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한국 음식 먹고 행복감에 젖어"

▲ Sinwuwa에서 되돌아 본 설산
10월 22일(월) 히말라야-Sinwuwa-지누단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인근 Lodge 부근을 돌다가 우연히 전라남도교육청 2018 히말라야 희망 원정대를 만났다. 김홍빈 대장(8천미터 12좌 등정하신 분) 이외에 교장 선생님 그리고 교육관을 뵈었는데 엄홍길 대장이 네팔에 학교를 14개 세우는데 전남교육청에서 13번째 학교를 후원해서 중학생과 고등학생 중 희망하는 학생들과 인솔하시는 분들 포함해서 86명이 참가했다고 했다. 이국땅에서 귀하신 분들과 학생들을 만나 잠깐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무척 반가웠다.

대학 후배는 경비 절감을 위해 포카라까지 바로 가기 위해 먼저 출발하면서 아쉽게 우리와 헤어지게 됐다.

목적지가 해발 1780미터의 지누단다(Jhinudanda)였는데 점심은 가는 도중 Sinwuwa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한국 음식인 꽁치 김치찌게를 먹을 수 있다고 가이드가 귀뜸을 해 주었다.

하산하는 동안 가끔씩 뒤를 돌아다보면 하얀 설산들이 우리의 가는 길을 아쉬워하는 듯 서 있어 발을 멈추고 한참을 돌아보곤 했다. 가는 도중 염소 떼들도 보고 먼 산을 물끄러미 처다 보면서 상념에 젖어 있는 개도 보면서 이곳의 짐승들도 온순해서 득도한 느낌이 들었다. 가끔씩 목에 방울을 달고 MBC에서 히말라야 가는 길에 불쑥 나타나 딸랑거리면서 초연한 자세로 내려가는 큰 개의 모습을 보며 묘한 기분도 들었다.

며칠 전 촘롱(Chhomrong)에서 올 때 끝없는 내리막길을 왔기 때문에 올라가는 길이 끝없이 이어질거라 생각했는데 Sinwuwa 가는 길은 촘롱 가는 중간에서 좌측으로 꺽어 들어갔다. 식당에 도착해 자리 잡고 있는데 한국에서 온 비구니 스님 세 분과 보살님 한 분이 가이드와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꽁치 김치찌게가 다른 음식에 비해 비쌌지만 모처럼만에 한국 음식을 먹게 된다는 행복감에 젖어 시켰다. 나중에 나온 김치 찌게를 보니 시큼한 김치 맛은 났지만 다소 어설픈 김치 찌개였다. 식사를 하는 도중 비구니 스님들 일행과 대화를 나눴는데 세 분의 비구니 스님 각자가 국내 다른 절에 계시는데 어떻게 함께 와서 보살님과 여행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이분들은 카투만두에서 식당과 Lodge를 하시는 '네팔짱'이란 여성분의 안내를 받아 왔다고 했다. 우리가 카투만두 호텔에서 묵었을 때 골목 입구에도 '네팔짱'이라는 간판이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나서 그 곳인가 하고 물었더니 그 곳이 아니고 카투만두 원숭이 사원 후문 부근에 '네팔짱'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라고 했다.

나중 우리가 카투만두에 돌아와 확인해 보니 과거에 어느 분이 Nepal JJang이라는 상호로 비즈니스를 하다가 한국으로 귀국하고 그 후에 두 분이 그것을 이어 받아 한분은 트래킹을, 다른 한 여성분은 식당과 Lodge를, 같은 상호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 스님들과 네팔 현지인 가이드가 '네팔짱' 얘기를 많이 해서 원숭이 사원 방문시 한번 들러 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또 식당안의 한 일행은 나이 드신 여성 한 분은 캐나다 벤쿠버에서, 다른 한 분은 호주에서 오신 분으로 아마 오래 동안 알고 지낸 지인들 같았다.

