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김형태, “항만, 풍력발전단지 입지 가능성 높아”

항만 미세먼지 및 IMO의 황산화물(SOx) 규제 등 항만에서도 ‘친환경’이 핫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항만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친환경항만을 구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 김형태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한국해양산업협회에서 발간하는 해양전문웹진 SEA&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항만구역에 풍력발전기가 설치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계획 및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형태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친환경항만을 구축하려는 세계적 동향을 입항선박, 항만하역장비, 트럭 등이 내뿜는 공해를 저감시키기 위해 엔진에 사용되는 석유연료를 전기, LNG 등으로 전환하는 움직임과 항만에서 소요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생산, 사용하는 움직임의 두가지로 나눴다.

이중 석유 동력원을 전기, LNG로 전환하는 것은 이미 세계 주요항만에서 이루어진 상태이고 지금도 계속 확산되고 있으나, 항만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는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로 항만에 소요되는 모든 전력을 대체할 수 있다면 항만이 공해, 미세먼지의 원천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중 항만이 친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활용의 대표적인 사례로 ‘항만풍력발전단지’를 꼽았다. 또한 국내 항만이 ▲ 초속 6.5m 이상의 바람이 연중 균일하게 불고 ▲ 환경영향을 최소회시킬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풍력발전단지의 핵심입지조건에도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여태까지 풍력발전단지는 높은 산, 도서 및 해양이 주로 선정되어 왔지만 이 같은 두 요건을 충족하는 항만구역도 충분히 발굴 가능하다는 것이다.

풍력발전기가 함께 설치될 수 있는 항만구역 역시 ‘해상항만구역’ 이외에 ‘육상항만구역’도 있으며 방파제의 안쪽, 터미널과 터미널, 터미널과 임항도로간 경계지역 등이 좋은 후보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의 카시마항에는 방파제 안쪽의 도로 연선에 약 100m 간격으로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어 어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 하고 있고 로테르담항은 마스블락테2 지구의 방파제 안쪽에 풍력발전기 설치가 가능하도록 육상항만구역을 넓게 정비하여 연안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처럼 항만구역의 레이아웃을 잘 설계하기만 하면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고 이러한 요건이 갖추어지는 항만구역은 풍력발전기를 집단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항만풍력발전단지’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설명.

또한 항만이 해상풍력발전기의 원활한 설치와 유지보수를 위한 필수기지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점도 항만지역이 풍력발전단지로서 매력적인 입지라고 김 위원은 설명했다. 해상풍력발전기의 부품이 내륙의 공장에서 제조된다 하더라도 설치해야할 해상의 장소로 이송해야 하는데 마지막 이송단계에서는 반드시 항만 터미널을 경유해야 하기 때문에 해상풍력단지를 가까이 두고 있는 항만 간에는 해상풍력단지의 모항이 되기 위한 경쟁도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웃나라인 일본 역시 항만풍력발전단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항만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촉진하기 위해 2016년에 ‘항만법’을 개정, 공모방식을 활용한 풍력발전기의 항만구역 점용허가 신청제도를 마련한 바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넓은 항만구역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연료의 거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는 등 해상 및 항만 풍력발전의 활용이 매우 저조하다고 김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따라서 항만 구역에 풍력발전기가 설치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항만풍력발전단지 조성을 통한 친환경항만 구축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계획 검토가 필요하다고 김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지금부터 준비한다고 해도 최적입지 선정을 위해 최소 2년 이상의 풍향·풍속 관측자료가 축적되어야 하고 민감한 환경평가도 거쳐야 하며 파일럿 테스트, 기술개발, 제도적 기반 마련 등 최소한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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