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상 연구원 “후판가 상승으로 조선사 수익 악화 불가피”
올 한국 조선 수주량 790만cgt 9.4% 전망

국내 조선업계는 후판가격 상승에도 경쟁국과의 수주경쟁으로 원가 인상분을 선가에 반영하기 힘들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 철강업체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후판가격 인상 가능성이 보이고 있어 조선사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전 세계 수주량은 773만1천cgt로 전년동기 대비 42.4%, 국내 수주량은 322만9천cgt로 무려 9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종별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전 세계 수주량은 컨테이너선과 가스선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컨테이너선은 122만9천cgt로 전년 동기 대비 486.8%, LPG선은 27만3천cgt로 271.8%, LNG선은 157만1천cgt로 전년동기 대비 15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크선도 150만2천cgt로 90.7% 증가한 반면 탱커는 153만2천cgt로 10.2% 하락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탱커와 가스선 수주 비중이 높았다. 전 세계 LNG선 수주량(157만1천cgt) 가운데 한국은 전년동기 대비 132.8% 증가한 140만9천cgt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탱커는 89만1천cgt로 22.8% 상승했으며, 컨테이너선은 64만7천cgt, LPG선 10만5천cgt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잔량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 4월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7580만cgt로 지난해 말 대비 6.7%(540만cgt)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는 1.7% 감소한 1690만cgt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3월 121p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12월 125p, 올해 4월 128p로 소폭 상승했다.

올해 국내 수주량은 790만cgt로 전년동기 대비 9.4% 증가할 전망이나, 본격적인 회복세는 올해가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기술리서치센터 박유상 선임연구원은 “올해 전 세계 수주량은 낮은 신조선가와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회복 기조가 전망된다. 국내 업황도 올해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선박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구조조정이 완료된 2018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하반기 건조량은 2016년 수주절벽의 영향으로 감소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하반기 전 세계 건조량은 12.3% 증가할 전망이지만, 국내는 2016년 수주물량의 인도시기 도래, 조선업체 구조조정 등으로 17.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건조량 감소의 영향으로, 선박 수출액은 하반기 13.6%, 연간 25.2%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 수주잔량은 건조량 감소 및 수주량 반등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2.2% 상승한 1760만cgt로 전망됐다.

한편, 조선업계 하반기 주요이슈는 철강업체의 후판가격 인상이다. 국내 철강업체가 후판가격을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추가로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후판가격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2차례 연속 오른 상태로, 톤당 60만원 중반대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철강업체가 올해 하반기에도 후판가격을 추가 인상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후판가격은 선박 건조원가의 20%를 차지해 톤당 10만원 인상시 VLCC 기준 40억원의 원가가 상승하게 된다. 박 연구원은 “조선사는 치열한 수주경쟁으로 후판가격 인상분을 선가에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사가 원가 인상분을 감내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선사 영업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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