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업 경쟁력 유지 힘들어 인력양성 필요”
ICT·조선공학 융합형 전문인력 양성 본격화

최근 해운조선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슈 중 하나는 친환경·스마트선박이다. 관련업계는 차세대 선박의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 선박이 상용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선업 시황이 어려워지면서 조선사, 기자재업체는 과거에 비해 기술력에 투자하는 비중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조선업계가 기술력에 대한 투자 여력이 약해지면서 다가올 차세대 시장에 대한 대비 여력도 불안한 상황이다.

조선업계가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는 만큼, 미래 신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도 인력양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가 경쟁국에 비해 보다 높은 선가에 많은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이유도 기술력을 갖춘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조선산업의 미래 신성장 분야인 친환경·스마트 선박 분야에서 효과적인 인력양성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친환경·스마트 선박 R&D 전문인력 양성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친환경ㆍ스마트 선박 R&D 전문인력 양성사업 출범식’을 4일 양재 엘타워에서 개최했다. 향후 5년간 총 예산 92억원으로 100명 이상의 석·박사 인력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출범식에서 동 사업의 5개 참여대학(경상대, 목포대, 부산대, 서울대, 인하대)과 연구소, 조선사 등 업계 관계자들은 효과적인 인력양성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해운신문은 출범식에서 ‘친환경·스마트선박 전문인력 양성방안’을 주제로 발표된 패널토론 주요 내용을 정리·게재한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김선영 박사
“기본원리 이해할 전문인력 필요”

지난 2011년부터 해양수산부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다목적 지능형 무인선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이 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업계는 무인선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동 사업의 마지막 해인 현재는 해상 작업선뿐만 아니라, 대형 자율운항선박을 출현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관심이 높다.

다목적 무인선을 개발하면서 사업을 산업과 연결 지을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산업에서 인력이 창출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데 예를 들어, 기술이나 시설, 인프라, 정부 지원, 기업의 관심과 투자가 있어야 한다. 사람이 없으면, 산업은 발전될 수 없으며, 정체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무조건 필요하다.

최근 업계의 화두인 스마트선박을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라고도 표현한다. 결국 두가지 분야를 모두 잘 아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어느 한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우려를 해결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메카트로닉스공학 교수에 따르면, 새로운 개념의 복합적인 학과가 개설되고 기계공학, 전자공학 등 여러 분야를 공부해야 하면서 학생들이 벅차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조선공학을 베이스로 두고, 교과과정에 충실해야 한다. 또한 전공과목들이 현장 중심적인, 현장 요구에 부합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도 많은데, 이러한 과정이 굉장히 얕은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양성할 가능성도 있다.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경우, 새로운 것과 변화하는 기술에 대처하기 힘들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결과와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물론 실습 교육도 중요하다. 산업체와 연계한 현장실습도 필요하겠지만, 대학교 자체적인 실습 교육을 구축해야 한다. 실제 현장처럼 대규모 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실습 교육이 나중에 현장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서용석 PD
“조선업 확장위해 전문인력 투입해야”

산업계 R&D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보면, 정부는 산업의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획들을 펼치고 있다. 주변 산업인 자동차, 로봇 등은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인력, 인프라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산업을 키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조선업계가 최근 침체돼 있다 보니 산업계가 갖춘 능력이 드러나지 않은 것이다. 산업이 확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문적이고 기술을 발전시킬 인력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 조선·해양플랜트업계가 갖춘 경험과 연관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은 매우 크기 때문에 인력양성 사업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이러한 장점이 기술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업계가 스마트선박을 새로운 비즈니스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선박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봐야 산업의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이뤄지고, 이와 더불어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인력양성도 이뤄질 수 있다.

특히 동 사업이 중요한 것은 국내 조선업계가 언제까지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력양성사업이 시발점이 돼 ICT사업과 융합해 산업을 확장시키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길 바란다.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이동연 상무
“선박 운항 규제 교육 필요”

요근래 선주들을 만나보면 가장 큰 화두는 선박의 안전과, 효율성, 환경규제이다. 선박 안전 상태를 가장 강조하는데, 특히 최근에는 고기량의 선원이 감소하면서 안전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조선업계가 어려워지면서 인력감축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해운업계도 운항비 절감과 최소비용으로 선박을 운항하기 위해 효율성이 높은 선박 건조를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시장에서는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만족할 수 있는 선박을 원하고 있다. LNG연료 추진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선가도 생각 안할 수 없다. 따라서 적정한 선가와 규제 등 선주의 두가지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선박에 대한 개발 요구도 있다.

이 외에도 선주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오토노머스쉽(Autonomous ship), 언맨드쉽(Unmanned ship) 등에 대한 기술개발 중요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조선소와 선사, 연구소에 있는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교육에 대해서 말하자면, 선박 운항 규제(regulation), 규범(rule)이다. 현재는 선장이 모든 책임을 가지고 선박을 운항하고 있지만, 운항권을 가지고 있는 이때 규제 및 규범을 개발하지 않으면, 오토노머스쉽, 언맨드쉽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이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문 인력양성 사업도 이러한 조선소 미래 사업을 알고 기초부터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력사업을 통해 배출된 인력은 10년, 20년 후에 조선업계를 발전시키는 근간이 될 것이다.

동 사업의 또 다른 장점은 조선소 재직자를 대상으로도 교육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조선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모두 조선공학, 기계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조선업계도 IT기술을 융합해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다른 분야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즉 동 사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면 조선업이 지속성장이 가능한 산업이 될 것이다.

DNV GL 이화룡 부사장
“기술 조합해 한방향으로 이끌어야”

한국과 유럽에서 각각 진행되는 스마트선박 기술개발 동향을 보면, 국내는 유럽에 비해 하나의 프로젝트를 잘 풀어나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른 분야의 기술과 결합해 한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조선업계에는 스마트선박 개발을 위해 모든 기술을 융합해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힘이 필요한데, 국내는 다른 국가의 엔지니어에 비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서로 헙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스마트선박에 대한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이미 어느 수준까지 올라와 있지만, 관련 기술들을 하나로 뭉쳐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조선소, 기자재 등 다양한 분야가 스마트선박 관련 기술개발에 참여하다 보니 기술에 대한 이해와 중요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분야와 협업하고 각 분야의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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