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폐선이나 MGO 사용 가능성 높다”

최근 신규수주가 증가되는 가운데 환경규제 강화로 선박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누적된 공급과잉 부담과 환경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MGO 가격 하락으로 선박투자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가 7일 개최한 ‘제4차 KR WEB SEMINAR’에서 ‘조선업 최근 수주동향의 시사점’을 발표한 성태경 책임연구원은 “최근 시황이 일부 반등하는 조짐을 보이며 선박투자 부담이 완화됐으나 공급과잉 부담과 MGO 벙커 가격하락, 철스크랩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선박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이후 시황 악화로 대규모 선박이 폐선되면서 선박의 선령은 2011년 29년 정도의 수준에서 2017년 22년까지 단축됐다. 성 연구원은 최근 교체주기가 단축된 것은 제기되고 있는 환경규제 강화 원인보다는 시황악화로 선박운영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선박을 해체해서 얻는 스크랩 수익은 높아졌다.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스크랩 가격도 지난해 초 대비 70% 가량 반등한 상황이다. 결국 선주의 입장에서는 선박 운영보다 폐선을 통해 스크랩 수익을 얻는 것이 나은 영업환경이라는 것이다.

또한 환경규제에 충족하기 위해 MGO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MGO 가격은 2015년 이전 대비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선주는 교체투자나 개조보다 MGO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4년~2015년에 걸쳐 북미지역에서 동일한 규제가 실행됐을 때에도 선박 개조보다 MGO를 사용해 규제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공급과잉 부담은 1990년 후반 이후 선복량이 물동량 대비 초과 증가되면서 누적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1년 기준으로, 물동량 대비 선복량이 10%p 이상 초과 증가됐으며 가스선과 탱커선의 공급과잉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교역량이 크게 둔화됐다. 금융위기 이후 교역량이 둔화되면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예상되는 교역량은 3.9% 수준으로 추정된 상황이다. 또한 IMF, OECD 등은 2017년부터 2022년 교역량이 원만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보호무역주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지적됐다.

최근 증가한 신규수주에 대해 성 연구원은 “상반기 전세계 신규수주는 321억달러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국내 조선사도 전년 동기대비 4배 이상 증가하면서 101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선 수주는 127억달러에 그쳤다. 상선 부문이 조선업 수주에서 70%를 차지했던 과거와 다르게 40% 이하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상황은 아시아 국가의 선박투자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유럽은 탱커선 비중이 높은 그리스와 노르웨이 등 국가를 중심으로 선박투자가 증가했다. 또한 이들 국가와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시아국가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선박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벌크선을 중심으로 자국 발주가 높은 아시아국가의 선박투자 감소는 중국, 일본조선사의 점유율 부진으로 나타났다. 성 연구원은 “중국이 장기적으로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벌크선 공급과잉이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경우 아시아국가의 선박투자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주요 조선사의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신조선가는 하락한 반면 원재료인 강재가격은 상승하고 있어 영업실적도 압박을 받고 있다. 2015년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인건비는 감소하고 있으나 매출도 큰 폭으로 감소해 고정부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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