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전용선사·중견그룹 계열사 새 리더로 부상

리먼 쇼크 이후 신규등록사 40% 다시 문 닫아
급성장 해운기업들 대부분 탱커시장 진출 노려
새로운 강자들 해운업계 공익활동에도 앞장서야

지난 2008년 9월 15일 리먼 사태가 터진지도 이미 8년 6개월이나 되었다. 그 동안 한국해운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외항해운업계는 장기 불황에 시달리며 큰 변모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국적 외항선사들 가운데 특히 벌크선사들의 경우는 그야말로 해운빙하시대를 맞이하여 많은 선사들이 凍死하거나, 주인을 바꾸거나, 병원신세(법정관리)를 짐으로써 업종 자체가 폐허상태로 변하고 말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권위를 상징하던 5대 국적선사들 가운데 SK해운을 제외하고 모두들 위기에 봉착하여 주인이 바뀌거나 법정관리를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어려운 판에 2014년에 발생한 세월호 사태와 지난해 8월말에 터진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는 해운업계의 숨통을 더욱 더 죄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적선사들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기에 지금 이 순간도 몇몇 선사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 해운빙하기는 그 긴 터널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이미 우리 외항해운업계에도 봄기운에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凍土 밑에서는 새로운 물줄기들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 해운업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해운회사들도 속속 등장하여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08년 리먼 쇼크 이후에 우리 해운업계의 판도는 어떻게 변모했고, 우리들이 기대를 갖고 바라봐야 할 잠재력 있는 새로운 선사들은 누구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자세하게 한번 짚어보기로 한다.

한국해운신문은 지난 2012년 12월에서 2013년 1월에 걸쳐 ‘海運氷河時代’라는 시리즈 기획물을 연재한 바 있다. 2008년의 리먼 사태 이후 4년이 흐른 시점에서 우리 해운업계 전반이 어떻게 변모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만 우리 한국해운이 부활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는 나름 진지한 기획 연재물이었다. 그 이후로 다시 4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해운업계, 특히 외항 국적선사 업계의 지형도가 어떻게 변모했고 어떤 새로운 회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셈이니, 이 특집은 4년전의 특집기획 ‘海運氷河時代’의 후속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리먼쇼크 이후도 등록선사 안 줄어>

우선 과거의 시리즈 기획물인 해운신문의 ‘海運氷河時代’를 요약 정리하는 것으로 이번 특집을 시작했으면 한다. 2012년말, 당시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을 본지(한국해운신문)는 ‘빙벽이 터널을 이뤘다’고 표현했다. 극심한 해운불황의 장기화가 하나의 빙벽을 형성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이나 은행권에서 도움을 전혀 주지 못하는 상황을 또 하나의 빙벽이라고 보고, 빙벽 터널에 갇힌 우리 외항 국적선사들, 그 가운데서도 드라이벌크선사의 경우는 절반 정도가 사실상 문을 닫거나 사실상 영업을 할 수 없는 빈사상태라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선사들이 폐업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갔지만, 2012년도 말의 외항해운업체수는 179개사였으며 이는 2008년말 등록업체수 177개사와 거의 같은 숫자라는 점을 기회시리즈는 지적했다. 또한 이들이 보유한 선박의 선복량도 리먼 쇼크 이전의 보유 선복량에서 별반 줄어들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렇게 선사의 수나 선복량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첫째는 선가가 망하더라도 그 선박은 처분되지 못하고 그대로 잔존하게 되고, 누군가 그 선박을 가져가서 다시 외항운송사업을 등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해운시황이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자신들이 돈을 빌려준 선박을 부실한 해운회사에서 떼어내어 별도의 선사를 만들어 관리를 한 경우가 많았던 것도 선사수가 늘어나는 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선사측에서 부실화된 선사의 이름으로 영업을 하기가 어려워 비슷한 이름의 다른 운영회사(오퍼레이터)를 설립하여 영업을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도 또한 선사 수가 증가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여기서 실제로 외항해운업체 수는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한번 살펴봤으면 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6년말의 외항등록업체 수는 181개사로 4년전인 2012년도의 179개사와 별반 차이가 없고 오히려 2개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항해운업체의 수가 별로 크게 변화를 하지 않았고 오리혀 늘었다는 사실은 한국선주협회에서 집계한 회원사 등록 숫자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선주협회의 회원사 등록 숫자는 지난해(2016년) 회비를 안내거나 연락이 두절 된 회원사를 대거 정리하여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을 뿐(총 168개사) 2013년 이후에는 20013년 183개사, 2014년 196개사, 2015년에는 185개사 등으로 꾸준히 180개사 이상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불황이 가장 극심했던 지난해(2016년)에는 숫자상으로 무려 18개사(신규등록 6사 퇴회처리 24개사)가 줄어들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2014년에는 회원사 숫자가 무려 196개사로 집계 되다는 사실이다. 어째서 갑자기 한국선주협회 회원사가 196개사로 늘어나게 되었는지 이유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불황 속에서 선사는 없어지더라도 그 선사가 보유했던 선박은 폐선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어서 결국 그들 선박을 바탕으로 누군가가 선사를 새로 등록하여 선사 수가 줄지 않았거나 내항선사들이 대거 외항선으로 변경 등록하여 회원사 수가 늘어났던 것으로 추측해 본다. 한 회사가 망했을 때 보유하던 선박별로 하나씩 신규 선사가 차려졌다고 하면 선사수는 크게 늘어났을 것이며, 내항선사로 뛰던 (특히 내항 탱커선사의 경우) 업체들이 외항선사로 등록을 하게 되면 외항선의 선주업체들의 단체인 한국선주협회 회원사의 숫자는 역시 늘어나게 된다.

나중에도 다시 한번 언급을 하겠지만, 선사 수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특히 건화물선을 보유한 벌크선사는 전체 외항해운업체 등록 선사의 70% 이상을 차지하므로 건화물을 취급하는 신규선사의 진출 증가은 경쟁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어 시황 반등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당국에서는 벌크선사들의 무분별한 등록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주협회 가입 퇴회 선사 현황>

년도 가입선사 퇴회선사
2008 단성해운, 미포쉬핑, 조성해운, 디엠씨마리타임, 청야해운, 키스코해운, 조엔쉽핑, 넵툰마린, 대원마리타임, 엠이씨해운, 동림탱커, 광양선박, 글로비스, 지오리드오션쉬핑, 성제해운, 하나마린, 에스에스마린, 해광상선, 진로해운, 쉬핑얼라이드코퍼레이션, 한일해운, 퍼스트쉽핑, 비아이해운, 대보인터내셔널, 국양해운, 서래에스엔씨, 일진마린테크, 켄오스해운, 한진중공업, 케이티서브마린, 한유엘앤에스, 금진해운, 오션마리타임, 아이엠티인코퍼레이션, 월천통상해운, 제이에이치쉬핑, 한홍선박, 디케이에스앤드, 아일랜드해운, 로터스상선, 하이앤로직스, 씨에스마린, 에스엔피해운, 시노코마리타임, 우민해운, 포천마린, 에스아이씨, 대한쉬핑, 서래해상, 영창기업사, 덕양해운, 대한통운, 송원엔터프라이즈 (53사) 가림해운, 글로벌로지스틱스, 동일해운, 듀오해운, 브리지마린, 세경선박, 시노파이스트해운, C&라인, C&상선, C&중공업, C&해운, 에스에이치마린, 케이원해운, 퍼스트쉽핑, 거양해운 (15사)


