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노련 탈퇴로 기금 납부 의무 없어져"
"선원복지기금 노사정 공동관리로 집행해야"

그동안 국적선사들이 외국인선원 고용을 위해 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해운협의회)에 납입해 왔던 복지기금에 대해 전국상선선원노동조합연맹(상선연맹)이 상선연맹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선사들은 더 이상 해운협의회에 복지기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밝혀 주목된다.

상선연맹은 18일 성명서를 내고 “해운협의회가 선사들로부터 징수해왔던 외국인선원 1인당 월 1만원의 복지기금이 더 이상 상선연맹 소속 노조들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지금부터 기금 징수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현재 국적선에 승선중인 외국인선원은 약 1만 2천명에 달하는데 이중 1/3에 해당되는 약 4천여명이 상선연맹 소속이기 때문에 이번 복지기금 징수 중단선언으로 해운협의회와 상급단체인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해상노련)이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4일 상선연맹 소속 7개 단위노조가 복수로 가입해있던 해상노련을 집단 탈퇴하고 상선연맹을 상급단체로 단일화한 이후 이뤄진 후속조치다.

상선연맹측은 “그동안 복지기금과 징수 목적과 사용처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돼 왔기 때문에 해상노련 탈퇴 이후 법률 검토를 거쳐 이번에 복지기금 납입 중단을 선언하게 됐다. 상선연맹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국적선사들은 더 이상 해운협의회측에 외국선원 복지기금을 납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국적선사들이 해운협의회에 납부하고 있는 복지기금은 지난 2007년 지정선박제도 도입으로 외국인선원 규모가 커지면서 한국인 선원들의 고용불안이 가중되자 우리선원의 고용의 질을 높이고 양질의 한국인 선원을 양성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기금이다.

한국선주협회는 2008년 6월 18일 해상노련과 ‘한국인 선원의 고용안정과 적정규모 유지를 위한 노사합의서의 부속합의’를 체결하면서 해상노련 산하 해운협의회에 일정 금액을 납입하기로 약속했다. 이 약속에 따라 선사들은 외국인선원 혼승기금(외국인 선원 1인당 매월 특별회비 4만원+30달러) 외에 별도로 외국인 선원 1인당 1만원의 기금을 해운협의회에 납부해왔다.

그러나 상선연맹은 “국제선박등록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상선연맹은 지난 2014년 11월 18일 한국선주협회와 국제선박 단체협약을 새로 체결했다. 새로 체결된 단체협약에는 해운협의회에 복지기금을 지급한다는 협의사항이 없다. 이에 따라 이 단체협약을 체결한 해운선사들은 더 이상 해운협의회에 복지기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선연맹은 “해운협의회는 해운소속 절대 다수의 조합원들로 구성된 노조들이 해상노련 집단 탈퇴를 계기로 기금 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현재 적립중인 기금은 전액 환원해 노·사·정 공동 관리 아래 본래 목적에 맞게 진정한 선원복지기금으로 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운협의회의 복지기금 징수와 관련해 징수 목적과 사용처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돼 왔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복지기금이 한국선원들의 복지에 귀속되지 않는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쇄신하라는 것이 상선연맹의 입장이다.

상선연맹은 “노조간부들의 친목단체인 해운협의회가 복지기금을 선사로부터 직접 징수해 사용한 것이 문제다. 협의회가 그동안 기금의 목적과는 전혀 동떨어진 노조 간부들의 회의비용이나 해외 연수비, 피복비 등으로 방만하게 사용돼왔다. 기금 징수 과정도 강압적이어서 어려운 해운업계에서는 ‘자사 선원들 월급은 못줘도 해운협의회 복지기금은 납입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상선연맹은 “장기 침체에 빠진 해운 경기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우리 선원들의 고용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선원노동계는 자정 노력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해운협의회가 노조 간부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회원들의 자발적인 회비로 운영함으로써 조합원들에게 떳떳한 조직 활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더불어 해운협의회 복지기금 납입 중단 선언을 계기로 앞으로 모든 노조들이 자정의 노력을 통해 선원 복지기금이 한국 선원들의 복지에 귀속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쇄신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상선연맹 소속 7개 단위노조가 지난 7월 4일 해상노련 집단 탈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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