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 경영학 박사(한국물류포럼 대표, 능인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박태원 박사
기업의 리더들은 늘 혁신을 부르짖고 성과 내는 조직을 갈망하지만, 그중 많은 이들이 과거의 경험과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중견 기업들이 정체돼 있는 동안, 작은 규모에서 시작해 혁신을 거듭하며 무섭게 성장한 신흥 강자들이 있다.

최근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로버트 브루스 쇼는 <익스트림 팀(Extreme Teams)>이란 저서를 통해 ‘모든 기업에 똑같이 적용되는 이상적인 조직문화나 전략은 없지만 좋은 롤 모델은 있다’면서 기존의 비즈니스의 틀을 바꾼 혁신 기업에서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는 조직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픽사, 넷플릭스, 알리바바, 홀푸드, 에어비앤비, 자포스, 파타고니아 등 최근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고속 성장 혁신기업’ 7개 기업들이 기존의 기업과 어떻게 다른 구조와 문화로 움직이는지를 분석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기존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특징은 이들 혁신기업이 조직과 사람을 운영하는 방식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들은 성공하려면 획기적인 제품과 서비스 이상의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즉, 조직 역시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흔히들 구호에만 그친 말뿐인 혁신이 아니라 조직 구석구석까지 철저히 스며드는 일상으로의 혁신이다.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익스트림 팀’은 △ 자신이 하는 일과 조직의 목표를 체득하고 그것에 올인 하며, △ 뛰어난 1인의 능력보다 팀의 조화로써 성과를 내고, △ 성공에 결정타가 될 소수의 우선순위에만 집중하며, △ 때론 강하고, 때론 부드러우며, △ 불편함을 편안하게 받아들인다는 5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남다른 성과는 개인이 아닌 팀이 만든다. 작은 집단, 즉 팀을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전체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 혁신기업들은 하나같이 사업의 성공에 팀을 매우 중요하게 활용했다. 최고의 엘리트를 한데 모아놓는다고 해서 최고의 성과가 나올 거라 기대한다면 착각이다. 조직의 성공에는 다양성과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익스트림 팀은 잘 안다. 그들은 개인의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 개인들의 동기와 가치, 장점이 잘 융화되어 더 큰 시너지를 내게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개인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것을 성취하게 하는 것이다.

익스트림 팀은 팀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분야를 집중 공략한다. 그 분야에 어마어마한 시간을 쏟아 헌신하며, 그 외의 부차적인 일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불필요한 절차와 간섭도 배제한다. 이들은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를 초월한 더욱 발전적이고 새로운 기회를 창의적으로 탐구하며, 그러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자원, 자율성 등을 제공받는다.

또한 익스트림 팀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도 높게 노력하는 동시에 팀원들의 장점과 약점을 솔직히 드러내며 서로 조화롭게 협동한다. 이처럼 상반된 가치들을 동시에 실현하는 익스트림 팀의 면모는 ‘고도의 자율성’과 ‘명확한 책임의식’을 함께 추구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그리고 익스트림 팀은 팀원들끼리 서로 격려하면서도 갈등과 충돌을 반긴다. 다소 불편함을 일으키더라도 정당한 논쟁을 장려하며, 이를 통해 더 나은 결과에 다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리스크를 피하려고만 하거나 갈등을 실패의 조짐이라고 여기는 여느 조직과는 확연히 다른 문화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神)이라고 추앙받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모방 경영도 기존 제품의 혁신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는 듀폰이 개발한 사업부제(事業部制)를 일본에 가장 먼저 도입하여 많은 사람들을 경영자로 키우고 그들의 지혜와 창의력을 경영이라는 활동에 끌어들였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잘나가는 조직을 단순히 모방만 하는 기업은 망한다”라고 했고,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모든 창의성과 아이디어는 결국 사람의 것이다. 좋은 인재를 육성하고 지원하면 그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 놓는다”라고 픽사의 최고경영자 에드 캣멀은 강조한다. 문제는 아이디어나 견해가 자유롭게 분출되어 사람들 사이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힘과 장애물’이다. 실패와 그 책임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 위계질서나 직급 차이에서 비롯되는 미묘한 심리적 압박과 소통 부재 등이다. 픽사 임원들이 리더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임무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장애물을 찾아내고 제거해서 창의성이 흐르는 길을 터주는 것이다.

우리 해운업계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걸 맞는 사람과 조직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 경쟁우위에 있는 글로벌 선도기업을 어떻게 벤치마킹해야 할 것인가? 우리 기업만의 독특한 창의성을 어떻게 계발하여 접목해야 할 것인가? 그 결정적인 해답을 찾는데 우리 해운업계는 보다 깊은 성찰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진취적이고 과감한 조직 혁신을 통하여 자기만의 창의적 경쟁우위 경영전략을 구축하지 못하면 살벌한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