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곶에서 생애 첫 패러글라이딩 즐겨

▲ 페러글라이딩 하면서 창공에서 내려다 본 포카라
10월 24일(수) Windfall·베그나스 호수·Fish Tail Lodge

어제 들러 왔던 사랑곶이라는 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 우리는 전날 미리 1인당 8천루피(한화 8만원)를 가이드에게 지급하고 예약했다. 당초 오전 10시 30분까지 호텔로 오기로 했던 여행사 차량이 조금 늦은 10시 45분경 도착했다. 우리를 태우고 곧바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랑곶으로 가는가 싶었는데 패러글라이딩 회사로 데려가 우리와 다른 호텔에서 픽업한 사람들을 모두 모아서 파일럿들과 함께 사랑곶으로 향했다.

여행사에 도착해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전 반드시 작성해야할 서면 확인서가 있다고 하면서 Blank Form을 내 놓는데 무조건 작성해 제출해야 했다. 그러한 요식 행위를 다 하고 우리들은 봉고차에 실려 사랑곶이라는 패러글라이딩 이륙 장소로 향했다. 필자는 사랑곶에 도착하기 전 복장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패러글라이딩을 타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지 궁금했었다.

복장은 10월 하순의 날씨인데다 하늘에 떠 있기 때문에 가을 옷에 패딩 하나 정도 껴입으면 무난했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가능은 하지만 카메라를 떨어트릴 경우 보상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스마트폰 케이스에 긴 줄을 달아 목에 걸어 만약의 경우에 대비했다.

젊은 시절부터 언젠가 한번은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세계 3대 패러글라이딩으로 유명하다는 네팔 포카라 사랑곶에서 역사적인 패러글라이딩을 한다고 생각하니 절로 흥분이 됐다.

사랑곳에는 6~7명의 파일럿이 있었는데 파일럿들은 자신이 보유한 장비로 고객들을 태워준다고 한다.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전 파일럿 가운데 유럽인이 있어 그에게 “어떻게 현지인 파일럿 속에 유럽인인 당신이 파일럿으로 일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 친구 왈 “나는 영국인인데 초창기에 파일럿들이 전부 유럽인들이었다. 지금은 현지인 파일럿들이 많이 배출돼 점점 유럽인 파일럿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 페러글라이딩 이륙전 필자와 파일럿

패러글라이딩 이륙 요령은 아주 간단했다. 파일럿이 벨트를 채워 주고 나면 ‘앉은 상태에서 앞으로 숙이면서 몇 걸음만 달려 나가면 된다’고 했는데 이륙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쉬워 보였다. 드디어 내 순서가 되어 벨트가 채워지자마자 앉아서 허리를 숙이고 몇 걸음 박차고 나갔더니 갑작스레 내 몸이 붕 하늘로 뜨면서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주변에 수많은 활공하는 패러글라이딩을 보면서 그야 말로 한마리의 독수리가 된 기분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포카라 전 시내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포카라의 아름다운 호수가 눈 아래 펼쳐지니 숨이 멎을 듯한 감동이 몰려왔다. 상공에 오르니 파일럿이 ‘몸을 약간 뒤로 제끼’라고 했다. 그러고 나니 편하게 휴대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다.

패러글라이딩 비용은 25~30분에 8천 루피(시기에 따라 틀림)정도 인데 워낙 내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다보니 파일럿이 나에게 특별 제안을 했다. 30분을 더 태워줄 테니 팁으로 3천 루피를 더 달라는 요구였는데 협상을 해서 2천 루피를 더 주고 한시간 동안 타기로 했다. 그러면서 더 높이 더 멀리 갈 것을 파일럿에게 요구했는데 높게 올라가는 요구는 들어줬지만 더 멀리 가는 것은 기피하는 듯 했다.

한 시간 동안 실컷 새가 되는 즐거움을 맛보고 약속한 한시간이 되어 아쉬운 하강을 시작했다. 끝나기 5분 정도 전에 파일럿이 가져 온 고프로라는 동영상 촬영기로 나의 타는 모습을 촬영하고 스틸 사진도 여러 장 찍어줬다. 봉고차를 타고 다시 여행사로 돌아가 패러글라이딩 타는 모습을 촬영한 것을 CD로 구워달라거나 SD Card에 담아 달라고 하면 해 주었다.