2009 코리아엘엔지트레이딩, 장금마리타임, 송원피씨에스, 인터렉스메가라인, 트랜스포트메가라인, 씨웨이코리아, 아로텍, 시즌스해운, 브리지마린, 동명상선, 킹스오션쉬핑, 오에스마리타임, 케이씨에이치해운, 릭스해운, 글로벌서비스
오에스쉽핑, 서래홀딩스, 동화실업, 명진선박, 두우해운, 동친해운, 우진선박, 케이월드라인, 거제선박, 페트로플러스로지스틱스, 세인해운 (26사)
단성해운, 대한쉬핑, 디엠씨마리타임, 에스원마리타임, 오람탱커, 일진마리테크, 키스코해운, 미포쉬핑, 보고라인, 브라이트해운, 블루스타해운, 조엔쉽핑, 파크로드, 하이앤로직스, 한창해운, 한홍선박, 현진케이에스 (17사)
2010 인터상선, 쌍용해운, 하나로해운(서울), 양해해운, 대인훼리, 제이케이마리타임, 미래해운, 정선해운, 썬힐트랜스오션로지스틱스, 도리코, 티피아이메가라인, 인트란스, 포세이돈용선, 세진마리타임, 유니코로지스틱스, 농협물류, 유진해운, 인피쎄스해운, 점프제이차유동화전문(유), 선라이즈쉬핑, 가나마린 (21사) 대보해운, 금진해운, 넵툰마린, 노스우드스팀쉽, 대원마리타임, 동화실업, 삼탄, 선우상선, 성제해운, 씨앤에프로직스, 오션마리타임, 유니마린, 지오리드오션쉬핑 (13사)
2011 디엠쉽핑, 아이에스해운, 에벤에셀마리타임, 에스제이마린, 에이치엠티메가라인, 우현쉬핑, 일신해운물류, 지엠, 포스텍, 삼호, 서일에이젼시, STX, 케이엠티씨벌크 (13사) 브리지마린, 세광쉽핑, 씨웨이코리아, 에스티엘글로벌, 오에스마리타임, 장하선박, 점프제이차유동화전문 (7사)
2012 아시타상선, 아이티더블유메가라인, 오리온선박, 유니티해운, 인성실업, 하모니크루즈 (6사)
디에스해운, 미래해운, 삼호해운, 세림오션쉬핑, 세진마리타임, 송원엔터프라이즈, 송원피씨에스, 씨와이즈라인, 양해해운, 에벤에셀마리타임, 월천통상해운, 인트란스해운, 조성해운, 진로해운 (14사)
2013 보광해운, 보양사, 부국해운, 시남해운, 시노코탱커, 씨에스라인, 에스지해운, 오리엔탈쉬핑, 유니코해운, 제우마린, 지성쉬핑, 지엔에스해운, 천해상선, 팬스타, 해인상선 (15사) 대양상선, 범영해운, 우민해운, 인성실업, 제이에이치쉬핑, 진양해운, 창성해운, 코스모스쉽핑, 티피씨코리아, 포세이돈용선, 한일해운 (11사)
2014 대호해운, 동원산업, 라비니아코리아, 보배해운, 브리즈해운, 비에스쉬핑, 서아항운, 세안해운, 시노코페트로케미컬, 아리해운, 앤에치씨마린, 에스씨글로벌, 에스에이치엘마리타임, 에이치라인해운, 오션일레븐쉬핑, 오션해운, 와이언텍, 위즈국제물류, 이에이쉬핑, 제일인터내셔널, 카리스해운, 케이에스아이엠, 케이지마리타임, 페트라무역, 포트만, 현대엘엔지해운 (26사) 금오상선, 동건해운, 메가쉬핑, 범한상선, 봉신, 아일랜드해운, 인트란스, 정선해운, 제우마린, 제이앤제이트러스트, 킹스웨이해운, 포스텍, 해광상선 (13사)
2015 명신해운, 선우탱커, 세강해운, 에스토라해운, 우민해운, 진강해운, 티엠쉬핑 (7사)
가나마린, 대인훼리, 동원해운, 로터스상선, 서래에스엔씨, 서래홀딩스, 쉬핑랜드, 아시아용선, 에스에스마린, STX마린서비스, 엠이씨해운, 오리온선박, 유니티해운, 창덕해운, 티씨티마리타임, 폴라에너지앤마린, 하나로해운(부산), 호안해운 (18사)
2016 에스티오차터링코리아, 우리상선, 웰라인, 유진상선, 청양해운, 코린스타 (6사)

글로벌서비스, 델타마린, 라비니아코리아 보양해운, 부광해운, 비아이해운, 선도해운, 선라이즈쉬핑, 쉬핑얼라이드코퍼레이션, 시남해운, 신창해운, 아리해운, 아시타상선, 앤에치씨마린, 에스씨글로벌, 오리엔탈쉬핑, 오에스쉽핑, 위즈국제물류, 유니코해운, 인터상선, 지에스쉽핑, 천해상선, 켄오스해운, 한나라해운 (24사)
2017 SM상선(1사)  

<용선체인에 걸려 망한선사 부지기수>

이제 리먼 쇼크 이후 실질적인 해운업계의 변모 사항을 ‘海運氷河時代’ 시리즈를 참고해가면서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해운업계에서 사라지게 된 선사들을 먼저 살펴봤으면 한다.

과거에 명성을 날리다가 리먼 쇼크 이후에 갑작스런 경영악화로 사업을 포기한 선두두자는 ‘파크로드’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그 당시 잘나가는 선사들만으로 구성됐다는 ‘신한캐피털’의 ‘해신회’ 멤버였고, 대한해운의 용선선박을 받아서 보다 소규모의 선사들에게 대선 주는 중간 도매상 역할 하는 회사였다. 당시로서는 우량선사였기에 대한해운으로부터 바로 선박을 빌릴 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단계로 이어지는 용선체인 상에 허리 역할을 담당했던 이 회사가 파산하면서 1대 용선주인 대한해운에서 빌린 배를 모두 되돌리게 함으로써 대한해운을 어려운 지경에 빠트리고 말았다.

