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현 “실적 높은 기업 중심으로 재편 가능성 높아”

2017년 9월 8일부터 IMO의 선박평형수관리협약(BWM협약)이 발효된다. 선박평형수처리시스템(BWMS) 시장의 예선전이 시작된 것이다. 본선인 미국 USCG의 독자규제를 앞두고 있는 BWMS 시장은 충분한 트렉레코드를 갖춘 업체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7일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연구원은 조선 기자재 보고서를 통해 선주들이 BWMS 트렉레코드를 갖춘 업체들을 선호하고 있다며, 1천여척 수준의 트렉레코드를 확보한 알파라발, 테크로스, 파나시아가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BWMS 수주실적은 알파라발이 1200척, 테크로스가 1014척, 파나시아가 980척이다. 알파라발은 세계적인 PCTC선사인 발레니우스ㆍ윌헴슨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어 수주실적이 높은데 반해, 국내 중소기업인 테크로스와 파나시아는 기술력만으로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BWMS업체들의 수주실적은 수천척에 달하지만, 실제 설치돼 운영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설치됐더라도 BWM협약 발효전까지 BWMS를 가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존선에 설치돼 가동된 것을 집계하자면, 테크로스가 10여척, 파나시아가 30여척으로 알려졌다. 설치 및 가동실적이 많지 않지만, 트렉레코드를 가진 업체들은 본선을 앞두고 BWMS 실제 운용에 따른 문제나 결함을 체크하면서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박 연구원이 관련시장이 트렉레코드를 갖춘 업체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 이유이다.

BWMS 시장의 본선인 USCG 독자규제에서도 이들 세 기업이 선도적인 위치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가장 유력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형식승인 신청은 알파라발을 비롯한 유럽계 업체들에 비해 늦었지만,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USCG 형식승인에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진 알파라발의 경우 UV방식의 BWMS가 형식승인 요청 무효화 결정으로 무산되면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USCG 형식승인은 누가 먼저 획득하느냐의 경쟁이 아닌, 얼마나 안정적으로 통과하느냐의 경쟁인 것이다. USCG 형식승인을 대행하는 국내외 육상테스트 설비에서는 5회 연속통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테스트 기간이 예상보다 늘어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의 경우 테스트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겨울에 심사에 들어가면서 1회차에 탈락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 연구원은 BWMS 트렉레코드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테크로스와 파나시아의 경우 USCG 형식승인 절차가 까다롭긴 하지만, 제품에 이상이 없을 경우 적어도 내년까지는 형식승인 획득이 가능할 전망이다. USCG 형식승인이 약 2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에서 BWMS 후발주자들이 이들 기업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높은 기술력과 트렉레코드, AS망 등을 갖춘 테크로스와 파나시아가 내년까지 USCG 형식승인을 획득할 경우 BWMS시장에 대한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BWMS 시장은 수주실적보다 실제 설치 경험과 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 제공능력이 핵심이다”며 “각각 전기분해와 UV 방식의 BWMS를 통해 시장을 주도해 가고 있는 테크로스와 파나시아가 향후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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