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스자코니, IHS마킷 저널오브커머스(JOC) 주필

▲ 마크 스자코니
중국 코스코(Cosco Holdings)가 상하이국제항무그룹(Shanghai International Port Group)과 손잡고 홍콩 컨테이너선사인 OOCL을 인수한 것과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라인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전산시스템이 마비됐던 것은 분명 엄청난 사건임이 틀림없다. 이들 사건 때문에 미국 서안 항만에서 일어난 흥미로운 뉴스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으니 말이다.

지난 달 현대상선은 LA항 터미널 기항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신규 해운 동맹사들로 인해 현대상선의 물동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현대상선의 이와 같은 결정이 서안 항만 컨테이너터미널 업계의 통합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미 서안 항만의 컨테이너터미널 통합은 터미널 운영업체(Marine Terminal Operator ; MTO)가 항만청과 체결하는 임대계약 기간 때문에 대형 선사들의 합병 속도보다 훨씬 느린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미들하버(Middle Harbor)가 롱비치항(Port of Long Beach)과 맺은 계약 기간은 40년이다. 만약 다른 터미널들이 계약을 조기에 만료하려 한다면 항만 측에서는 이익 보호를 위해 MTO와 재정적 협의를 하려고 할 것이다.

현대상선의 자회사인 캘리포니아 유나이티드 터미널(CUT)이 이용하는 Pier 400(약 36만 8㎡)의 계약만료 조건 역시 불확실하다고 저널오브커머스(JOC)의 빌 몽겔루조(Bill Mongelluzzo) 수석기자가 보도한 바 있다. 터미널 운영업체는 임대차 계약에 해당 터미널에서 처리해야 하는 최소한의 물동량을 보통 제시한다. CUT가 LA항 혹은 CUT에 전대한 APM 터미널에서 최소 연간 물동량을 처리하지 못했는지는 불명확하다.

어찌 되었든 선사들간 인수합병이 미친 파장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컨테이너터미널간 통폐합은 시작되었다. 미주 서안에서는 오클랜드항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SSA 마린(SSA Marine)은 2013년 APL과 한진해운의 인접 터미널을 함께 매입하여 약 121만 4천㎡ 면적의 시설을 마련했다.

또한 PAG(Ports America Group)와 합작투자 업체들은 지난해 오클랜드항 아우터하버 터미널(Outer Harbor Terminal)에 관한 50년간의 계약을 종료하였다. 이에 따라 PAG가 처리하는 물동량의 약 90%는 아우터하버에서 SSA로 완전히 이관되어 아우터하버는 텅 비게 되었다.

NSA(Northwest Seaport Alliance)는 시애틀(Seattle)항과 타코마(Tacoma)항에 9개 컨테이너 터미널을 소유하고 있다. NSA 존 울프(John Wolfe) 사장은 터미널을 4개로 줄여 노스하버(North Harbor)와 사우스하버(South Harbor)에 각각 2개씩만 남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LA-롱비치 항만의 상황은 더 복잡하다. 현재 10개의 터미널 운영업체가 13개의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선사 계열사다. 계약을 조기 만료하려면 터미널 운영업체가 항만 측과 재협상에 나서야 하는데 항만 측에서는 이에 따른 손실을 우려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문제가 간단치 않다.

컨테이너터미널의 통폐합은 NYK, K라인, MOL 등 일본 3대 선사가 ONE(Ocean Network Express)으로 통합되면서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본 3대 선사들은 남부 캘리포니아지역에 각자의 터미널을 소유하고 있다.

K라인의 자회사인 ITS(International Transportation Services)와 NYK 자회사인 Yusen은 롱비치항에서 터미널을 운영 중이며 MOL 자회사인 TraPac은 트라팩 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ONE은 아마 이 중 두 개의 터미널만 운영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중 운영을 중단하게 될 터미널은 무엇이며 과연 해당 항만에서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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