물론 파크로드 이전에도 벌크선사들의 해운업계에서 용선체인의 문제점이 그대로 노정되는 불길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2006년 1월에 파산했던 대신해운 사건이다. 당시 대신해운도 용선체인의 중간 정점에 있었는데, 외국의 부실한 선주가 파산하면서 용선료를 내지 못하게 되자 대신해운도 디폴트를 선언하여 최초의 용선주인 대한해운, 창명해운, 삼선로직스 등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만약에 이 때 국적선사들이 이러한 용선체인의 위험성을 절감하고 용선체인을 어떻게든 해소하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이들이 아직도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고 본지의 시리즈물은 지적하고 있다.

파크로드는 2008년 말까지 버티다가 결국 높은 용선료로 대선 줬던 선박들이 돌아오자 2009년 초에 해운업계로서는 최초로 디폴트를 선언하고 문을 닫고 업계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 회사의 선주협회의 회원자격이 상실된 것은 2009년도의 일이다. 파크로드에 이어 신조선을 중국에 발주했다가 인수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하던 브라이트해운이 사업을 접었고, 뒤이어서 보고해운, 대한쉬핑, 디엠씨마리타임. 오람탱커 등 모두 17개사가 한국선주협회 회원자격을 상실했다.

2010년에는 조선소까지 인수하여 한 때 잘 나가는 듯 보이던 선우상선과 중견선사 대보해운이 한국선주협회 회원 자격을 상실했고, 오션마리타임, 넵튠마린, 대원마라타임 등 모두 13개사가 선주협회를 탈퇴했다. 2011년에는 역시 조선업까지 손을 뻗쳤던 세광쉽핑과 함께 오에스마리타임, 장하선박 등 7개사가, 그리고 2012년에는 디에스해운, 미래해운, 세림오션쉬핑, 양해해운, 월천통상해운 등 모두 14개사가 한국선주협회 회원사에서 탈회 처리됐다.

2013년에는 국세청으로부터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한 대양상선이 회사 간판을 내렸고, 한때 잘 나가던 진양해운과 창성해운 등도 사실상 문을 닫음으로써 선주협회 회원 자격을 상실했다. 한때 우량기업으로 꼽혀 상을 받을 정도였던 티피씨코리아도 문을 닫는 등 2013년에 사업을 접은 회사는 모두 11개사이다. 2014년에는 신한캐피털에서 운영하던 메가쉬핑, 동건해운, 킹스웨이해운, 포스텍등 모두 13개사가 사업을 포기하여 선주협회 회원사 자격을 잃었다.

2015년에는 여객선업체이면서 선주협회 회원사였던 대인훼리가 사업을 양도하면서 협회에 탈회 조치가 됐고, 로터스상선, 쉬핑랜드, 창덕해운, 호안해운 등 모두 18개사가 사실상 사업정리로 회원사 자격을 잃었다. 또한 2016년에는 가장 많은 24개사가 선주협회 회원 자격을 상실했는데, 델타마린, 보양해운, 부광해운, 선도해운, 신창해운, 오에스쉽핑, 한나라해운 등이 그들이다. 극심한 해운불황의 장기화는 대부분의 드라이벌크선사들을 죽음으로 내몰게 된 셈이다.

<선주협회 회원사 추이>

연도 연초 회원수 증 감 현 황 연말 회원수
가입 퇴회 증감계
1996 32 - - - 32
1997 32 3 1 2 34
1998 34 1 1 - 34
1999 34 4 3 1 35
2000 35 2 1 1 36
2001 36 - 3 -3 33
2002 33 8 - 8 41
2003 41 4 1 3 44
2004 44 6 - 6 50
2005 50 15 1 14 64
2006 64 31 3 28 92
2007 92 37 3 34 126
2008 126 53 15 38 164
2009 164 26 17 9 173
2010 173 21 13 8 181
2011 181 13 7 6 187
2012 187 6 14 -8 179
2013 179 15 11 4 183
2014 183 26 13 13 196
2015 196 7 18 -11 185
2016 185 3 24 -18 167
2017 167 1 - - 168

< COA없는 건화물선사 대부분 파산>

리먼 쇼크 이후인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동안 등록된 외항운송사업자 가운데 파산이나 사업정리 등의 이유로 한국선주협회에서 탈회 조치된 선사는 모두 117개사로 조사되었다. 같은 기간에 신규로 회원사로 등록한 선사는 모두 120개사이므로 8년동안 회원사가 거의 비슷한 숫자로 유지가 된 것을 알 수 있다.

리먼 쇼크 이후 8년동안 외항운송사업을 접은 회사들을 유형별로 보면 리먼 쇼크 이후에 신규로 등록을 했다가 없어진 회사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불황기의 비교적 선가가 싼 틈을 타서 사업을 시작하여 도약을 해 보고 싶은 선사들은 많았지만, 해운불황의 장기화로 체계적인 준비 없이 뛰어들었던 선사들은 예외없이 다시 문을 닫고 말았다는 얘기다. 또한 비숫한 유형이지만 한 회사가 선박별로 다른 회사를 세웠다가 그 배가 팔리거나 회수 당하여 회사의 간판을 내려야 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에는 비슷한 이름의 선사를 두 세개를 설립하여 잘 안 되는 쪽을 정리하는 식으로, 쉬운 외항운송사업 등록제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라진 회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선종별로는 원양벌크선선사, 특히 드라이벌크선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쉽게 진출할 수 있었던 업종에서 큰 기대를 갖고 덤벼 들었지만 해운의 호황기가 장기적인 불황기로 바뀌어 나가자 견디지 못하고 손을 드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들은 물론 COA계약이 확보되지 않거나 하주와의 유대관계가 제대로 형성이 돼 있지 않은 회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탱커나 가스선사들은 하주들과의 상대적으로 좋은 릴레이션으로 비교적 많은 선사가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근해 컨테이너선의 경우는 자체적으로 강한 단결력으로 나름대로 운임 수준을 지켜냄으로써 사업을 접은 회사는 한 회사도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잘나가는 김에 아예 조선업까지도 손을 뻗어보려다가 급격히 사세가 기울어 망한 회사들도 눈에 띈다. 2008년도 사업을 접은 C&그룹의 C&상선을 필두로 선우상선, 세광쉽핑. 삼호해운, 대양상선, STX마린서비스. 대한상선(대주그룹) 등이 그들이다. 해운과 조선을 동시에 탐하면 필히 멸망한다는 해운업계의 속설을 그대로 증명해 주는 일이었다.

