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중·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져"

해외 주요 항만들이 앞 다투어 스마트항만 실현을 위한 종합로드맵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에 비해 준비가 미흡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원장 양창호, KMI)은 최근 발표한 KMI동향분석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나라도 항만을 진정한 스마트항만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물류망 전체를 아우르는 중장기 로드맵과 세부 추진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항만(Smart Port)이란 IoT, AI 등 신기술과 혁신을 통한 물류 최적화, 효율적 에너지 사용, 친환경, 배후도시와 연계강화 등 항만의 포괄적인 기능 및 역할이 포함된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자동화항만 자체를 스마트항만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으나 자동화항만은 스마트항만을 구성하는 부분 중 하나에 해당한다.

스마트항만은 항만 내 정보공유를 넘어 항만, 화물, 교통망, 운송수단 등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 및 공유, 시스템 간 정보 교류 등을 통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 친환경, 지속가능성, 배후도시와의 연계 등도 스마트항만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기능 및 역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KMI는 주장했다. 개념에 대한 이해부족과 함께 종합적인 로드맵마저 없는 상황에서 개별적으로만 R&D가 추진되고 있으며 그 효과와 연계성을 높이는데 한계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항만 도입을 위해서는 IoT 기술 등을 통한 해운~항만~내륙 물류간 실시간 정보연계와 AI기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 항만자동화가 필요하지만 국내 항만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KMI는 진단했다.

▲ 우리나라 스마트항만 준비 수준 및 항만~내륙물류 정보 연계 수준(출처 : KMI 동향분석)

이에 반해 네덜란드, 중국, 일본 등 이미 해외 주요 항만은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은 연구개발(R&D)과 혁신을 스마트항만의 핵심가치로 인식하여 대학과 기업과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으며, 「SMARTPORT」라는 조직을 설립하고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해 물류, 에너지·산업, 항만인프라, 항만도시, 항만전략 등 5개 부문의 로드맵을 수립, 부문별 개별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함부르크항은 자체 개발한 「smartPORT」프로그램을 통해 물류부문과 에너지부문에서 총 27개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친환경과 경제성장 목표라는 두 가지 목표의 동시 달성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 또한 광저우항, 샤먼항, 우후항, 닝보항, 상해항, 청도항, 난징항, 톈진항, 탕산항, 친황다오항, 대련항 등 총 11개 항만을 스마트 항만 시범사업 항만으로 지정, 지능형 항만운영, 안전관리 개선, 물류통합, 사업모델 혁신 등 4개 분야에서 이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해 기술개발 촉진, 정부/민간 참여 유도, 항만산업과 융화 방식을 통해 단계적으로 발전을 추진하도록 계획했으며 이를 통해 실제 청도항은 2016년, 상해항은 2017년에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고 기술력 수준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또한 중장기 항만 정책인 「PORT2030」 수립을 통해 스마트항만 구축 관련된 세부 목표 및 계획을 포함시켜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PORT2030」에서 제시한 8대 주요 정책 중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터미널 운영 정보화’와 ‘항만시설 건설 및 관리 혁신’이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정책에 해당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항만 역시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스마트항만에 대한 준비를 위해서는 스마트항만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MI는 우선적으로 현재 자동화항만에 국한되어 있는 스마트항만에 대한 개념정립과 이에 기반을 둔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고 KMI는 주장했다. 스마트항만은 항만을 포함한 물류망의 모든 자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상호 양방향 정보교환을 통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자율형 항만으로 정의되기 때문에 이러한 개념 정립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우선적으로 수립하고 각 부문별 세부 추진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해운 및 항만산업의 장기 환경 변화, 항만산업 및 배후도시의 구조 변화 등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로드맵을 수립하여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닥쳐올 미래의 핵심 기술을 연구소 중심으로 선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며 여기에 성장 가능한 기업의 참여가 더욱 확대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항만 구축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도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KMI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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