 부표로서 buoy와 낚시에 사용되는 buoy의 한쪽 끝에는 반드시 닻이나 낚시대 본체에 묶여 있다. 결국 부표의 buoy나 낚시대의 marker buoy는 한쪽 끝을 묶어두어 다른 곳으로 떠내려가지 않는 고정된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buoy를 고정시키는 닻이나 낚시대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대신, 수면에 떠 있는 ‘부표’나 낚시대의 marker buoy의 ‘부유성’과 ‘유동성’이 그 특징으로 각인됐다.

따라서 어디에 묶여 있지 않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수면에 떠 있는 것은 buoy라고 부르게 됐는데 이것이 본뜻을 밀어내고 ‘물에 뜨는 성질’을 의미하기에 이르렀는데 life buoy(구명부표), buoyancy(부력), buoyant(부력이 있는) 등이 그 예다.

영국에서 ‘부표’라는 의미로 사용된 첫 용례는 1466년이다. 1627년에 출판된 John Smith의 A Sea Grammar에는 boyes 형태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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