<고가 신조발주 등 잘못된 경영판단 >

사업을 접은 117개사가 어떤 유형이든 결국은 그 회사의 재정상태가 좋지를 않아서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일부 회사들은 회사를 다시 살리기 위해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법원의 거부로 그대로 기업 청산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여하튼 결국 운영자금 조차 바닥이 나서 차입경영에만 의존하다가 그것도 한계가 오면 종당에는 파산하고 마는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국적선사들이 파산한 가장 큰 이유는 장기화된 해운불황, 그로 인한 재정 악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패망한 선사들의 실질인 부실화의 원인은 잘못된 경영판단에 기인한 것이라는 게 본지 ‘海運氷河時代’ 시리즈물의 지적이다. 쉽게 대선해 주고 용선료를 받아서 돈을 버는 안일한 영업방식 때문에 용선체인의 문제점이 나타났고, 많은 선사들은 이 용선체인에 걸려 회사가 넘어갔다. 또한 불황이 오고 있는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해운시황을 너무 낙관한 나머지 고가의 신조선 발주를 감행한 회사들도 역시 판단 미스로 회사가 위태롭게 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다 같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어떤 선사는 보다 오래 버텨 나가고 있고, 심지어 어떤 선사는 아주 많은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등 성공적인 경영을 하여 남들의 부러움을 산 바 있다. 결국은 장기화된 해운불황 가운데서도 선사들의 대비 태세에 따라서는 롱런하는 튼실한 회사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이렇게 잘 나가는 일부 선사들 때문에 해운업계 전체의 위기론이 잘 안 먹혔다는 점에서는 해운업계 전체로서는 사실 일정부분 손실을 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장기화된 해운불황 속에서도 잘 운영되고 있는 선사들은 어떤 선사들이었는지, 그들의 성공전략은 어떤 것이었지 역시 본지의 ‘海運氷河時代’ 시리즈물에서 확인해 보기로 하자.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싱싱하게 살아남은 선사들은 크게 세가지 부류로 분류해 볼 수가 있다. 즉, 장기 COA를 많이 확보하여 경영 안정성이 뛰어난 회사들과 한일항로, 한중항로 등 근거리에 취항하는 중소형 컨테이너선사들, 그리고 탱커나 가스선 등의 에너지사업 관련 선사들 등 세가지 부류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COA 확보선사 제대로 살아남아>

첫 번째의 리먼쇼크 이전에 COA를 많이 확보하여 살아남은 대표적인 선사로는 폴라리스쉬핑과 장금상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비교적 늦은 시기에 원양 벌크선 사업을 시작하여 한국 벌크선사의 연쇄 도산을 불러일으켰던 용선체인에도 걸려들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이 주로 포스코 등과 COA를 시작했고 장금상선은 최초에는 중국쪽의 하주 COA를 확보하여 원양 벌크선사업을 키워나갔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회사는 또한 경기가 좋지 않던 VLCC를 철광석을 실을 수 있는 VLOC로 개조하여 항로에 투입함으로써 크게 히트를 쳤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장기운송계약인 COA나 연속항해용선계약인 CVC를 많이 체결한 선사들 가운데는 특수화물을 취급하는 KSS해운도 있다. KSS해운의 장기 COA로 맺어진 하주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는 다른 외항선사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는 것이 본지 ‘海運氷河時代’ 시리즈물의 지적이었다.

두 번째 한일간, 한중간 컨테이선사로 살아남은 선사들은 이 항로에 취항하는 10개 컨테이선사들 모두라고 할 수 있다. 고려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동진상선, 범주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 태영상선, 팬오션. 흥아해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한국근해수송협의회, 황해정기선사협의회,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 등을 결성하여 아직도 강한 단결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단결력은 혹독한 해운불황의 시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 근해항로 컨테이너선사들에게도 최근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 선사들 대부분이 동남아항로를 포함한 인트라아시아항로에 취항하고 있는데, 인트라아시아항로에서는 원양항로 취항 컨테이너선들의 근해항로 전배(캐스케이딩) 현상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최근 현대상선과 흥아해운, 장금상선이 동남아항로에서 협조배선을 공식화 하자, 근해선사들 간에 마찰음이 들리고 있는 것은 앞으로 불안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 근해 컨선사들 경쟁 치열해질 듯>

근해항로 컨테이너선사들은 리먼쇼크 이후에도 튼실하게 잘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고려해운과 같이 수십년간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잘 나가는 회사도 있고, 선주협회 회장선사인 흥아해운도 최근 수년간 좋은 경영실적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선사들은 현재도 인트라아시아항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지난해 8월말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끝내 파산한 여파로 인해 향후 엄청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근해항로 컨테이너선사들에게 한진해운 파산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물량 확보 등 도움은 거의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한진해운의 사업권을 인수했다는 SM상선의 등장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결코 달가울 수가 없다. 최근에는 인트라아시아항로 자체가 현대상선과 SM상선과 같은 원양항로 선사들의 결전장으로 변한 느낌인데, 근해항로 선사들의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선사들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탱커나 가스선의 경우는 2015년을 중심으로 시황이 상당폭 회복되어 문들 닫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선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외항선사 가운데는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지방에 본사를 둔 회사들이 상당히 많은 형편이고, 많은 선사들이 내항에 뛰던 탱커선을 외항으로 일시적으로 변경하여 취항하고 있는 선사들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세가지 경우 말고는 사실 한국에서 외항해운업체로 살아남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엄청난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드라이벌크 원양선사들 가운데서 아직까지 끝끝내 살아남아서 분투하고 있는 대단한 선사들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원양 드라이벌크선사 가운데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매각이 되거나 주인이 바뀌지 온전하게 살아남은 선사는 극소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드라이벌크 부분을 갖고 있는 선사라고 해도 SK해운이나 현대글로비스와 같이 대그룹의 계열사라는 배경을 가진 회사들은 당연히 서바이벌이 가능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들 외에 원양항로 드라이벌크선사로서 아직까지도 건재하여 온전하게 그 이름을 걸고 서비스를 하는 회사는 동아탱커, 삼목해운, 화이브오션 등 불과 몇 개사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180개 정도의 외항선사 가운데 100개 선사 이상이 경영 위기에 몰려 내부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앞에 거명된 외에도 많은 드라이벌크선사들이 현재 선주협회의 회원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는 있으나 근해항로에 취항하는 소형 벌크선사이거나 리먼 사태이후 설립되어 아직 제대로 기반을 잡지 못한 회사들이 대부분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면 이제는 어떤 회사들이 리먼 사태 이후 외항선사로 등록을 했고, 그들은 지금 해운업계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를 한번 살펴볼 차례가 된 것 같다.

<에이치라인해운 등 대형사 등장>

한국선주협회 자료에 따르면 선주협회 회원사는 해운이 최호황기를 달릴 때인 2007년과 2008년에 가장 많이 늘어났다. 2007년에는 37개사가 회원사로 신규 가입을 했고, 2008년도에는 무려 53개사가 신규 가입을 하여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해양수산부에 외항해운업으로 등록을 하고도 한국선주협회에는 가입하지 않은 선사도 있을 것이므로, 사실 2007년도와 2008년도에 훨씬 더 많은 외항해운업체가 설립되어 해양수산부에 외항운송사업을 등록했을 가능성도 있다.

