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적선사가 소유하고 있는 선박 5척 중 1척이 전 세계 대형 화주들의 용선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EVDI(Exisiting Vessel Design Index) 지수에서 평균이하 등급에 해당하지만, 해양수산부의 관련 대책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 파산이후 추락한 국내 해운업 재건을 위해서 해양수산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이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로부터 제출받은 <우리나라 외항선박 EVDI 등급 평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적선사가 소유하고 있는 979척의 선박 중 EVDI E, F, G 등급 판정을 받은 선박이 230척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VDI 지수는 온실가스 배출등급을 A(최대효율)부터 G(최소효율)까지 나누고 선박의 이론적 온실가스 방출 및 관련 에너지 효율성 보여주는 지수다. D등급이 평균으로 E, F, G 등급은 에너지 저효율 선박에 해당한다.

2012년 Cargill, Huntsman, UNIPECUK 등 글로벌 화주 기업들이 EVDI를 기준으로 효율적 선박을 용선할 것을 발표한 이후, 전 세계 대형 화주들의 용선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수이다.

우리나라 국적선사는 총 979척의 외항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9년 미만 선박은 734척, 19년 이상 선박은 245척이다. 19년 이상 선박 가운데 EVDI E, F, G 등급 선박은 66척이었고, 19년 미만 선박 가운데 E, F, G 등급 선박은 164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1] 19년 이상 선박 중 EVDI E, F, G 등급을 받은 선종은 벌크선이 16척으로 가장 많았고, 19년 미만 선박 중에서는 석유제품/케미칼 겸용 선박이 50척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 사태 이후 국내 해운산업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컨테이너 선복량은 작년 6월 106만TEU에서 올해 7월 39만TEU로 급감했고, 해운 매출액은 2013년 50조원에서 작년 29조원으로 추락한 바 있다.

국적선사들이 세계 해운시장에서 경쟁령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개선된 EVDI 지수 획득이 필요하지만, 해수부의 관련 사업 예산 확보는 미진한 상황이다. 해수부는 친환경 선박 발주 확대를 통한 해운조선 상생을 위해 ‘친환경 고효율 선박 확보 지원사업’예산 42억4천7백만원을 확보했지만, 목표액의 절반에 그쳤다.

박완주 의원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추락한 우리 해운업 재건을 위해서는 국적선사들의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면서 “국적선사가 소유하고 있는 선박들의 EVDI 지수 개선을 위해 정부가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친환경 고효율 선박 확보 지원사업’은 해운업은 물론, 조선업까지 상생을 도모하는 ‘1+1 조선·해운업 재선사업’”이라며 “해양수산부는 향후 예산 확대와 적극적인 정책추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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