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선박 운영, 고객신뢰로 승승장구”

연간 150항차 운항, 1년만에 흑자전환 성공
“회사조직 화합, 직원 복지향상에 노력할 터”

1977년 목포해양대학교 항해과 23기로 졸업하고 해운업계에 투신한지 40여년, 중소형 벌크선사로 나름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던 홍승두 회장은 어느 순간부터 여객선을 운항해 보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였다. 국내외로 화물을 실어 나르며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돈도 벌 수 있었지만 사회, 문화적으로 무엇인가 좀 더 기여를 해보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오래전부터 중국과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를 맺어왔던 홍승두 회장은 한중간 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실어 나르며 양국간 가교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한중간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는 홍승두 회장의 오랜 꿈은 2014년 7월 마침내 이루어졌다. 연태훼리㈜가 평택항과 중국 연태항을 연결하는 카페리선을 첫 취항시킨 것이다.

오랜 동안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던 홍승두 회장은 연태훼리가 취항하고 1년여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한중카페리업계를 깜작 놀라게 했다. 그리고 3년뒤 한중카페리 업계 최초이자 평택항 최초로 Lo-Lo 카페리선을 신조 투입하면서 또 한번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중카페리업계가 사드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올한해 연태훼리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홍승두 회장의 경영방침을 토대로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한국해운신문 올해의 인물 여객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연태훼리 홍승두 회장을 만나 연태훼리가 조기에 안정화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실적은 어떤가?
=10월까지 누계실적으로 여객은 전년대비 14.2% 증가한 14만명, 화물은 13.7% 증가한 3만 3천teu를 처리했다. 6월말 새배를 투입하면서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사드사태로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해 화물 증가세가 둔화됐고 금한령으로 중국 단체관광들이 사라지면서 여객부문도 힘들었다. 다행히 10월 들어 환경규제가 풀리고 11월 관광규제도 느슨해지면서 회복세를 보오고 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화물과 여객 모두 증가세를 시현하기는 했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지난해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료유가가 크게 오른 것이 수익을 약화시키는데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톤당 260달러 정도에 불과했던 연료유가가 올해는 거의 40% 정도 오른 360달러 정도여서 원가가 크게 상승했다. 또한 선박을 교체투입하면서 일부 비용이 발생한 것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취항한지 1년만인 2015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2014년 7월에 첫 출항했는데 2015년 하반기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2016년에는 연간 실적으로도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드사태, 유가상승 등 악재가 겹쳤지만 지난 3년간 고객들과 쌓아온 신뢰,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올해도 소폭이지만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기에 턴어라운드 할 수 있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리가 취항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기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박과 조직, 주주구성, 외부환경 등 내외부요인들의 박자가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가장 큰 요인은 선박을 안정적으로, 정시에 운항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용선해 3년간 투입했던 2만 4418톤급 스테나에게리아호는 단한차례의 사고도 없이 연간 평균 150항차 이상을 안정적으로 운항해줬다.

한중항로의 경우 통상 선박수리나 기상악화 등의 요인으로 140항차 이상 운항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스테나에게리아호는 설날, 추석 등 명절을 제외하고는 결항없이 모든 항차를 소화했다. 더군다난 몇차례를 제외하고는 연착없이 약속된 시간에 입출항을 해줬다.

스테나에게리아호의 용선료가 조금 비싸기는 했지만 사고없이 안정적으로 운항해 주면서 화주들과의 신뢰를 높일 수 있었고 항차 스킵이나 연착에 따른 잡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비용적인 측면에서 대단히 큰 도움이 됐다.

스테나에게리아호가 이처럼 사고없이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었던 것은 선주인 스웨덴의 스테나그룹이 파견한 유럽 전문 인력과 해기사 출신의 우리 운항팀 인력이 유기적으로 협력했기 때문이다. 스테나에게리아호를 운항하면서 쌓아온 운항관리 노하우가 새 배인 하이린징호 운항에도 그대로 적용되면서 안전운항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요인을 이야기하자면 고정적인 원가구조를 갖추었다는 점이다. 스테나에게리아호가 사고없이 운항하면서 잡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가가 톤당 평균 260달러대를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또한 중국측 주주가 취항에 앞서 미리 컨테이너 박스, 샤시 등 장비를 확보해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하면서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매출이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상태에서 돌발변수 없이 고정된 원가 구조가 유지되면서 조기에 턴어라운드가 가능했다.

-사드사태에도 불구하고 여객이 증가한 이유는?
=우리는 취항할 때부터 여객정책을 보따리상인 위주로 가져갔다. 일반 관광객을 많이 태우는 게 수익적인 측면에서 이익인 것은 맞지만 변동성이 크다는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의 나의 오랜 경영방침이다. 이에 따라 여객부문에서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보따리상인을 50% 이상 태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취항초기부터 보따리상인대 관광객의 비율을 70대 30정도로 유지했고 지난해 중국 단체관광이 폭증할 때도 50대 50까지만 늘리고 더 이상은 늘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드사태에 따른 중국 단체관광객이 제로가 되면서 타선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큰 타격이 없었다.

6월말 새로 투입한 하이란징호의 승객 정원이 스테나에게리아호의 거의 2배정도인 810명으로 늘어난 것도 여객 실적이 증대된 요인이다. 하이란징호를 대체 투입 당시 사드사태라는 악재로 예상보다 여객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11월 들어 중국 관광객들이 다시 승선하기 시작하고 있어 지난해보다 두자릿수 증가세는 시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하이란징호의 우수한 선내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 단체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국내 단체관광객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객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또한 단체여행객들이 보도 편리하고 효율적인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배를 타고 나갔다가 교동이나 일조, 연운항 배를 이용해 귀국이 가능하도록 평택지역 한중카페리선사들끼리 상호협력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하이란징호의 품질은 만족스럽나?
=취항 6개월밖에 안된 새배이니 아직까지는 당연히 좋다. 앞으로 2년 정도 지나봐야 건조 품질에 대한 평가가 나오게 될 것이다. 스테나에게리아호와 비교하면 금융비용, 운항비용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25~30% 정도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특히 여객, 화물 모두 캐퍼가 2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의의가 있다.

하이란징호는 Lo-Lo 방식이기 때문에 건조선가가 낮고 안정적으로 운항이 가능한데다가 비용적인 측면에서 샷시가 필요없기 때문에 Ro-Ro선 보다 강점을 갖고 있다. 또한 겐트리크레인을 이용해 신속하게 양적하 작업을 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최적의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그래도 Lo-Lo 방식으로 결정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우리측에서 먼저 Lo-Lo 방식으로 신조하자고 제안을 했고 중국측도 Lo-Lo 방식이 우리항로에 최적화될 수 있다고 동의하면서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다. 이런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회사에 저를 비롯해 승선경험을 갖고 있는 전문 인력들이 많이 포진돼 있었기 때문이다.

적재 적소에 승선 경험을 가진 전문인력들과 오랫동안 카페리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왔던 베테랑들이 포진하면서 우리항로에 최적화된 하이란징호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었고 영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우선 항로를 보다 안정화시키고 회사의 수익 기반을 공고히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대내외 여건들이 잘 맞아들어 가면서 조기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변화하는 한중카페리항로에서 보다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3년여간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는 내부로 눈을 돌려 한중합작회사라는 우리회사 조직을 보다 화합시키고 안정화시키는 한편 직원들의 복지를 향상시켜 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드는 작업도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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