2008년에 설립된 외항해운업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국양해운와 시노코마리타임, 대보해운에서 변경된 대보인터내셔널, 그리고 한유엘앤에스, 서래해상 등이다. 2009년에는 장금마리타임, 그리고 동명상선, 은행관리 선박을 운영하는 오에스쉬핑, 여객선사에서 진출한 두우해운, 세인해운 등이 눈에 띈다. 한국선주협회에 모두 26개사가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2010년에는 쌍용해운이 다시 부활하여 신규 등록했고, 진양해운의 계열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로해운, 선박관리업에서 해운으로 진출한 도리코 등이 신규등록하여 선주협회 회원사가 됐다. 근해항로 컨테이너선을 추진하다 불발로 끝난 양해해운도 이 해 선주협회 회원사가 되었고, 카페리선사 대인훼리도 등록했으나 이 회사는 결국 나중에는 사업의 양도양수에 의해 선주협회 회원사 자격을 잃는다. 복합운송업체에서 당당히 외항운송사업에 진출한 유니코로지스틱스와 농협 계열의 농협물류도 2010년에 회원에 가입하여 총 가입선사는 21개사에 달했다.

이외에도 2011년에 13개사, 2012년에 6개사가 선주협회 신규 가입을 하여 회원사 숫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으며, 2013년에는 보광해운, 보양사, 시노코탱커, 지성쉬핑, 팬스타, 해인상선등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선사들을 포함하여 모두 15개사 신규가입을 했다.

2014년에 선주협회 회원사가 된 선사는 보배해운, 시노코페트로케미컬, 한진해운 COA화물을 근간으로 설립된 에이치라인해운, 현대상선의 LNG선을 근간으로 설립된 현대엘엔지해운 등 모두 26개사이다. 2014년에는 시노코페트로케미컬, 에이치라인해운, 현대엘엔지해운 등 대형선사들이 설립됨으로써 해운업계의 판도가 크게 변화된 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어서 2015년에는 세강해운, 티엠쉬핑등 7개사, 2016년에는 유진상선, 청양해운 등 모두 6개사가 회원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새해가 되어 선주협회 가입한 선사는 3월부터 동남아항로 서비스를 시작한 새로운 컨테이너선사 SM상선이 유일하다.

< 탱커선 157척 신규등록 가장 많아>

리먼 쇼크 이후인 200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선주협회에 신규가입한 국적선사 총수는 121개사이다. 반면에 퇴회 조치된 선사는 총수가 117개사로 결국 2008년말에 비해 선주협회 회원사는 겨우 3개사 늘어난 셈이다. (2007년 회원사수 164개사, 현재는 168개사) 앞서 지적을 했지만 2009년부터 신규 등록하여 늘어난 121개사 가운데 실제로는 40%정도가 사실상 문을 닫음으로써 다시 선주협회를 탈퇴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 따라서 리먼 쇼크 이후 신규등록 선사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70여개사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먼 사태 이후에도 외항해운업체수는 크게 줄거나 늘어나지 않았지만, 업계 전체의 판도는 큰 변모를 가져왔다. 앞서 지적을 했지만, 원양 드라이벌크선사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온전하게 살아남지를 못했다.

한국선주협회가 2009년 이후에 선주협회에 신규로 회원 가입을 한 국적선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가입 총 회원사는 121개사였으며, 이중에 다시 탈회 조치된 선사는 모두 45개사였다. 따라서 2009년 이후 신규 가입한 회원사 중에 아직까지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회원사수는 76개사로 밝혀졌다.

이들 신규 협회 가입선사 76개사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을 선종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신규등록 된 컨테이너선사는 장금상선(2척), 두우해운(1척), 팬스타(3척), 카리스해운(1척), SM상선(1척) 등 모두 5개사(8척)에 그치고 있다. 이들 컨테이너선사들을 포함하여 신규 등록한 대부분의 선사들이 벌크선, 탱커, 기타선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박 척수의 경우 등록 당시와 현재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보유척수는 정확하지는 않으나, 현재 협회에 등록된 척수를 우선 인용하기로 한다)

신규가입사들의 보유 선박 가운데, 벌크선의 경우는 장금마라타임이 14척, 에이치라인해운이 42척 등 모두 26개사에서 97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탱커선의 경우는 장금마리타임 8척, 시노코탱커 14척, 시노코페트로케미컬 47척 등 모두 28개사에서 총 157척을 등록하여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진출 선사들 가운데 탱커선사가 많다는 특징을 이 통계로도 알 수가 있다. 기타 선종의 경우도 보양사, 세안해운, 명진선박을 포함하여 신규 가입 29개 선사에서 총 100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먼 쇼크가 일어나기 전엔 2006년도에서 2008년까지는 일반 드라이벌크선사의 외항운송사업 등록이 많았던데 비해 2015년도에 탱커 시황의 반등한 것을 전후 하여 탱커선사의 신규 등록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SK만 남고 붕괴된 5대선사 체제>

2008년 9월 리먼 쇼크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해운불황 하에서 벌써 8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이 기나긴 해운빙하기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나라 외항국적선사들은 패망과 신설을 반복하면서 우리 해운업계의 판도는 크게 변모하고 말았다. 정부당국이나 업계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업계의 전반을 통폐합하고 구조조정한 것 같은, 완전히 변화된 모습을 우리는 발견할 수가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우리 외항해운업계를 이끌고 가는 5대선사 체제의 붕괴이다. 과거에 우리는 현대상선, 한진해운, 범양상선, SK해운, 대한해운을 5대선사로 통칭했고, 선주협회를 중심으로 하는 외항해운업계를 이들이 리드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 때문인지 글로벌 금융위기가 엄습했을 때 정부의 해운당국자들은 “5대 국적선사만은 반드시 살려야겠다”는 의지를 곳곳에 밝히기도 했었다. 아마 5대선사가 무너지게 되면 한국해운은 그야말로 끝장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당국자들의 그러한 다짐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 5대 국적선사들은 SK해운 하나를 제외하고는 온전하게 살아남지를 못했다. 업종을 구분하지 않는 전반적인 해운불황의 장기화와 정부당국의 해운업계 회생에 대한 뒤늦은 대처로 인해 우리 해운의 빅브라더들이 하나 둘 파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STX팬오션의 법정관리에 이어 지난해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대변되는 대형 컨테이너선사 2개사의 추락이 있었다, 결국 한진해운은 운명을 다하고. 현대상선은 살아남았지만 앞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이 벌크선에 관한한 중대형 선사들도 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삼선로직스의 두 번에 걸친 법정관리 신청, 대양상선의 해운업 철수, 대우로지스틱스,대보인터내셔널쉬핑, SW해운 등의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졌다. 후에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을 많이 소유하고 있던 창명해운도 법정관리에 들어가기에 이르렀고 최근에 법정관리가 종결되었지만 그 오너십은 바뀌었다.

