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현지 트래킹 장비 저렴하고 질 좋아”

▲ 카투만두 공항
10월 13일(토) -  카투만두공항Thamel 거리

새벽 0시 10분 말레이시아항공 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약 3시간 반 정도 기다려 T/S를 한 후 카투만두에 도착하니 현지 시각으로 새벽 0시 10분이었다. 네팔과 한국간 시차가 3시간 15분이고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T/S를 위해 기다린 시간을 감안하면 순수 비행시간만 11시간 반 정도였는데 중간에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3시간 반 정도 쉬었다 가니 훨씬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한국에서 카투만두까지 가는 직항편이 있으나 항공료가 2배 이상 비싸다. 한번의 T/S 구간이 있지만 말레이시아항공을 이용한 비행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카투만두 공항에 도착하니 엄청난 인파와 생각보다 무더운 날씨가 놀랐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찾고 입국 수속을 하려는데 입국 비자 신청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물론 우리 일행은 출국전 네팔 비자 신청서 작성 요령에 대한 인터넷 사이트(네팔 관광비자 받기- Himalayan Dreamer : http://me2.do/G51ZyBKW)의 도움을 받아 미리 작성해 간 비자신청서와 미화 25불(또는 한화 3만원)을 지불한 후 영수증을 받아 입국 심사대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출입국관리소의 입국 승인을 받았다.

공항 건물을 빠져 나가니 피켓을 들고 손님을 맞는 사람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데 그 중에 내 이름 피켓을 들고 있는 Ram이라는 이름을 가진 현지 여행사 가이드를 만나 무사히 우리 일행이 묵기로 한 호텔로 가서 여장을 풀 수가 있었다.

호텔로 향하는 도중 건물이나 집들은 우리나라 1970년대를 연상케 했다. 사람들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교통질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어수선했다. 특히 왕복 2차선 도로의 중앙선을 밥 먹듯이 넘나드는 곡예 운전에 처음에는 아연실색했지만 그것도 면역이 되는지 나중에는 스릴마저 느끼게 됐다.

▲ Khamel 거리

호텔에 여장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트래킹족들이 트래킹을 떠나기 전 주로 묵는 Thamel이라는 지역에 있었다. Thamel 거리는 상상 이상으로 번화했고 수많은 트래킹 장비와 캐시미어 제품을 파는 곳이 한집 건너 있었다. 놀랍게도 모든 제품들이 질도 좋아 보이고 유명 메이커인데 국내 가격과 비교하면 1/2~1/3 심지어는 1/5 정도로 저렴했다.

참고로 트래킹시 꼭 필요한 Cargo Bag Super Large Size(The North Face 상표)를 우리 돈 2만원에 구입했다. 네팔 여행 올 때 필요한 장비들은 현지에서 구매하거나 렌트하는 게 좋다. 국내에서 좋은 품질의 Cargo Bag 장만이 어렵기 때문에 허름한 가방에 대충 필요한 짐을 챙겨와 트래킹전 현지에서 합당한 크기의 Cargo Bag을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트래킹시 반드시 챙겨야 할 침낭도 국내에서 오리털 침낭 하나 구입하려면 거의 50만원 정도 줘야 하는데 여기서는 흥정만 잘 하면 10만원선에도 구입이 가능하고 패딩 잠바와 코어 제품, 등산복은 정말 저렴하기 때문에 충분한 흥정을 해서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이 정말 현명한 일인 것 같다. 반드시 몇 군데 가게를 둘러보고 제시하는 가격의 절반부터 흥정을 시작해 구매하면 결코 낭패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 J.Vill의 Hom사장
오후 늦게 J.Vill의 Hom사장이 찾아와 개략적인 여행 스케쥴과 예상 비용 등에 대해 브리핑을 해 주고 1인당 미화 300불씩만 우선 환전(1USD=117루피)해 주고 혹시 나중 남게 되면 같은 환율로 다시 달러로 바꿔 주기로 했다. 한국에서 돈을 준비할 때는 미리 네팔 화폐를 준비할 필요는 없고 가능한 미화 1백불 짜리로 준비해 오면 좋다는 귀뜸을 해 주었다.

참고로 선 지급한 여행 경비는 1인당 Permit과 TIMS(Trekking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비용 45불, 카투만두에서 포카라(제2의 도시)까지 국내 왕복 항공료 210불 그리고 가이드 비용에 대해서는 하루에 미화 30불해서 14일분을 지급했다. 포카라에서 힐레까지 봉고 및 집차 수배 비용, 공항 픽업 차량 수배 비용, 포카라 호텔비 그리고 포터는 하루에 15불씩 지급하는 것으로 해서 후불로 지급키로 했다.

