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뒤 한국의 해운경쟁력이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해수부의 해운업 지원 방향성과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국회 농해수위 김종회의원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뒤 대한민국의 국제 해운경쟁력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으며 국제적 선사들과의 격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국제 해운 경쟁력이 가까스로 5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정신 차리지 않으면 6위, 7위로 밀려날 수 도 있는 상황이다. 세계 6위인 노르웨이와의 격차가 2013년 1,4%였으나 2017년에는 0.6%로 좁혀졌다.

한진해운이 건재하던 2016년 국내 원양선사의 선복량(선사의 적재능력)은 1백만teu였으나 2017년에는 절반 이상 줄어든 41만6000teu로 급감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2016년 5.4%였으나 2017년에는 2%로 급락했다. 해외로 지급하는 돈을 제외하고 국내에 남긴 금액을 말하는 ‘외화 가득액’ 역시 2013년 289억달러에서 2017년 179억달러로 38%나 줄었다. 십년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수부는 ‘세계 5위 해운경쟁력 회복을 위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골자는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을 통한 해운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 ▲안정적 화물확보 ▲선박발주를 통한 경쟁력 있는 선대 확보다.

해운업계 현장에서는 대규모 선박발주로 해운위기를 헤쳐 나가는 정책은 ‘헛다리를 긁는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조원을 들여 3년간 2백척 이상의 선박을 신조 발주할 경우 최대 혜택은 조선업계에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운영자금이 넉넉하지 못한 국내 단 2개 뿐인 원양선사(현대상선, SM상선)에는 당장 운영자금 지원이 더 효과적인데 현재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유동성 문제를 보이고 있는 현대상선은 당장 8천억원 가량의 운전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기재부와 해수부, 금융위, 산업은행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차관 주재 회의를 열어 현대상선에 대한 운전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의했으나 아직까지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 현대상선은 대규모 선박 발주 계획(2만3천teu 12척, 1만4천teu 8척 등 3조1500억원)을 갖고 있으나 해양진흥공사의 자금집행 지연으로 조선소와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해운산업의 안정적 선박도입과 유동성 확보 지원을 위해 법정 자본금 5조원으로 설립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해운산업이 경쟁력을 잃게 되면 그만큼 국부가 유출된다”면서 “위기에 빠진 글로벌 해운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해수부와 해양진흥공사 앞에 놓인 중요한 숙제”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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