<법정관리 못가고 청산도 많아>

사실 우리나라의 법정관리 제도는 잘만 하면 부실을 털어내고 회생할 수도 있는 좋은 제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금력이나 영업력이 미약한 소형선사들에게는 소위 법정관리라고 칭하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그림의 떡이라고 할 수가 있다. 때라서 세림오션쉬핑을 필두로 많은 중소형선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회생계획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폐지가 되고, 기업 청산으로 이어진 예가 우리 외항 국적선사들 가운데는 너무나 많다. 건화물선 몇척을 가지고 있다가 은행에 회수되는 바람에 빚만 남기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소형선사들도 부지기수이다.

또한 최근에는 삼선로직스와 SW해운의 법정관리 종결에서 보듯, 채권자들이 출자전환을 틈타 대주주로 변신하여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여 오너들 입장에서는 법정관리로 끌고 가는 것이 결코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교훈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크게 부각이 되는 선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과거에 5대선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외항해운업체의 판도가 5대선사가 변화된 회사이거나, 아니면 5대선사에서 분화된 선사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잘 나간다고 정평이 나 있는 폴라리스쉬핑, 장금상선 등이 선복보유량 등에서 상위권에 그 이름을 올림으로써 외항해운업계가 크게 변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해양수산부 등의 자료를 근거로 본지(한국해운신문)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에 국적 외항선사 가운데 가장 큰 회사는 보유척수가 110척에 985만 8831dwt 보유한 현대상선이었다. 전용선부문의 매각으로 보유선박 수가 줄어들었음에도 국내 최대선사가 된 것이다. 2015년말 기준으로는 한진해운이 최대선사였지만 지난해 청산되는 바람에 현대상선이 1위로 등극한 것이다.

<폴라리스 3위 에이치라인 4위 약진>

2위는 SK해운 973만dwt였고, 3위는 대형벌크선을 많이 가지고 있는 폴라리스쉬핑(753만dwt)였다. 4위는 에이치라인해운(713만dwt), 5위는 팬오션(632만dwt)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서 6위는 현대글로비스(471만dwt), 7위 장금상선(426만dwt), 8위 장금마리타임(406만dwt), 9위 대한해운(357만dwt), 10위 시노코페트로메미컬(306만dwt)이었다. 대한해운의 경우도는 최근 인수합병한 대한상선(삼선로직스)이 13위(121만dwt)에 랭크 되어 있으므로 그룹사로 따질 때는 더 많은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 통계를 놓고 볼 때 최근에 가장 잘 나간다고 얘기가 되고 있는 폴라리스쉬핑, 현대글로비스, 장금상선 등이 상위권에 링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2009년 이후에 새롭게 부각이 된 회사들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어느 정도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지 간단하게 언급해 보기로 한다.

폴라리스쉬핑은 잘 알려진 대로 COA를 많이 가지고 있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세계적인 강자라고 할 수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사선 32척과 장기용선 1척 등을 보유하고 스팟 용선도 하면서 포스코나 발레사의 장기계약화물을 운송하여 양호한 사업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인 점만 봐도 은행권에서 대출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적선사 가운데 하나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현대자동차 계열회사로서 신용등급은 국적선사 가운데 최고인 AA이다. 물론 해상운송 뿐만 아니라 제3자물류, 중고차 경매, 기타유통업까지 하는 종합물류회사이기 때문에 매출액은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매출액은 2016년에 15조 3406억원이었는데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해운부문의 매출은 2015년과 비슷한 2조 5000억원 규모라고 한다. 벌크선을 44척, 자동차운반선을 55척(사선 29척, 용선 26척)을 운항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수출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현대차와 기아차 외에도 영업력을 확대하고 사선의 비중을 높여감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30대 국적선사 선대 규모>

순위 선사 척수 DWT
1 현대상선 110 9,858,831
2 SK해운 60 9,737,726
3 폴라리스쉬핑 29 7,536,996
4 에이치라인해운 46 7,133,183
5 팬오션 74 6,323,403
6 현대글로비스 97 4,713,589
7 장금상선 64 4,267,563
8 장금마리타임 26 4,069,461
9 대한해운 27 3,577,951
10 시노코페트로케미컬 46 3,060,667
11 유코카캐리어스 80 1,683,639
12 동아탱커 15 1,415,269
13 시노코탱커 14 1,260,248
14 대한상선 11 1,219,777
15 고려해운 54 1,143,634
16 대림코퍼레이션 28 814,257
17 한진해운 5 775,850
18 창명해운 8 681,899
19 하나로해운 8 469,809
20 현대엘엔지해운 6 453,844
21 흥아해운 39 417,399
22 화이브오션 3 360,435
23 아이에스해운 2 360,000
24 케이씨에이치해운 2 360,000
25 KSS해운 16 356,406
26 중앙상선 5 354,830
27 코리아엘엔지트레이딩 4 343,115
28 우양상선 13 343,037
29 케이지마리타임 3 294,319
30 한성라인 5 289,842
*주 : 2016년 12월 말 기준    

< SM·장금상선 그룹 뚜렷한 부각 >

앞의 통계표를 기준으로 업계의 변화된 모습을 살펴볼 때 또하나의 특징은 일부 중형 그룹사의 계열회사들의 약진과 부각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이 SM그룹과 장금상선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대한해운은 2013년 10월에 SM그룹이 인수하여 완전히 탈바꿈을 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감으로써 많은 부채를 탕감 받게 되고 잘못 계약했던 용선들을 모두 털어버림으로써 ‘크린 컴퍼니’로 변신할 수 있었다. 그런 연후에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자회사 들과 장기운송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벌크 전문회사로 재탄생한 것이니, SM그룹의 대한해운 인수는 수지가 맞는 장사였다. SM그룹은 대한해운을 모기업처럼 이용하여 해운 부문에서 많은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해운의 출자전환으로 대한상선을 인수하여 전용선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2017년 새해 들어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사업의 일부를 275억원에 인수하여 컨테이너 사업에도 진출했다.

여기서 대한해운의 계열선사인 SM상선과 삼선로직스를 인수하여 사명 변경한 대한상선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SM상선(SM Line)은 파산한 한진해운의 북미항로, 인트라아시아 서비스와 일부 조직과 터미널을 인수하여 지난 12월 15일 출범한 신생회사이다. 자본금은 370억으로 우선 12척의 선박을 확보하여 서비스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3월 8일부터 베트남-태국 노선을 개설하여 본격적인 컨테이너운송사업에 돌입했다. 곧바로 3월 10일에는 하이퐁항로를 개설하여 설립한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아 컨테이너선사가 복수의 항로를 개설하는 민첩성을 보였다. 미주노선은 기 확보된 6500teu급 사선 5척으로 4월 16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스케줄을 확정해 놓고 있다.

