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말 이후 해양부문 일감 없다”

▲ 현대중공업 강환구 사장
오는 7월 말 해양 부문 일감이 소진될 예정인 현대중공업이 해양사업 부문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강환구 대표는 23일 담화문을 통해 해양프로젝트 일감부족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회사를 살리기 위한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현대중공업의 해양 프로젝트의 남은 일감은 아랍에미리트의 나스르 프로젝트가 유일하다. 현대중공업은 6월 중순 첫번재 모듈을 시작으로 7월 말까지 5기의 모듈을 모두 출항시키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즉 나스르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양 부문 일감이 없는 것이다.

강환구 대표는 “그동안 일감확보를 위해 여러 프로젝트의 수주에 참여했으나,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 등과의 원가경쟁력에 밀려 수주에 실패했다. 특히 토르투 공사는 그동안 현대중공업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유럽 엔지니어링 업체가 제작비가 싼 중국 야드와 손을 잡고 계약을 따내 더욱 충격적이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스타토일이 발주한 카스트버그 프로젝트의 FPSO는 싱가포르 셈코프마린이 수주했고, BP의 아프리카 토르투 LNG FPSO 프로젝트는 엔지니어링 업체 테크닙FMC와 중국 COSCO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수주하면서 현대중공업은 연이은 고배를 마셨다.

강 대표는 “중국 조선사가 해양공사까지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프로젝트 하나를 수주하지 못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결국 인건비가 1/3 수준인 업체들과 수주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수주 성공을 위해서는 생산성을 더욱 높이고, 원가는 낮춰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감부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동시에 공사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가, 두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무조건 목소리를 높이고, 투쟁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냉정해져야 하고, 현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일감부족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다. 강 대표는 노조도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나스르 공사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주하더라도 착공까지는 상당기간의 일감공백은 피할 수 없다. 이는 회사가 처한 현실이다. 어쩌면 그 이상의 희생을 치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노동조합도 명분에 집착하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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