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강내영 연구원 “IT·철강제품 수출 회복 견인”

최근 가파른 수출 회복세가 전년도 단가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보다는 추세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7년 한국 수출 회복과 지속가능성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출단가는 그동안의 하락률을 회복할 정도로 상승하지 못했지만 수출물량이 전년도 부진을 상회할 정도로 6.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수출은 회복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1/4분기 수출액이 2011년 3분기 이후 22분기 만에 최대 증가율(14.7%)을 기록했으나, 최근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정부분 작용해 수출의 본격적인 회복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따른 진단이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원유관련제품(석유제품·석유화학)의 수출단가 상승과 선박 인도 집중 등 일시적 요인은 1~4월 총수출 증가(17.2%)의 32%를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은 수요 증대보다는 OPEC 감산합의 영향이 큰데다 미국 셰일유전의 생산 확대로 향후 유가상승의 지속여부를 단정하기 힘들고, 선박의 경우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 집중으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으로 앞으로 수주잔량 감소로 수출 증가세 둔화가 불가피하다.
 
반면 세계경기 회복과 IT 경기호황에 따른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제품 수출 증가는 총수출 증가의 44%를 기여해 추세적인 회복 요인이 일시적 요인보다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및 OLED의 경우 글로벌 수요우위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철강제품은 중국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단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수출의 장기 추세에서도 계절조정(성수기 등 계절적 패턴을 제거) 후 전기비 수출은 지난해 4/4분기부터 플러스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OECD 경기선행지수와 미국, 중국, 유로존 등 주요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세계경기 지표도 2016년 하반기 이후로 개선되고 있어 최근 우리 수출의 본격적인 회복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의 수출회복 기조가 성장 잠재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로 연계될 수 있도록 균형적인 정책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보고서는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의 혁신적인 투자 유도, △통상마찰에 대한 능동적 대응, △FTA 활용도 제고 및 지속 추진을 통한 글로벌 시장 접근 확대 등을 꼽았다.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강내영 연구원은 “최근 수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확장세 둔화 및 중국 경쟁력 강화 등 부정적인 요인이 상당한데다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강화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높은 수출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수출회복 기조를 강화해 수출회복, 설비투자 증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확고히 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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