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해운조합 이용섭 회장

비용절감·공제요율인하로 조합원사 지원
3월중으로 이사장·경영본부장 선임 완료

60여년의 역사를 가진 연안선사들의 협의체인 한국해운조합. 지난 60여년을 뒤돌아보면 크고 작은 위기도 많았지만 조합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러나 2014년 세월호 참사는 해운조합에 깊은 생채기를 냈고 운항관리조직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겪었다. 전임 이사장이 세월호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무려 2년여에 걸쳐 이사장이 공석상태였지만 6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해운조합은 그 위기를 묵묵히 수습해 나갔다.

그렇게 위기를 수습하고 지난해 6월 어렵사리 부장 검사 출신의 이기범 이사장을 선출하고 한숨을 돌렸지만 이기범 이사장이 개인적인 문제로 6개월만에 사퇴하면서 이사장과 경영본부장이 동시에 궐위되는 초유의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세월호 참사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던 해운조합으로서는 주요 임원진의 궐위는 뼈아프다. 지난해 10월 제15대 해운조합 회장에 취임한 이용섭 회장은 조합이 또다시 초유의 비상사태에 빠졌고 올해 경영여건도 어렵지만 조합 임직원들과 회원사들이 위기극복이라는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 위기를 충분히 해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섭 회장은 지난 1월 11일 해운전문지기자단과 신년인사를 겸한 간담회를 열어 현재 조합이 처한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들을 설명하고 앞으로 조합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소상히 털어놨다.

우선 해운조합은 주요 임원진의 궐위로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조직을 다잡고 점점 어려워지는 경영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조직 개편 및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다. 본부조직은 기존 조직 체제는 유지하돼 경영지원본부 기능을 강화하고 운항관리조직의 이관으로 기능이 축소된 각지부들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용섭 회장은 “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해석상 이견으로 조합 정관 개정과 해수부 승인절차가 늦어져 조직개편이 조금 늦어졌다. 9일자로 해수부가 정관을 승인해줬기 때문에 조만간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직개편과 더불어 어려워진 경영여건을 타개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의지를 다지자는 차원에서 급여를 삭감 및 동결키로 했다. 조합 대의원들도 과거 구설수에 올랐던 과도한 전별 관행을 없애고 업무추진비용 한도를 재설정하는 등 위기극복에 동참키로 했다.

이용섭 회장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사장은 20%, 임원은 10%씩 급여를 삭감하고 직원들은 동결키로 결정한 것은 대단히 어려운 결정이고 감사한 일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임직원들과 대의원들이 일치단결하고 있어 우리 조합이 반드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임금 삭감 및 동결 등 경영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시황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들을 위해 2016년에 이어 올해도 선박보험은 8%, 선주배상책임보험은 2%를 인하하는 등 공제요율을 인하키로 했다. 또한 조합은 연안화물선의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1년 연장, 연안여객선 면세유 공급기간 3년 연장, 등록외 사업구역 운항일수 제한 예외조치 등 해양수산부의 정책사업을 통해 조합원의 경영비용을 연간 약 2400억원 가령을 절감시켰다.

이용섭 회장은 “정체되고 있는 연안해운의 성장을 위해 해수부 등 관계부처와 유기적인 체계 유지하고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적극 건의해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하는 한편 연안해운이 한 단계 더 도약 할 수 있는 한해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해운조합은 해운산업 활력 회복을 위한 선박금융과 세제지원 강화를 정부부처 등에 적극적으로 요청해 이차보전사업 진행 시 신조수요 충족, 지급보증 등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경기침체 장기화 및 물동량 정체로 경영어려움이 지속 되고 있는 연안 화물선 업계에 선박뿐만 아니라 연료유 등 세제지원을 확대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용섭 회장은 또 연안해운 선원 부족과 노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기사 양성지원 및 내항 해기사의 주요 공급 경로에 대한 지속 지원으로 내항선원 공급기반 조성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용섭 회장은 현재 이사장과 경영본부장이 공석상태인데 이번에야말로 조합의 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제대로된 전문가를 영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회장은 “그동안 이사장에 관피아가 낙하산처럼 내려오는 것이 마치 관행처럼 돼 왔다. 연안해운에 대한 애정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분들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더 이상 낙하산 관행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운조합은 1월중으로 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달 전형절차를 거쳐 3월중으로 이사장과 경영본부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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