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바다관련 행사 지원 절실하다"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

 작년 6월 30일 '세계 해양 대통령'이라할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사무총장에 임기택 BPA사장이 선출됐다. 우리 해양인들은 물론 온 국민들이 내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했던 게 엊그제 같다. 정말 그때 우리는 세계 1등 해양인이 된 듯 가슴이 펴지고 동해·서해·남해가 더욱 푸르게만 보였다.

그 기운(?)으로 해양수산부장관에 김영석 장관, 거기다 윤학배 차관까지 겹경사를 맞게 되었으니, 우리는 소원풀이를 한 셈이어서 너무도 좋아했었다. 해양수산에 대해서 어느 누구보다도 이해가 깊고 애정이 많은 장관, 차관께서 세월호 문제 수습을 하는 일방, 해운·조선 살리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시는데 대해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해운항만행정의 경험이 있고 현재 항만사업 및 지방 언론에 몸담고 있다는 점에서 바다에 대한 평소의 소회를 피력하고자 한다.

다 아는 바와 같이 바다는 지구표면의 3/4를 차지하고 미래에 인류가 또 다른 가능성을 꿈꾸게 하는 희망의 영역이다. 그러나 3면이 바다이고, 수출입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해운산업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려왔던 게 사실이다.

급기야는, 1996년 김영삼 정부 때 창설된 해양수산부가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폐지되는 것을 보면서, 정부의 해운산업 홀대는 정권차원의 문제도 있겠지만, 국민들의 해양에 대한 인식이 낮은 데에도 一因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수출입 수단의 99% 이상을 점하는 해운, 그 해운 없는 우리나라 경제를 상상할 수 없음에도, 일반 국민들은 이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슈퍼마켓이나 병·의원 같은 것과는 늘상 접촉하고 있지만, 대형 컨테이너선이라든가 극지 쇄빙선 등과는 마주 대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더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필자는 지방, 특히 내륙지방에서도 문학을 통한 해양사상 고취 및 친해양인 저변확대를 위해 전북해양문학상을 제정해 10년째 시상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언론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국민들에게 바다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야 하겠다는 신념이나 사명감 같은 것이 더욱 간절해지는 것 같다.

국민들이 바다에 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해양사상을 널리 전파하고 홍보하기 위해서는 ‘바다의 날’을 널리 알리고 홍보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바다의 날’행사를 제대로 치러내는 것이 급선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내실을 갖추고 전국민이 호응할 수 있는 그런 행사 말이다.  

일본은 지난 1995년에 바다의 날을 제정했는데, 이듬해부터 7월 셋째 주 월요일을 ‘바다의 날(공휴일)’로 하여 쉬고 있다. 우리나라도 바다의 날을 공휴일로 정하는 문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고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바다의 날 행사의 연혁을 보면, 지금까지 20번 치러지는 동안 대통령이 참석한 경우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뿐이고 그 밖에는 총리가 참석하거나 심지어 MB정부 때에는 장관이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민들은 이런 것을 보고 그 정부의 바다에 대한 관심내지 정책 우선순위를 가늠할 수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현재 바다의 날 행사는 각 지방청별, 항만별로 여러 군데서 실시하고 있는데. 국민들의 관심을 끌만한, 귀 기울일만한 정도의 행사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의 경우, 바다의 날 행사를 할 때 언론 등 기관과의 협조가 더욱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서 배려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바다의 날 행사’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바다 관련 민·관의 각종 활동이나 행사가 보다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중앙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절실하기만한 요즈음이다. 중앙정부의 바다에 대한 정책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고루 펼쳐질 때 海洋立國의 기틀이 굳건히 다져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석정(尹錫禎) 사장 약력>

△1993년 12월 포항지방해운항만청장 △1997년 5월 목포지방해양수산청장 △2000년 국제해운 대표이사 △2007년 전북해양문학상 제정 △2007년 중국 연변대학 겸직 교수 △2014년 (사)신석정 기념사업회 이사장 △2015년 4월 전북일보 대표이사 사장 △2016년 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 부총재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