SM상선의 전광석화 같은 서비스 돌입에 업계 관계자들은 많이 놀라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비스가 제대로 정착이 될지에 대해 염려를 하기도 한다. 경험이 없는 신생회사가 짧은 시간에 복잡한 컨테이너 서비스망을 갖출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SM상선 ‘선가경쟁력’ 성공 자신>

그러나 SM상선측은 성공적인 런칭을 자신하고 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이미 하이퐁 노선은 만선 운항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들고 있다. 또한 한진해운으로부터 인원을 220명 정도 그대로 승계하고 아시아지역과 미주지역의 로컬 서비스망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한진해운의 노하우를 그대로 접목하면 빠르게 서비스를 정착시키는데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들이 서비스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대부분 중고선 도입한 선박들의 가격이 과거 한진해운의 배 값과 비교하면 1/5 수준이기 때문에,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SM그룹은 당초에 20척 정도를 싼값에 구매할 생각이었으나 일단 6척은 사선으로 구입을 하고 나머지 6척은 용선으로 구입하여 각 항로 서비스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들 12척이 계획대로 준비가 되면 SM상선은 미주서안항로와 베트남-태국항로, 하이퐁항로, 서인도항로, 한일항로, 한중항로에 선박을 투입하는 원양 컨테이너선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SM상선의 한진해운 서비스의 일부 인수는 그룹 오너의 결단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M그룹은 60년된 한진해운 서비스가 하루 아침에 없어진다는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을 하고, 그 중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일부의 서비스와 조직을 인수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의 물류인프라를 보전해 나가자는 생각에서 한진해운 인수를 결심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SM그룹은 한진해운에서 많은 인원을 인수했고, 이는 사회적으로도 큰 공헌을 한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SM상선은 한진해운에서 넘어온 인원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진해운과 같은 뛰어난 정기선사를 다시 만들어보겠다는 ‘분발심’을 가지고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SM상선은 “60년 단골이 찾는 맞집을 만들겠다”는 정신으로 정기항로 서비스 정착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 SM상선과 대한상선의 대표이사인 김칠봉 사장이 부산시와 SM그룹간에 체결된 투자양해각서 현수막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SM그룹 합류한 대한상선 호조>

SM그룹의 대한상선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삼선로직스를 대한해운이 인수하여 SM그룹에 편입시킨 회사이다. 대한해운이 전체 주식의 71.34%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다. 이 회사는 1983년 9월 설립된 전통의 회사로 삼선해운그룹의 모회사였지만 두 번의 법정관리 끝에 2016년말 SM그룹에 편입되었다. SM그룹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최고경영자를 제외한 삼선로직스의 전 임직원들을 그대로 모두 인수함으로써 대한상선도 빠르게 경영이 안정되고 있다. 대한상선은 현재 전용선과 부정기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철강을 중심으로 하는 무역도 하고 있다. 보유선박은 6척, 74만 5403dwt이며 매출액의 비중을 따져보면 해운영업부문이 74%, 무역영업부문이 26%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상선의 강점도 보유선박 대부분이 COA나 CVC계약에 의해 운항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전 자회사용으로 케이프 4척이 COA혹은 CVC계약으로 운송하고 있고, 파나막스 6척(용선포함)이 한전 자회사에, 그리고 핸디막스 1척은 포스코용 석회석 운반에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281억원 정도로 영업이익은 360억원, 당기순이익은 500억원 정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M그룹이 알짜배기 회사를 계열사로 확보한 셈이다.

대한상선도 올해 상반기부터 탱커 부분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케미컬 탱커와 MR탱커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도입 선박을 거의 확정해 놓은 단계라고 한다.

▲ SM그룹 일원이 된 대한상선 직원들이 밤 늦도록 일을 하고 있다.

< 장금상선 그룹 관계사들도 약진 >

장금상선과 장금상선 그룹 관계사들의 약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장금상선은 1989년 장금유한공사를 모태로 설립된 선사로 특히 아시아역내항로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중형 컨테이너선사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9월말 기준으로 컨테이너선 51척(사선 26척, 용선 25척)과 벌크선 19척(사선, 탱커 2척 포함)을 운항하고 있다. 신용평가 BBB+를 유지할 정도로 경영이 안정돼 있다.

장금상선 관계사인 시노코페트롤케미컬은 잘 알려진대로 석유메이저 로얄 더치셀과 계약에 의해 대선영업을 하는 업체로서 좋은 신용도와 성장성을 보이는 회사이다.

<급부상 에이치라인 새 사업이 과제>

SM그룹과 장금상선 그룹과 같은 중견그룹사 계열회사들의 부각 외에도, 종전 5대선사에서 분화되어 나온 회사들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진해운이 가지고 있던 COA 선박을 인수하여 새로 설립된 에이치라인해운(보유선박 42척 등록)은 2014년 6월에 외항운송사업자 등록을 마쳐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그 후 현대상선의 장기계약화물(COA)을 운영하는 전용선부분을 인수하여 더욱 영업 기반을 넓혔다. 에이치라인해운은 2006년말로 46척 713만dwt의 선박을 보유하여 규모면에서 4위의 국적선사에 등극했다.

에이치라인은 2014년 1월에 한진해운의 전용선사업부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회사이다. 에이치라인의 선대규모는 현재 실질적으로는 벌크선 43척, LNG선 7척 등 모두 50척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선복량 규모는 일약 업계 4위에 해당 하는 것으로서, 설립 3년만에 우리나라 5대국적선사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이 회사는 영업 이익률 면에서는 업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어서 해운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선사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COA나 CVC계약을 가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전용선 파트를 그대로 인수하여 새로 탄생된 크린 컴퍼니라는 점이다. 벌크의 경우 장기계약화물이 80%가 넘고 한국가스공사의 LNG선 장기계약은 100%이다.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실질적인 영업 이익률이 25%가 넘어서 업계 최고를 자랑한다고 한다. 더구나 COA계약의 잔존 기간의 평균이 업계의 평균보다 훨씬 더 긴 11년이어서 그만큼 재정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2016년 3월에 현대상선의 발크전용선 12척을 인수함으로써 더욱 회사 규모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신용도 조사에서 해운업계에서는 드물게 A- 등급을 받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어려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안정성은 있으나 발전성이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신용평가 회사들의 평가이다. 장기계약COA나 연속항해계약CVC는 계속하여 기간만료가 서서히 다가 오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계약을 따지 못할 경우는 회사 자체가 쇠퇴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서 물려받은 장기계약 외에는 아직까지 다른 계약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 못내 불안한 요인이다. 이와 함께 대주주 자체가 사모펀드라는 점도 여러 가지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이것은 동종 해운업계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관련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에이치라인해운은 새로운 사업에 과감히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내 하주들에만 의존하던 패턴을 벗어나 해외하주 개발이 당장의 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탱커사업에도 한번 도전해 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마침 현재 직원들 가운데는 한진해운에서 탱커사업을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탱커쪽에 신규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 이마빌딩에 있는 에이치라인 사무실 입구 전경

