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하주 소통의 장 열어가겠다"

하주 인센티브 지원해야 국적적취율 제고
실효성있는 해양금융상품 지속 개발할 터

“해운업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선·하주 협력이 중요하다. 선·하주 협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해양금융종합센터가 선·하주 소통의 장을 열어나가겠다.”

10월 12일자로 제2기 해양금융종합센터장에 취임한 한국산업은행 이동해 해양산업금융본부장은 해운산업 위기극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선·하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해양금융종합센터가 선·하주 협력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해운업 장기불황과 한진해운 기업회생절차 신청 등으로 어수선한 해운업계는 이동해 본부장의 취임에 내심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동해 본부장은 해운과 조선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해양금융전문가인데다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한국해운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해운업계에 큰 도움이 됐던 'KDB Let's Together Shipping Program'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동해 본부장은 2009년 산업은행 민영화 정책에 따라 산은에서 분리됐던 한국정책금융공사로 자리를 옮겨 국제금융실장을 역임하면서 ‘그린쉽 프로그램’, ‘선박금융 온렌딩’ 등 다양한 선박금융상품을 개발해 해운업계를 지원한 바 있다.

한국해운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구원 등판했던 이동해 본부장이기에 해운업계가 또다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해 본부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실효성 높은 해양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해운·조선업 위기극복을 지원하고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임 축하드린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한국 해양금융의 발전을 위해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3개 정책금융기관들이 2014년 9월 29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설립했다. 지난 2년간 부산·경남지역이 해양산업 및 금융의 메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나름대로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에서 해양금융종합센터에 많은 기대를 거셨기 때문에 역할이 적었다고 판단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안다. 지난 2년간 센터 출범과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두었으니 그렇게 보실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간 3개 기관외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해양보증보험까지 BIFC에 둥지를 틀면서 해양금융과 관련된 정책금융기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앞으로 센터와 이들 기관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센터 1기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 달라.
=센터 1기는 출범과 기반 마련이 목표였다. 지난 2년간 협업을 통해 국적선사와 조선사의 대형 프로젝트 총 10건, 4조원 규모를 공동으로 지원했다. 또한 센터 산하에 조선업 부실방지를 위해 RG 발급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해 저가수주를 방지할 수 있도록 ‘조선해양사업정보센터’도 설립해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27억불 규모 TCO 프로젝트와 삼성중공업의 25억불 규모 LNG FPSO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에 있다.

국적선사의 선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책금융기관 공동으로 12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도 추진 중에 있다. 이외에도 한국선박금융포럼 공동개최, 지역대학생 대상으로 해양금융교육실시, 지역빈곤층 대상 사회봉사활동 등 지역사회 말착형 교육프로그램과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해운·조선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해운은 물동량 증가율이 둔화된 상태고 조선은 수주절벽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해운·조선산업이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간 협업을 통해 우량한 대형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당면한 위기극복을 위해 긴급한 상황에서 금융지원이 가능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하겠다. 금융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건실한 납품처나 핵심기술 등과 관련해 금융이 필요한 경우 매출채권 유동화(ABL), 메쟈닌금융 등 다양한 금융기법을 동원해 지원할 계획이다.

-2기 센터장으로서 목표는?
=해양금융종합센터의 목표는 참여기관의 협력을 기반으로 실효성 높은 해양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해서 우리 해운·조선업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것이다.

센터 1기의 목표가 해양산업의 메카인 부산지역에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었다면 2기의 목표는 안정적인 착근과 실효성있는 성과도출에 있다. 해운·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센터 본연의 목표를 달성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떻게 하면 한국해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나?
=선·하주 관계 개선부터 시작해야한다. 중국이나 일본은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위기를 잘 헤쳐 나가고 있다. 그 이유를 보면 한국과 달리 양국 화주들의 국적선 이용율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 선주와 하주의 협력관계는 너무도 유명하고 중국은 국수국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왜 그런 관계를 만들지 못하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 앞으로 해양금융종합센터가 선·하주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열어 나가겠다.

국적선사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국내 하주들의 국적선 적취율을 높여야하는데 이게 잘 안된다. 하주 입장에서는 퍼포먼스가 좋고 운임이 싼 선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국적선사는 하주들이 외국선사를 선호해 경쟁력을 키울 수 없었다고 불만을 나타내곤 한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하주들이 국적선사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공 등 각 주체간 사회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어떤 인센티브가 있나?
=지금은 인센티브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선·화주의 협력을 통한 내수활성화 등 그 파급효과를 감안해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관련기관 간담회, 학계와 공동연구 등 사회 각계 각층과 소통 및 의견수렴을 통해 이를 구체화해 나가겠다.

-조선산업도 위기 아닌가?
=조선산업의 문제는 매우 복잡해 한마디로 정의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다만 조선산업은 현재 주어진 자구계획 로드맵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부산·경남지역과 관련해 조선소들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지역내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중 핵심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 많이 있고 이들이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가 세계 조선 1위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들이 무너지면 한국 조선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자재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부산과 경남지역에 형성되어 있는 기자재 클러스터를 지속 발전시켜서 일본, 중국은 물론 동북아를 아우르는 기자재 클러스터로 성장시켜야 한다. 우리 조선업이 중국에 쫒기고 있지만 핵심 기술을 가진 기자재 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조선소에도 기자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우리 조선 산업의 경쟁력은 더욱 확고해질 수 있다고 본다. 산업은행은 핵심 경쟁력을 갖고 있는 중견·중소 기자재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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