저녁은 Thamel에 있는 현지 식당에서 네팔 민속음악을 들으면서 현지 맥주인 Everest 맥주 한잔씩 곁들여 현지식으로 하고 호텔로 돌아와 다음 날의 트래킹 준비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10월 14일(일) -포카라ㆍ나야플ㆍ힐레우렐리

아침 일찍 카투만두 호텔을 나와 국내선 공항으로 가서 제2의 도시 포카라까지 한 시간 동안 비행기로 이동했다. 물론 카투만두에서 포카라까지 승용차를 타고 움직일 수 있지만 7시간 이상 비포장 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완전히 넉 아웃이 된다고 한다.

포카라 공항에 도착하니 봉고차 한 대와 포터 3명이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봉고차로 일단 다시 '나야플'이란 곳까지 약 1시간반 이동했다. 이동중 TIMS Check Post에 들러 우리 가이드가 절차를 마치는데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나야플에 도착해서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짚차 2대가 도착했다. 짚차 위에 우리 일행의 모든 짐을 싣고 8명의 일행이 짚차 2대로 나눠 타고 트래킹 시작점인 힐레까지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한 시간 정도 달렸다. 워낙 도로가 험해서 나야플에서 힐레까지 봉고차 서비스가 되지 않아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몇년전만 해도 트래킹하는 시작점이 포카라에서 나야플 가는 도중에 있는 덤프스테디에서 해야 했는데 그 때를 생각하면 우리는 정말 행운이라는 가이드의 말에 공감이 갔다.

힐레에 도착하자 포터들이 우리 일행의 모든 짐을 짚차에서 내려 그들 방식대로 짐을 다시 꾸렸다. 우리 일행은 숙소가 있는 우렐리(Ulleri)를 향해 트래킹을 시작했다.

약 3시간 정도 트래킹을 해서 우렐리 숙소인 Holiday Guest House에 도착했다. 트래킹을 하면서 주변 마을 풍광도 보고 현지의 순박하고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들의 모습도 보고 끝없는 자연석 돌계단을 오르면서 무더운 날씨임에도 기분이 상쾌했다. 그리고 우리가 묵게 될 Lodge도 막연히 상상했던 것만큼 열악한 상황은 아니었고 룸에 침대 2개 또는 3~4개를 두고 온수 샤워도 가능해서 그런대로 지낼 만 했다.

▲ 트래킹중 만난 천진난만한 네팔 어린아이들

그런데 공용 샤워장에는 비누가 없고 화장실에는 화장지가 없어 당황스러웠다. 곰곰이 생각하니 그런 것들을 비치해 두면 어쩌면 남아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이해하기로 했다. 네팔 트래킹시 비누와 화장지는 필히 준비해야한다. 그리고 전력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밤중에 공용 화장실 갈 때는 반드시 랜턴을 들고 가야한다.

밤에는 춥기 때문에 반팔 티셔츠 위에 스웨터를 하나 더 끼워 입고 그 위에 패딩 잠바, 다시 그 위에 등산 잠바를 4겹으로 입고 그대로 오리털 침낭속에 들어가야 잠을 잘 수가 있다. 그 만큼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두껍지 않은 옷으로 껴입는 것이 중요하고 반드시 오리털 침낭은 준비해야 한다. 다소 우스운 얘기지만 함께 간 두 사모님들(?)이 침낭의 매력에 푹 빠져 다음날 아침 "침낭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침낭 극찬에 빠졌다.

숙박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룸당 4~8천원으로 비싸지 않았지만 Lodge에서 먹는 식사 값이 1인당 5~6천원이어서 네팔 물가에 비하면 다소 비싼 편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ABC까지 가는 동안 모든 Lodge의 메뉴가 통일돼 있고 다만 ABC에 가까워질수록 음식 값이 비싸진다는 것이었다. 국가기관이 개입해서 일률적인 통제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지점 이상 가면 Lodge에서 플라스틱 생수를 팔지 않고 빈물통에 물을 채워 주고 100루피(우리 돈 1천원)를 받기 시작했는데 상부 기관에서 환경 보호 차원에서 그러한 지시를 한 것이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따라서 네팔 트래킹시 반드시 800미리 정도의 보온병 이외에도 예비로 플라스틱 빈병을 준비하면 좋다.

▲ 우렐리에서 필자(왼쪽)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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