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악몽 같은 수주가뭄이 이어졌다. 조선업계는 올해 역시 수주회복이 쉽지 않다고 전망하는 가운데 앞으로 2년 수주가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베스트 양형모 연구원은 14일 조선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2년은 수주가 증가한다는 3가지 근거를 내놨다. 우선 환경 규제로 인해 해체 사이클이 도래하고 전 세계적으로 수주잔고가 부족한 조선소 문을 닫으면 국내 조선소가 수혜를 본다고 한다. 또한 해양 프로젝트 지난해 말 시작된 것을 미뤄보면 2017 년 말부터 해양 생산설비 발주는 증가한다고 밝혔다.

우선, 양 연구원은 환경규제에 따라 교체 수요가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IMO가 1992년 조약을 통해 1993년 7월 이후 계약되는 모든 유조선에 이중선체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어 2005년에는 1984년 이전에 인도된 단일선체 유조선은 선령이 20~25년 되는 2005~2009년까지 모두 해체하도록 규제했다. 이로 인해 2010년 이후 모든 유조선은 이중선체이다.

지난해 선박평형수와 SOx규제가 결정됨에 따라 전 세계 모든 선박은 올해부터 장착해야 한다. 2020년부터는 SOx 배출량을 기준 3.5%에서 0.5%로 낮춰야 하는 만큼 MGO나 LNG를 연료로 사용하거나 스크러버를 장착해야 한다. 양 연구원는 환경규제는 1992년 IMO 조약만큼 강력한 규제이며 제2의 해체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했다.

구조조정의 최대 수혜는 국내조선소이다. 양 연구원은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기술력을 갖춘 조선소는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내 조선소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세계 400여개 조선소 중 40%가 넘는 167개 조선소는 지난해 물량이 없었다. 또한 올해 수주잔고가 1척인 조선소는 101개 달한다.

해외 조선소 역시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많은 수의 조선소가 폐업했다. 해운·조선 전문지 클락슨에 따르면 중국 679개 조선소 중 운영 중인 곳은 169개뿐이며 그 외 510개는 잠정 휴업상태라고 한다. 중국조선소 75%가 수요부진으로 문을 닫았으며 실제 대형 선박을 대량으로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70개 수준이다. 중국 자국 조선사 White List는 71개 중 7개는 파산했고 5개는 합병됐다.

2018년 해양 생산설비 발주가 급증한다. 해양 생산설비는 기본설계에서 최종투자결정까지 통상적으로 1년여의 기간이 소요된다. 양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오일메이저들은 비용 절감에 집중했으나 지난해 말 경제성이 높은 광구 위주로 기본설계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해양자원 개발은 탐사에서 생산까지 10년 이상 소요되며 생산완료시점까지 30년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오일메이저는 2014년 이후 투자지출비와 운영비를 축소시키는 작업을 3년간 진행해 왔다.

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오일메이저 BP社가 발주한 ‘매드독Ⅱ 프로젝트’의 FPU를 수주했으며 중순에는 호그 LNG社로부터 17만㎥ FSRU을 2700억원에 수주했다. 이어 3월까지 Coral FLNG 프로젝트도 올 1분기에 계약이 완료될 가능성이 있다. 양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수주가 증가 추세로 전환됐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신조 발주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양 연구원은 지난해 악몽과 같은 수주절벽에서 올해는 신규 및 교체 수요 발생으로 선박 신조 발주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며 2018년은 선박과 해양 모두 발주가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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