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하역물량 증가로 선박 재항시간 증가
선석생산성 향상으로 항만경쟁력 유지해야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이 IHS Markit의 원자료를 토대로 전 세계 600여개 항만, 1500여개 컨테이너 터미널을 대상으로 선석생산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선석생산성은 단일 항만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지표이며 같은 조건이라면 선석생산성이 높은 항만일수록 물량을 더욱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 세계 컨테이너 항만들은 하역장비를 추가 투입하고 현대화하는 등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KMI에서 발표한 선석생산성 분석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컨테이너 터미널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에 있어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분석함으로써 전 세계 컨테이너 항만 및 터미널 안에서 현재 우리나라 항만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확인해볼 수 있고 점점 더 격화되어 가는 컨테이너 항만 경쟁 속에서 향후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예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KMI는 전 세계적으로 선박의 평균하역물량이 이전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고 이는 선석생산성이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 선박재항시간 증가도 불가피 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항만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계 주요 컨테이너 항만 뿐 아니라 국내 주요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의 경우에도 선박 당 평균 하역물량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놓여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선박의 재항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선석생산성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KMI는 강조했다.

KMI에서 발표한 2017년 전 세계 주요 컨테이너 항만 및 터미널의 선석생산성 분석을 지면을 통해 자세히 소개한다.

▲ 2017년 세계 컨 항만 선석생산성 평균 시간당 62.3회

전 세계 600여개 컨테이너 터미널의 선석생산성을 분석한 결과, 2017년 선석생산성은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의 생산성 감소와 8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 생산성의 정체로 전년대비 1.9% 소폭 향상된 시간당 평균 62.3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세계 컨테이너 항만 평균 선석생산성은 2016년 4분기 63.1회/시간을 기록한 이후 2017년 3분기까지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 왔으나 2017년 4분기에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며 63.3회/시간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의 크기별 선석생산성은 전년대비 큰 폭의 생산성 향상(7.7%)을 보였던 2016년도와 달리 2017년도 전 세계 8000teu급 이상 대형선박의 평균 선석생산성은 91.1회/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2017년도는 전 선형의 선석생산성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7000teu급 안팎의 포스트 파나막스 컨테이너 선박의 경우는 각각 –1.4%,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역별 선석생산성 동북아 가장 높아

지역별 선석생산성은 동북아시아 지역 항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82.3회를 기록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선석생산성은 중국의 일부 컨테이너 항만 선석생산성 감소로 전년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기존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워낙 선석생산성이 높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동북아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선석생산성을 기록한 지역은 동남아시아 지역이 차지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지난 한해 가장 높은 증가율인 6.6% 상승한 64.7회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북미동안 지역이 전년대비 4.9% 증가한 시간당 60.2회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노사분쟁 타결로 향상되었던 미주 서안의 경우에는 전년대비 소폭(-0.2) 감소한 시간당 56.2회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이 6.7% 감소한 55.8회/시간, 북유럽 지역이 3.5% 증가한 51.7회/시간, 라틴아메리카 지역이 1.1% 감소한 48.4회/시간, 지중해 지역이 4.3% 증가한 47.9회/시간 순으로 나타났다.

▲ 한국, 국가별 선석생산성 세계 3위 도약

한국은 2017년 들어 시간당 89.8회의 선석생산성을 기록하면서 순위로는 2단계 상승한 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대비 7.0% 대폭 증가한 수치로 전 세계 600여 컨테이너 터미널의 평균 선석생산성인 시간당 62.3회와 비교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선석생산성 10위권 안에 든 국가를 살펴보면 1위는 시간당 110.5회를 기록한 아랍에미리트가 차지했다. 뒤를 이어 2위는 시간당 100.3회를 기록한 오만으로 1, 2위 모두 중동 국가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경쟁국 중국은 시간당 89.1회로 전년대비 증가율(2.4%)이 둔화됐으며 2015년 2위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국가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경제제재 해제 당해인 2016년에 단숨에 10위권(71.9회/시간, 9위)에 진입했던 이란의 경우 2년차인 지난해 전년 동기대비 21.2% 증가한 시간당 87.2회의 생산성을 기록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도 12위를 기록했던 홍콩의 2017년도 시간당 선석생산성은 72.2회로 전년대비 5.1% 증가하면서 9위를 기록하며 세계 Top10위에 새롭게 진입했고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가 6위, 싱가포르는 전년 동기 대비 8.1% 대폭 증가한 시간당 80.9회로 7위, 스리랑카가 8위, 일본이 10위에 랭크됐다.

