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자유무역항 도입, 일자리 창출 검토해야”

항만 자동화 도입에 따른 근로자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자유무역항이 제기돼 주목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에서 최근 발간한 ‘KMI 월간동향’ 12월호에서 항만물류연구본부 항만물류기술연구실 서정용 전문연구원은 자유무역항 도입이 항만 자동화가 야기하는 실업을 상쇄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자동화를 추진하는 항만이 늘어남에 따라 항만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가 점차 대두되고 있다. 자동화는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인적오류(human errors)를 감소시키며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동자의 작업을 자동화 장비로 대체하거나 원격제어 기술을 통해 현장으로부터 직접적인 노동 작업 수행을 제거하기 때문에 항만 노동자들의 실업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추진 중인 부산 신항 터미널 자동화 등 스마트 항만 육성과 관련하여 이로 인해 일자리 소실이 예상되는 항만 근로자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바 있으며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부산항만공사, 부산항만물류협회, 부산항운노조 등 노·사·정이 업무협약을 맺고 함께 대응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정용 연구원에 따르면 일자리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영국 티스사이드(Teesside)는 자유무역항으로의 전환을 계획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스사이드는 잉글랜드 북동부의 도시권으로 철강, 화학 등 중공업이 발달한 도시였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철강 산업이 붕괴하면서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

이 지역이 자유무역항으로 전환될 경우, 해당 지역으로의 제품 수입, 보관 및 수출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최근에는 자유무역항에 위치한 기업이 원자재를 수입·가공하고 수출하는 활동에도 국경세를 부과하지 않아 제조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영국의 선적·물류 회사 PD Ports의 최고 운영책임자 Jerry Hopkinson은 본 계획이 2040년까지 6억파운드의 수익과 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서정용 연구원은 이 같은 티스사이드항의 자유무역항 도입의 전례를 비추어 봤을 때 자유무역항 도입이 항만 자동화가 야기하는 실업을 상쇄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항만도 세계적인 자동화 흐름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업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국가와 항만근로자의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고 합의점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항만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실업이 없는 자동화’는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자유무역항의 도입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 특히 고용 측면을 검토해야 한다.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지역 및 배후단지의 핵심 산업과 역량을 파악하고 관련된 국내·외 기업을 유치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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