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 김영무

▲ 김영무 부회장
한국해운산업은 한진해운의 파산이라는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고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고처야 한다. 우리 국가경제에서 해운산업이 차지하는 의미를 되새기며 더욱 튼튼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재건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뉴 스타트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해양진흥공사 설립을 비롯해서 의미 있는 결실을 맺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8년을 해운산업 재건의 원년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해운산업 재건의 원년을 맞아 우리가 특히 힘써야 할 과제를 상기하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져본다.

우선 우리 해운산업의 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을 설정해야한다. 이 비전은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우리산업의 급변하는 환경을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 이렇게 정해진 비전은 늘 곁에 두는 거울이 되어 언제라도 우리산업을 비추어 보고 흐트러진 방향을 수정하는 나침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다양한 노선에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정기선사를 육성하는 일이다. 이전 한진해운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미주, 구주 정기노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양선사뿐만 아니라 아시아역내 정기노선 서비스 선사도 키워내야 한다. 원양선사는 최소 200만TEU 이상의 선복을 확보해야 할 것이며 근해선사도 50만TEU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경쟁력있는 초대형선박의 비중도 끌어올려야 한다. 단순히 선복을 확보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복확보를 통해 경쟁력 있는 노선과 서비스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

셋째, 선화주 관계를 더욱 밀접한 관계로 심화시켜야 한다. 선주는 화주를 위해 밀어주고 화주는 선사를 끌어주어야 한다. 원양 수출입 컨테이너화물의 20%에 불과한 국적선 적취율을 최소한 70%로 확대하고 수입 전략물자들도 현행 50% 수준에서 100%로 향상시켜야 한다. 우선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공기업 수입화물의 운송권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넷째, 지구온난화와 환경보호가 전세계적인 문제이다. 해운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UN 국제해사기구의 최대 현안이기도 하다. 바닷물의 이동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교란을 막는 장비를 배마다 탑재해야하며 황산화물 배출을 저감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차제에 선박 에너지를 천연가스나 연료전지로 대체하는 연구도 활기를 띠고 있다. EU는 7.5억 유로 규모의 친환경선박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덴마크에서도 친환경기술 개발에 25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이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 해운산업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정부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앞으로 10~20년은 해운산업의 환경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를 것이다. 자율운항선박의 도래,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운거래, 해운서비스의 디지털화, 빅데이터를 통한 스마트쉬핑 등 제4차 산업혁명이 해운산업을 어떻게 진화시켜 나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기이자 기회의 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산업 환경이 무섭게 변화하는 전환기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유연함과 차분함이다. 어떠한 상황변화에도 자기 자신을 유연하게 변화시켜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며 처해진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 차분함이 필요할 것이다.

2018년 해운재건의 원년을 맞아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며 세월이 지나서도 2018년이 해운재건의 원년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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