▲ 2016/17년 세계 국가별 컨테이너 항만 선석생산성 Top 10

▲ 항만별 생산성, 부산항 세계 10위

항만별 선석생산성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의 부산항이 전년 대비 4계단 상승한 세계 10위를 차지한 가운데 이는 신항 일부 터미널의 하역장비 개선과 타부두 환적의 부두 내 운송문제 개선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KMI는 판단했다. 부산항의 지난해 선석생산성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시간당 92.1회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선박대형화 대응의 일환으로 신항 터미널별 하역장비 개조 및 신규투입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선석 생산성 추가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계 1위는 시간당 116.7회를 기록한 아랍에미리트의 제벨알리항이 차지했다. 제벨알리항은 2016년 4분기에 역대 최고치인 시간당 131.9회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4분기에 시간당 117.5회까지 하락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지만 4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코르파칸항의 경우에도 전년대비 5.5% 감소한 시간당 94.7회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4계단 하락한 8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벨알리항의 뒤를 이어 중국 상해 양산항이 전년 동기대비 8.4% 증가한 시간당 115회로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위를 차지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킹압둘라항이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3위를 기록했다. 2016년 6위였던 오만의 샬랄라항은 4위로 두 계단 상승한 반면 아랍에미리트의 코르파칸항의 경우 전년 대비 5.5% 감소한 시간당 94.7회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4단계 하락한 8위를 기록했다.

5위는 4계단 상승한 중국 선전 마완항이 차지했고 6위는 1계단 상승한 중국 연태항이 차지했다. 반면 2016년 7위를 기록했던 칭다오항의 선석생산성은 전년 대비 5.8% 감소(87.6회/시간)하며 12위로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북미 동안의 NY/NJ항의 선석생산성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6.9% 급등한 시간당 79.9회를 기록하며 2016년 42위에서 지난해 25위로 순위가 크게 상승했으며 반면 북미 서안 LB항의 경우 전년대비 12.4% 하락한 63.7회/시간을 기록하며 30위에서 지난해 53위로 순위가 급락했다.

한편 유럽의 대표 관문항인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66.5회/시간, 47위)과 독일의 함부르크항(63.4회/시간, 54위)은 각각 항만생산석 부분에서는 다른 지역의 항만들에 비해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16/17년 세계 컨테이너 항만 선석생산성 Top 20

▲ 터미널별 생산성 부산 신항 PNIT 세계 8위

부산 신항 1부두(PNIT)의 선석생산성은 시간당 108.2회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하며 큰 증가세를 기록, 국내 컨테이너 터미널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인 8위를 차지했다. 2017년 1분기에 시간당 96.2회를 기록했던 PNIT의 선석생산성은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시간당 114.6회, 시간당 111.9회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의 DP Jebel Ali Terminal 2가 시간당 123.4회로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Red Sea Gateway Terminal이, 3위는 DP Jebel Ali Terminal 3가 차지해 1~3위를 모두 중동 지역 컨테이너 터미널이 차지했다.

4위는 중국 상해 양산항 1단계 터미널인 Shengdong International Container Terminal이 이름을 올렸으며 일본의 APM Yokohama Terminal은 5위, 중국 샤먼항의 Songyu Container Terminal은 6위를 차지해 동북아시아 지역 컨테이너 터미널이 중위권을 차지했다.

이밖에 베트남 남부에 위치한 Cai Mep International Terminal이 7위, 중국 닝보항의 Ningbo Gangji Terminal이 9위, 오만의 Container Terminal(Salalah)항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 2016/17년 세계 컨테이너 터미 선석생산성 Top 20

▲ 초대형 컨선 대상 선석생산성 부산항 10위

8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의 항만별 선석 생산성은 제벨알리항이 세계 1위(141.2회/시간)를 차지했으며 부산항은 전년대비 10.9% 증가한 110회/시간을 기록해 10위를 차지했다. 부산항의 경우 2016년에 다소 부진한 면(99.2회/시간)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초대형 선박에 대한 항만 경쟁력이 강화되며 6계단 순위가 상승했다.

중국 상해항(양산)의 초대형 선박 대상 시간당 선석생산성은 전년대비 7.8% 상승한 121.8회로 지난해 대비 5단계 상승한 2위를 기록했으며 반면 천진항은 4.9% 감소한 112.9회/시간으로 4년 연속 초대형 선박에 대한 선석생산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싱가포르항의 초대형 선박 대상 선석생산성은 초대형 항만(Tuas)으로 일원화 시키는 전략과 항만당국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체 노력이 주효하여 꾸준한 증가세(114회/시간, 7위)를 보이고 있다.

터미널 별 8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의 선석생산성은 DP Jebel Ali Terminal 2가 시간당 143.2회로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DP Jebel Ali Terminal 1이 2위를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Red Sea Gateway Terminal은 3위를 차지했으며 부산 신항 3부두(HJNC)가 시간당 130.1회로 국내 컨테이너 터미널 중에는 가장 높은 기록인 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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