현대엘엔지해운은 현대상선의 LNG선을 인수하여 탄생한 선사이다. 2014년 3월에 설립이 됐고 그 해 7월에 현대상선의 전용선 사업부를 인수받았다. 현대엘엔지해운을 세운 주체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 현대엘엔지해운이 현대상선으로부터 인수받은 선박은 모두 9척으로 조인트벤처선박 1척과 지분투자선 2척을 빼면 실질적인 사선은 6척 45만dwt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선복량면에서 해운업계 20위 정도의 중간규모이지만 장기운송계약이 많은 관계로 알짜배기 회사라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신용평가회사들도 향후 현대엘엔지해운이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신용도를 BBB+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 지난해 6월 개최된 전국카누드래곤보트대회에 참가한 현대엘엔지해운 선수단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현대엘엔지해운 선수단은 해양수산단체부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수선 다수 보유한 선사는 고전중>

위에서 얘기한 중형그룹의 계열회사들의 약진과 한진해운, 현대상선의 COA화물을 인수하여 새로 등장한 선사들을 제외하고는 2009년도 이후에 중소형선사로 등록을 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신규선사들 가운데 그룹선사 계열사나 COA계약화물을 가진 벌크선 전용선사를 빼고나면 10척 이상의 선박을 등록한 신규선사는 몇 개사가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 특히 기타선으로 분류되는 특수한 선박을 가지고 있는 선사들이 10척 전후의 선박을 신규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특수선 운항선사들도 그리 형편이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이후 등록한 선사 가운데 기타 선종으로 분류되는 특수선을 9척 이상 보유한 회사는 모두 3개사로 명진선박, 보양사, 세안해운 등 3사가 그들이다. 명진선박은 2009년 7월 바지선 9척을 등록하여 한중간, 한일간에서 영업을 하고 있으나 최근 해운불황의 여파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 보양사는 오랫동안 선박대리점을 영위해온 김옥정 사장이 설립한 회사로. 2014년 5월 냉동운반선 14척을 등록하여 국적선사가 됐다. 보양사는 미국에서 어획물을 한중일 3국에 운송하고, 남태평양 조업지에서 잡은 참치도 역시 한중일 3국에 운송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세안해운도 2000dwt급 소형일반화물선 12척을 2014년 8월에 등록하여 영업을 하고 있으나 역시 최근의 해운불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놓고 보면 대부분의 신규 등록선사들은 해운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경영상에 대단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규등록한 사업 초기에는 잘 나가다가 불황이 장기화 되자 경영이 어려움에 빠지는 회사들도 많이 있다.

2013년 9월에 회사를 설립하여 설립초기에 뛰어난 영업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많은 수익을 내던 A사도 최근에는 보유하고 있던 파나막스선 1척에 대한 드라이도크 문제로 고민하다가 유일한 사선을 해체선으로 매각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월호 사태 이후 강화된 규정에 의해 드라이도크 비용이 크게 상승하여 배를 해체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선박처분의 매각손을 그동안 벌어놓았던 사내유보금으로 충당하고 새로운 투자를 받아 증자를 하는데 성공하여 그나마 영업체제를 새롭게 갖추어 가고 있다. 전체 운용선대가 25척 정도인 이 회사가 이러한 어려움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사업 시작 2년만에 600만달러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 일부 선사들 중고선 매입 적극적>

그러나 이러한 전반적인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근 일부 중소형선사를 중심으로 봄기운이 돌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몇 선사들이 최근의 운임시황이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하자 파나막스선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선박 매입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이들 선사는 두양리미티드, 우양상선, 도리코 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양리미티드는 1980년대 중반 해운산업합리화 계획에 의해 탄생한 두양상선의 계열회사로 2001년 설립되어 올해로 1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들어 두양상선이 금융사들과 맺었던 화의가 모두 해제되면서 영업에 활기를 띠고 있다. 두양리미티드가 파나막스 선박을 매입하려고 하는 것은 2018년부터 시작되는 중부발전의 COA물량 수송에 대비한 것이지만 배 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구매하자는 심리도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두양은 인도네시아로부터 1년에 11-12항차를 들여오는 COA를 확보해 놓고 있다. 용선선을 20-30척 정도 운영하는 이 회사는 앞으로 포스코와 한전 자회사의 COA입찰에도 적극 참여하고 외국 하주들과의 CVC계약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도리코는 원래는 선박관리(SM)회사였다가 2010년 9월 외항운송사업을 등록한 회사이다. 현재도 선박관리사업을 병행하고 있고 관리선박은 모두 12척이나 된다. 도리코가 처음에 인수한 선박은 벌크카고와 자동차를 함께 실을 수 있는 다목적선이었다. 우리나라를 깃점으로 했을 때 아웃바운드는 자동차를 싣고, 인바운드는 벌크화물을 실으면 되겠다는 판단에서 인수했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시황이 침체하자 벌크화물도 자동차도 확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서 부득이 이 선박을 처분하고 이번에 다시 파나막스선으로 매입에 나섰던 것이다. 도리코는 지난 3월 8일 일본선주와 7만 6000dwt짜리 벌크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비로소 국적선사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새 강자들 업계 공익활동 앞장서야>

지금까지 업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뉴 컴퍼니들을 살펴보았지만, 선전이 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SM그룹 계열의 선사들을 빼 놓고는 회사를 자랑하거나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가 인수한 회사들의 경우는 회사의 영업내용이나 주주의 형태, 운영 내용 등에 대해서 밝히기를 극히 꺼려하는 것으로 보였다. 때문에 사실 취재가 어려웠던 점이 있고 그로 인해 그들의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는 없었던 것이 아쉬운 점이다.

해운업계는 전해 내려오는 전통이라는 것도 있고 나름대로의 위계질서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선주협회 회장은 대형선사들 가운데 오너가 한다든가, 원양항로 선사들은 가능한한 근해항로에 침범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불문율 같은 것이다. 그러나 8년 이상 계속된 장기 불황의 여파로 인해 이러한 불문율은 깨지고 말았다. 상당히 혼란스러운 양상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오너십이 없는 업체들이 업계에 크게 부각되고 있는 점은 업계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에 최근에 적극적인 사업확 장을 펼치고 있는 장금상선 그룹이나 SM그룹의 경우는 나름대로 업계를 위한 공익적인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기세여서 해운업계의 전반적인 상생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로 상생한다는 차원에서 이들의 전략을 다른 신규 참입자들도 잘 연구하고 배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찌됐든 이 어려운 시기에 대한민국의 외항해운업체로 새롭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해운업계의 뉴 컴퍼니들은 새로운 한국해운을 부활시키고 성장시키는데 앞장서야 할 책무가 있다고 우리는 본다. 오너십이 강하건 강하지 않건, 그룹사이건 아니건, 현재의 한국해운은 진정 새로운 회사들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뉴 컴퍼니들은 해운업계 전체를 위해 유익한 활동에는 적극 동참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끝>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