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조인㈜ 전병진 대표

컨테이너에 고유번호 부여하는 BIC

 
박스조인 전병진 사장
박스조인 전병진 사장

해상용 컨테이너 박스를 눈 여겨본 이들이나 해운물류업계 관계자들이라면 컨테이너 박스에 알파벳 4자리와 일련번호 6자리 등이 타각돼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다. 이 알파벳과 일련번호는 컨테이너 박스가 누구의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으로 현재 전세계에 유통중인 해상용 컨테이너 약 3800만teu에는 각각 다른 알파벳과 숫자가 타각돼 있다.

많은 분들이 국제 해상용 컨테이너 박스에 고유한 문자와 번호가 타각돼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겠지만 각 컨테이너에 문자와 번호를 부여하고 관리하는 조직이 BIC라는 것을 아시는 분들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BIC(Bureau International des Containers)는 컨테이너 박스의 안전과 보안, 표준화, 효율성 향상을 위해 1933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프랑스 파리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 BIC는 ISO 국제 규정에 의거해 국제 무역에서 사용되는 모든 컨테이너에 BIC Code(Container Prefix=Owner code)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120개국, 2500개 이상의 BIC Code가 등록돼 있다. 우리나라 해운물류회사들도 총 54개의 BIC Code를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

BIC는 세계 주요국가에서 BIC Code 운영을 위해 22명의 컨테이너 전문가들을 NRO(National Registration Organizations)로 선임해 55개국을 관리하고 있다. 필자는 2008년 1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BIC Korea NRO로 선임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BIC는 2~3년 주기로 각국 NRO를 초청해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지난 5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프랑스 파리에서 BIC NRO 회의가 개최됐다. 필자는 BIC Korea NRO로서 앞으로 후임자가 될 아들과 함께 BIC NRO 회의에 참석했다.

BIC NRO 회의는 각국의 NRO들이 자국의 BIC 활동사항을 발표하는 자리로 각국 NRO들이 국제 해상용 컨테이너의 안전과 보안, 표준, 환경유지, 효율성 등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 상황과 최근 정보를 공유한다. 또한 참석자들끼리 친분을 쌓기도 하는 자리다. 이 행사는 BIC 파리사무국이 각국 NRO를 부부동반으로 초청하고 경비도 부담해 준다.

이번 BIC NRO 파리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중국·홍콩·싱가포르·호주·UAE·터키 아시아·중동 8개국, 미국·브라질·맥시코 미주 3개국, 프랑스·독일·영국·덴마크·이탈리아·벨기에 유럽 6개국 등 총 17개국에서 각국 NRO와 BIC 임직원 등 26명이 참석했다.

BIC는 컨테이너 박스의 일련번호를 부여하는 BIC Code Register 뿐만 아니라 전세계 해상용 컨테이너 박스에 대한 각종 정보를 관리하는 BoxTech, 컨테이너 박스를 보관하는 터미널이나 데포, 수리장 등의 정보를 담은 LoCode Register, 컨테이너의 안전 보수 관리 국제규정인 ACEP(Approved Continuous Examination Programs) 등 다양한 시스템을 운용 중에 있다.

이번 BIC NRO 파리회의에 다녀오면서 우리나라에서 컨테이너 박스를 소유하거나 취급하고 있는 컨테이너 정기선사들과 임대회사, 포워딩회사, 터미널, 데포, 화주 등이 BIC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BIC가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을 접하게 되면 컨테이너 수출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고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우리나라 해운물류회사들은 대부분 컨테이너 박스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BIC의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고 컨테이너 제조회사들의 안내에 따라 수동적으로 BIC Code를 등록할 뿐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무역거래시 컨테이너 박스와 관련된 표준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자칫 해외에서 낭패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해운물류기업들이 컨테이너 박스에 대한 국제 표준과 관련해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앞으로 몇차례에 걸쳐 BIC의 주요 업무인 BIC Code Register, BoxTech, LoCode Register, ACEP에 대해 소개하고 이번 파리회의에서 소개된 컨테이너 박스와 관련된 최신정보들을 공유하려고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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