필자는 SD Card에 고프로의 영상을 담았는데 촬영 상태가 별로 좋아않아서 보관만 하고 있다. 오히려 내가 스마트폰으로 직접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이 훨씬 선명하게 잘나왔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네팔 포카라에서의 패러글라이딩이 ABC 등정보다 더 오래 오래 기억될 것 같다.

패러글라이딩을 마치고 봉고차로 포카라 베그나스호수를 지나는데 정말 우연히 Windfall이라는 상호가 눈에 들어왔다. ABC에서 대학 후배의 말을 듣고 포카라에 가면 꼭 한번 들르겠다고 마음 먹었던 그 Windfall을 본 것이다.

▲ Windfall

그래서 호텔로 돌아와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가이드를 앞 세워 Windfall에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서 40분 거리에 있는 Windfall에 도착하니 오후 3시 30분경이었다. Windfall에 도착해보니 과연 젊은 한국인들이 많이 묵고 있었다. Windfall의 Lodge는 Lake View가 800루피, 뒷편은 600루피였다.

그곳에서 ABC에서 만났던 김민규라는 대학 후배도 다시 만났다. Windfall 사장님 부부도 만났는데 남편은 원래 요리사 출신으로 바로 인근에 Zero Gallery Cafe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부인이 실질적으로 Windfall을 운영하는 듯 했다.

두 분 모두 후덕해 보였는데 부인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서 가까이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사시는 한국인 수녀님들을 도와 봉사 활동에도 열심이라고 했다. 그러한 후덕한 마음씨 덕분에 트래킹 장비도 공짜로 빌려 주고 모든 여행 정보도 알려 주면서 어쩌면 덕을 쌓으면서 사는 것 같았다. 젊은 친구들은 네팔 여행시 반드시 포카라에 있는 Windfall을 방문해서 그 곳에서 묵고, 트래킹 정보도 얻고, 필요하면 장비도 공짜로 빌려 트래킹 해 보는 호사도 누리면 좋을 것 같다.

▲ Windfall 여자 사장님과 함께
Windfall 여사장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우리 일행은 대학 후배와 함께 남편이 운영하는 Zero Gallery Cafe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정말 모처럼만에 삽겹살을 시켜 실컷 포식을 했다. 음식도 맛있고 식당 위치가 호수가 옆이어서 그런지 분위기도 좋았다.

호텔로 돌아올 때는 베그나스 호수 옆으로 나 있는 호수가 길을 따라 오다가 중간에 휘황찬란한 시내의 상가를 거쳐 왔는데 네팔 사람들의 세공 기술을 자랑하는 토속 공예품들, 캐시미어 제품들, 양탄자 파는 가게 등이 너무도 잘 정리되어 있고 제품의 질이 좋아 보였다.

아내가 베그나스 호수 가운데 섬이 하나 있는데 Fish Tail Lodge가 너무 멋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시간이 좀 늦기는 했지만 나룻배가 24시간 다닌다기에 일행들의 동의를 받아 그 곳에 가 보기로 했다.

나룻배 선착장에 가 보니 뱃사공(?)이 우리가 배에 타자마자 로프를 당겨 호수 가운데 있는 Fish Tail Lodge 선착장까지 태워줬다. 필자는 호기심 때문에 늦은 밤이었음에도 호텔의 주변의 시설과 모습을 두루 살펴보았는데 너무도 고급스럽고 멋있었다. 나중에 다시 포카라에 온다면 이 곳에서 묵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리 일행이 묵는 호텔도 좋았지만 Fish Tail Lodge는 분명 한 차원 더 높은 럭셔리 호텔이었다. 호텔을 전부 들러본 후 호텔 카운터에 앉아 있는 친구에게 여러 가지 물었더니 원래 호텔 주인은 왕족이었는데 2001년 6월 1일 발생한 왕족 학살 사건 때 유명을 달리해 지금은 재단이 만들어져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카운터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나에게 명함을 주면서 나중에 자기에게 연락하면 확실한 D/C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패러글라이딩, Windfall 방문, 베그나스 호수가 산책, 포카라 상가, Fish Tail Lodge 방문 나름대로 의미 있는 하루였다.

▲ Windfall에서 운영하는 한식당 Zero Gallery Cafe에서 필자와 카페 사장님.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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