▲ 전남교육청 히말라야희망학교  원정대와 함께
Sinwuwa에서 점심을 먹고 한시간반 정도 지난 오후 2시 30분경 지누단다(jhinudanda)의 Lodge에 도착했다. 지누단다 Lodge는 2인실로 Twin Bed Room이었고 모처럼 온수 샤워가 가능했다. Lodge 2층에 있는 Room에 가는데 우리 Room 바로 앞에 있는 탁자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온 두 부녀가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이들 부녀는 아버지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서 ABC 가는 것을 포기하고 Lodge에서 몇일 머무르다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가이드가 근방에 온천욕하는 곳이 있으니 가보라고 권했는 데 야외 온천이 아니라고 해서 생각이 별로 없었다. 점심때 뵈었던 비구니 스님 일행들이 공교롭게 같은 Lodge의 우리 Room 옆방에서 묵으셨는데 그 분들도 온천욕하는 곳을 갔는 데 별로였다는 말씀을 하셨다.

우리는 대신 피로를 풀기 위해 Super Strong Beer인 'Nepal Ice'라는 현지 맥주를 주문해서 한 잔씩 나눠 마셨다. Lodge에는 눈에 익숙해진 오색의 Lung-Ta 깃발이 드리워져 있고 주변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Lodge 옥상에서 주변 풍광을 보니 설산뿐만 아니라 심산유곡의 깊은 골짜기를 보여 주는 멋진 곳이었다. 이곳에서 하루 밤만 자면 포카라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네팔 맥주 Nepal Ice

10월 23일(화) Si Wai-포카라

아침 새벽에 일찍 일어나 맑은 히말라야의 정기를 한껏 들이키고 식사를 한 후 8시경 Si Wai라는 곳에서 포카라행 지프차를 타기 위해 출발했다. 해발이 낮아지니 주변의 모든 것들이 더욱 푸른색을 띄고 풍성해 보여 뭔지 모르게 더욱 친숙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10시 30분경 Kyume의 한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그 곳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Si Wai가 위치해 있다고 했다. Kyume에서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11시 40분경 출발해 12시 30분 Si Wai에 도착했다. 그 곳에 도착해 보니 포카라까지 가는 버스가 한 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버스는 우리 일행을 보자 탈거라고 생각했는지 우리를 기다렸다. 그러나 우리는 지프차로 갈거라는 말에 버스는 바로 출발했다. 우리가 기다리던 지프차는 약 10분 후 우리를 픽업해서 포카라에 있는 숙소인 Mount Kailash Resort까지 데려다 주었다.

지프차를 이용해 포카라로 오는 도중 가이드에게 우리가 타게 될 패러글라이딩 장소가 가는 길에 있으면 그 곳을 경유해서 가자고 했더니 운전사가 그 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지프차를 주차하고 그 곳에서 패러글라이딩 하는 모습을 보니 아주 재미있고 신나보였다. 다음날 패러글리이딩을 체험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는 느낌이 들었다.

그 호텔에서 우리를 기다리며 묵고 있던 사모님들이 며칠 만에 우리를 보더니 너무 반가워했고 우리 또한 반가웠다. 호텔에서 우리끼리 만나 반가워하고 있는데 한국인 일행을 태운 봉고차가 호텔에 들어와 많은 분들이 내렸다. 수원의 한 교회 목사님과 신자들 여러 분들이 그 분들이 ‘사랑 곶’이라는 전망이 좋은 곳에 개척 교회를 세웠는데 그곳 방문차 왔다고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패러글라이딩을 탔던 곳이 사랑 곶이라고 했다.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호텔 인근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어 그 곳에서 우리 모든 일행과 가이드 그리고 라덴락이라는 포터까지 함께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포터는 그의 서비스 구간이 그 곳까지이기 때문에 약간의 팁을 주고 향후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헤어졌다. 모습이 꼭 한국사람처럼 생겼고 마음씨가 착한 포터라 정이 많이 갔는데 아쉬웠다.

그 호텔은 J.Vill의 Hom사장과 비즈니스적으로 유대 관계가 있는 곳으로 정말 럭셔리해서 나중 하루 숙박료가 얼마나 나올지가 염려됐다. 나중에 카투만두에 돌아가 Hom사장에게 숙박료를 물어봤는데 박당 18만원에 달했다. Hom사장의 배려로 원래 숙박료의 40% 수준인 7만원만 내게 돼 원래 숙박료의 40%만 지급할 수 있었다. 야외 수영장과 멋진 가든을 갖춘 여러모로 럭셔리 한 호텔이어서 오래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인근 상가들과 호프를 파는 술집들을 보니 휴양지답게 휘황찬란한 네온 사인을 밝히면서 번화함을 과시하는 듯 했다.

▲ 포카라에서 묵었던 Mount Kailash Resor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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