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탱커 시장 내주면 대형시장도 장담 못해”

▲ 5일 울산시 동구청 중강당에서 개최된 ‘현대중공업 원·하청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토론회’ 모습
국내 조선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중형조선업체들의 회생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조선산업특별위원회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5일 울산시 동구청 중강당에서 ‘현대중공업 원·하청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연세대학교 사회발전 전문연구소 박종식 박사는 ‘2018년 한국 조선해양산업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조선산업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중형 조선업체 회생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장기화된 조선업 경기 침체로 인해 중형 조선업체들이 대거 사라지기 시작했고 국내 중소형 조선업체의 위기를 틈타 중국 조선업체들은 중소형에서 중대형까지 건조 선종을 확대하고 있다. 박종식 박사는 현재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등이 중대형 탱커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으나 SPP조선과 신아SB가 사라지면서 중국 조선소들의 추격을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조선 빅3가 VLCC를 대거 수주하면서 수주절벽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중형탱커 시장을 중국에 내주게 되면 초대형 탱커 시장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2010년 이후 중소형 조선업체들이 대거 몰락하면서 시장원리에 따라 구조조정이 충분히 진행됐다. 이제는 2019년 이후 조선업 회복기를 대비해 국내 조선산업의 체질강화와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조선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장 기능직 인력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확립된 사내하청 중심의 생산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차 물량팀을 중심으로 고용이 급증할 경우, 한국 조선업의 장기적인 노동력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박 박사는 주요 핵심 및 안전관련 공정에 대한 숙련 직영 기능인력을 확보하고, 남용되고 있는 부문에서는 재직영화를 통해서 생산관리 능력 향상과 품질관리비용 절감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내하청을 일거에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다단계 사내하청 폐지 및 하청업체 대형화를 통한 전문성 향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면한 조선업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 고숙련(노)-고품질(사) 전략에 대한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만약 별다른 준비 없이 어영부영 내년 1년을 보내고 나면 조선산업은 또다시 과거처럼 사내하청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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