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올해의 인물/연운항훼리(주) 정상영 사장

 

신조선 투입하며 경영정상화 일궈내
한중항로 전면개방, 보수적 접근해야

한중카페리 최장항로인 인천-연운항 항로에 연운항훼리가 첫 취항한 것은 14년전인 2004년이다. 당시 연운항훼리 한국측 주주인 흥아해운에서 20여년간 컨테이너 영업으로 잔뼈가 굵은 정상영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상영 사장은 지난 14년간 연운항훼리를 경영하면서 한중카페리항로 최장항로는 핸디캡을 장점으로 바꿔놓는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인천-연운항에 이어 2007년 평택-연운항을 추가로 개설한 연운항훼리는 평택-연운항에 투입했던 선박이 잦은 고장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상영 사장이 중국 본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과감히 신조선 발주를 추진했고 지난해 3만 5187톤급 신조 카페리선 하모니윈강(Harmony Yungng)호를 인수하면서 경영안정화를 일궈냈다.

신중히 생각하고 충실히 행동한다는 신사독행(愼思篤行)이라는 좌우명과 ‘상호 신뢰하고 믿음이 있어야 한다’를 경영철학을 갖고 있던 정상영 사장은 연운항훼리가 여러 가지 위기에 직면했을 때 한중합작회사의 대표이사로 서로 믿고 상호 이해하고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경영이 결국 위기를 딛고 경영정상화를 시킬 수 있는 믿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정상영 사장은 또한 지난해부터 한중카페리선사들의 협의체인 한중카페리협회 부회장으로 선출돼 항로개방 문제, 신국제여객터미널 개발 문제, 업계간 과당경쟁 문제 등 한중카페리 업계가 공동으로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2018년 올해의 인물 여객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연운항훼리 정상영 사장을 만나 어려운 여건을 딛고 경영안정화를 일궈 내기까지와 한중카페리협회 부회장으로서 한중카페리업계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올해 경영실적은 어떻습니까?
=올해는 어느 해보다 과열된 시장경쟁 속에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다사다난했던 해였습니다. 인천항로는 신조선 투입 후 창사 이래 가장 안정적인 스케줄 운영을 소화하면서 11월까지 4만 1862teu, 여객 10만 297명을 수송, 고객 만족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평택항로는 여객은 안정적으로 유지해 8월까지 4만 8122명을 수송했지만 화물은 기대보다 낮은 2만 2498teu에 그쳐 수익 감소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연운항훼리 전임직원들은 2019년에는 평택항로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분주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천과 평택항로를 통틀어 11월까지 화물은 총 6만 4370teu를 운송해 올해 7만teu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여객은 14만 8419명을 운송해 올해 20만명 초과 달성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천항로의 경우 신조선 투입효과를 톡톡히 누리신 것 같다.
=인천-연운항 항로는 396마일로 항해시간이 24시간 소요됩니다. 하모니윈강호는 20노트의 빠른 선속으로 이러한 약점을 극복해냈습니다. 또한 하모니윈강호의 최신식 선내 여객 시설이 입소문을 타면서 중국 단체 관광객뿐 아니라 한국 단체 관광객, 배낭여행객, 일반여행객 등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특히 중국 단체 관광객은 전년대비 약 8배 이상 증가한 1만 2천명에 달했습니다. 화물 역시 하모니윈강호를 통해 안정적인 스케쥴과 충분한 선복 제공이 가능해지면서 TCR 물량과 대기업 및 유관 협력사 물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인천항과 평택항에 신터미널 개발이 추진 중에 있습니다. 어떻게 개발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인천항은 2019년 말, 평택항은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신국제여객터미널 개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인천항과 평택항에 신터미널이 완공되면 이로 인해 창출되는 부가가치와 고용 효과는 상상 이상이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신터미널은 여행객의 편리한 이동과 화물의 적기운송을 위해 서울 및 주요 관광도시를 연결하는 교통망이 반드시 안정적으로 구축돼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물류와 여행객 증대로 신터미널이 지역 도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한중 카페리선사들의 신조선 투입에 따른 선박 대형화와 THAAD 갈등 완화 분위기에 따라 단체 여행객이 증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박이 동시 접안할 경우 최단 시간내 CIQ 수속이 진행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선사, 관련업체들이 모두 합심해 선진국 수준의 터미널 운영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상인 비중이 점점 줄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각 항로별로 차이는 있지만 한중카페리선사들의 전체 여객 매출중 상당부분이 소상인 매출입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중국 정부 및 관계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소상인 정책을 강화 일변도로 집행하면서 소상인 비중이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상인 비중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대형 소셜 커머스 업체, 해외 카페리 선표 전문 판매사 등과 위탁 판매 계약을 맺었고 한국 여행객 뿐 아니라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배낭여행객 등을 타겟으로 다양한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천·평택↔연운항간 2개 항로를 운영한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펜듈럼 방식의 여행 코스를 여행사들과 함께 개발하는 등 소상인 비중 감소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한중항로 개방문제가 다시 논의되고 있습니다.
=한중항로는 수많은 국적, 외국적 선사들이 물량 유치를 위해 치열한 영업전을 펼치고 있는 레드오션입니다. 많은 선사들이 한정된 물동량을 서로 더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마이너스 운임이 횡횡할 정도로 이미 비정상적인 시장이 돼버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이저 컨테이너 선사의 한중항로 진입은 전체 운임시장 하락과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입니다.

