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계획 미흡하면, 원칙대로 법정관리 신청"

산업은행이 10일 STX조선해양 노사가 제출한 자구계획을 수용하고 회생절차(법정관리) 추진을 철회했다.

산업은행은 STX조선이 제출한 자구계획에 대해 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의 충분한 검토를 거친 결과, 컨설팅에서 요구한 수준 이상으로 판단됨에 따라, 회생절차 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STX조선은 비용감축, 수주확보, 적기 유휴 자산 매각 등이 포함된 자구계획과 사업재편을 차질 없이 추진해 정상화를 도모할 방침이며, 산업은행은 내부 절차를 통해 수립될 수주가이드라인의 요건을 충족하는 선박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할 계획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STX조선의 경영 상황 및 자구계획 이행 등을 지속 점검하여, 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이 원활히 이행되지 않거나 자금부족이 발생할 경우에는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4월 9일까지 컨설팅 제시 수준 이상의 자구계획 및 사업재편 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STX조선은 외주화 및 희망퇴직을 통한 인건비 감축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으나, 노조는 인력 감축에 반대하고 실효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노사확약서 제출시한이 지나자 원칙대로 회생절차로의 전환을 신청하기 위해 이사회 개최 등 회생절차를 준비하던 가운데 STX조선 노사가 10일 오후 5시 55분경 자구계획에 대한 확약서를 제출한 것이다.

동 자구계획은 사측 제시안과 인건비 감축 효과는 유사하나, 외주화 및 희망퇴직이 아닌 무급휴직을 통해 이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사는 향후 5년간 매년 6개월씩 무급 휴직에 들어가고 임금 삭감, 복지 혜택을 축소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노사가 최종합의한 무급휴직 방안의 경우, 외주화에 비해 직원 개개인의 임금수준이 더 크게 감소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산업은행과 회계법인의 검증 결과, STX조선 노사가 확약한 자구계획안은 컨설팅 제시 수준 이상을 충족하여 당초 인건비 등 원가절감 금액을 정한 원칙에 부합하고 있어 자구계획안을 수용하고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회생절차 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STX조선의 자구계획안은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과거 인력감축 중심의 일방적 노조 압박이 아닌 노조의 선택 및 노사간 합의를 통해 추진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노조는 더 큰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회사에 남아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강한 애사심을 갖은 직원들이 향후 경영정상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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