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運 民官 끈끈한 협력체제 구축해야”

▲ 이철원 한국해운신문 발행인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 돼지띠의 해가 밝았습니다. 휘황찬란한 황금빛의 강렬한 햇빛이 비추어 오는 이 새해의 아침, 우리 해운물류인들은 다시 설레는 가슴을 안고 희망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29년간을 해운전문신문 한길로 매진해온 ‘한국해운신문’은 우선 애독자 여러분과 해운항만물류업계 종사자 여러분들의 가정과 직장에 행운이 깃들어 화평한 가운데 큰 성장을 이뤄내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면 여전히 침체에 빠진 해운시황에 시달렸던 한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에 불어닥친 장기간의 해운불황은 10여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그 끝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반기에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화물선 운임지수도 연말로 접어들면서 다시 주춤하는 등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려운 국제경제 상황 속에서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어서 올해의 무역경기와 그에 수반되는 해운경기의 상승은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으로 보입니다.

장기간의 해운불황으로 수많은 외항 국적선사들이 간판을 내렸으며, 그 후 살아남은 선사들 가운데도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을 하는 선사들이 많은 등 우리 외항해운업계의 고난의 시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정부당국을 중심으로 해운산업 재건의 기치를 내걸고 한국해운 부흥을 위해 애를 쓰고 있으나 이러한 대응책은 너무 뒤늦은 것이어서 아직 효과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는 국적선사들에게는 또 다른 과제들이 현실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과제는 SOx 규제를 포함한 IMO를 중심으로 하는 환경 및 안전과 관련된 국제 규제강화에 대응을 서둘러야만 하는 것입니다. 2020년 시행에 들어가는 SOx 규제의 경우 대응조치에는 많은 경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선사들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반면에 이런 규제에 적절히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PSC(항만국) 통제 때문에 해당선박을 입출항이 자유롭지 못하고 경쟁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자연 퇴출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두운 측면만을 크게 생각하여 아무런 대응을 못하고 주저앉아 있어서는 결코 상황은 개선되지를 않을 것입니다. 이제 국적선사들은 물론이고 정부당국, 학계, 해운언론 모두 힘을 합쳐 해운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야만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민관 협력은 물론, 연구소와 관련 언론까지 막힘없이 소통을 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정부당국과 민간기업들의 대의 단체라고 할 수 있는 각급 협회들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민주화 되는 과정에서 업계와 당국간의 거리는 상당히 멀어졌으며 특히 김영란법이 발효된 이후에는 함께 자리를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관과 민, 민과 관의 사이가 더욱 소원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당국과 관련 업계와 관련 단체들은 이런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끈끈한 협력체제를 갖춰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연구소와 학계에서도 해운산업에 도움이 되는 연구들을 해내야 할 것이며, 해운언론도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해운언론을 중심으로 해운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서 토론하는 포럼을 발족시키는 방안도 검토해 봄직 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해운업계의 거의 유일무이한 희망은 한국해운진흥공사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 하에 운영되고 있는 한국해운진흥공사는 초기 운영에 있어 미흡한 점을 여럿 노정시키고 있지만, 정말 한국해운을 살려낼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는 점에서 큰 기대가 걸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해운진흥공사 경영관리를 책임 맡은 관계자들은 보다 투명하고 불편부당한 경영으로 해운업계의 진정한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기를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우리는 2019년 새해가 분명히 지난 한 해 보다는 해운시황이 회복될 것이며, 특히 하반기로 가면 갈수록 경기 회복의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연구기관에서는 지난해 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우리가 이렇게 밝게 전망하는 것은 그동안 불황의 기간이 너무나 길었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호황으로 전환된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 국적선사들이 해야 할 일은, 이 추운 겨울에도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 할 일은 선대(船隊)를 정비하는 일일 것입니다. 물론 장기 불황의 여파로 비경제 노후선은 거의 다 처분이 됐겠지만, 아직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처리 못한 것이 있다면 어떻게든 처분을 하고, 경제성이 있고 새로운 국제규격에 맞은 신형선을 빨리 보충해야 할 것입니다. 미리미리 발 빠르게 선대를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런 과정에서 한국해운진흥공사의 선박공급자로서의 역할도 강화돼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무엇보다도 필요한 인력의 확충과 인재 양성입니다. 그동안 우리 해운업계는 ‘해운 빙하시대’를 맞아 완전히 폐허상태로 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런 과정에서 실력있는 해운전문인력들이 많이 유실된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인력들 재발굴 하든가, 아니면 교육기관에 투자하여 좋은 인력을 확보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역시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영속성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저희 한국해운신문은 올해도 해운항만물류업계와 함께 호흡하며 함께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5월에 열리는 바다의 날 마라톤 대회는 여전히 성황을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며 12월말에 열리는 ‘올해의 인물상’ 시상식은 예년처럼 해운업계의 축제의 한마당이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런 대형 행사를 통해 해운항만물류업계의 화합의 장이 마련되고 그를 발판으로 한국해운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고 바랍니다.

한국해운신문 애독자 여러분과 해운 관련업계 종사자 여러분들이 새해에 모든 소원 성취하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2019년 己亥年 새해 元旦

한국해운신문 발행인 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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