한중항로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이 카페리선은 컨테이너선과 달리 빠르고 안전한 운송을 위해 슬로우 스티밍(저속운항)을 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카페리선사에게 연료유는 운영 원가에서 대단히 높은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연료 절감을 위한 슬로우 스티밍 대신 여객과 화물의 안전하고 빠른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카페리만의 시장이 만들어 지고 있는 와중에 한중항로의 전면개방은 과당 경쟁을 야기해 결국 서비스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불러오게 될 것입니다.

해상 운송 서비스질 하락은 수출입 화주들의 납기 미준수로 인한 클레임과 심할 경우 계약 파기 등과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이는 한국 수출입 기업들이 피해로 이어지고 수출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명성에도 균열이 가게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한중항로 전면개방은 컨테이너선사와 카페리선사가 공존하며 상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해운 생태계가 조성이 되도록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강화되는 국제환경규제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이십니까?
=국제적으로 환경규제가 점점 강화가 되고 있고 미국의 파리 기후협약 탈퇴 선언 등 다양한 변수도 존재해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만 중국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현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책을 강구해 대비하고 있습니다.

선박 평형수관리협약에 따라 설치해야하는 BWTS는 기름오염방지증서(IOPP) 갱신일인 2022년까지 설치할 예정이며 현재는 평형수 관리기록부(BWMP)를 작성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2020년 1월 시행되는 황산화물(SOx) 배출규제는 우선 황함유량 0.5% 이하인 저유황(LSFO)를 이용할 계획입니다만 탈황장비인 스크르버를 설치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친환경 항만 운영을 위해 항만 기항시 육전(AMP)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선내 기설치된 육전 장비를 최신화하고 있으며 인천항과 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에서도 AMP가 가능하도록 당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옥란호 대체선 발주계획은?
=평택항로에 투입중인 자옥란(ZIYULAN)호 대체선은 고객 요구와 내부 사업성 검토 등을 통해 신조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최근 평택항 인근 대기업 투자 유치에 따른 인프라 확대에 따라 화물과 여행객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체선 신조 발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큽니다. 또한 차후 국제적인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건조를 통해 더욱 더 향상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당국, 동종 업계에 건의하거나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미중간 무역 전쟁,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성장세 감소 등으로 한중카페리 업계뿐 아니라 해운산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은 해당 국가의 전략적이고 정책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한국 해운업 역시 이러한 시대적 변환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경쟁력 발전과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 당국과 관계기관에서 보다 심도 깊은 논의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종업계에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단순 물량 유치를 위한 마이너스 운임 덤핑으로 해운 시장 생태계의 혼란이 아닌 보다 거시적인 시각을 가지고 해운산업이 건전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갖춘 시장이 될 수 있도록 각자의 입장에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시장이 무대가 아닌 한중간이라는 제한적인 역내만을 서비스하는 한중카페리 선사들은 각 사들이 제공하는 개선된 서비스를 통해 최상의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헛된 노력이 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과 관계자분들께서 카페리선사뿐 아니라 한국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많은 지원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 연운항훼리 정상영 사장 약력 >
△ 1955년 3월 부산출생 △ 1974년 2월 부산고 졸업 △ 1980년 2월 부산대학교 졸업 △ 1980년 6월 흥아해운(주) 입사 △2004년 12월 흥아해운(주) 이사 △2004년 12월 연운항페리(주) 대표이사 사장 △2010년 2월 연운항중한윤도유한공사 재무총감 △2013년 4월 연운항페리(주) 대표이사 사장 △2017년 2월 한중카페리협회 부회장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