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순환적 요인으로 수출 5.8%·수입1.7% 감소

올해 1월 수출입 실적이 부진하다. 지난해 사상 첫 수출 6000억달러 돌파한 여세를 몰아 2년 연속 6000억달러 달성이라는 정부의 목표가 시작부터 삐걱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9년 1월 수출입’에 따르면 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463.5억달러, 수입은 1.7% 감소한 450.2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1월 수출 감소세에도 13.4억달러로 흑자를 냈다.

수출 감소는 미중 무역분쟁 등 통상여건과 ▲반도체 가격 ▲국제유가 급락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나라의 경쟁력 문제보다는 경기순환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 외에도 중국(△4.5%), 일본(△3.2%), 대만(△3.0%), 싱가포르(△4.1%) 등 주요국 수출도 지난해 말부터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수출 회복을 위해 정부는 연중에 분야별 수출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금년도 수출 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수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수출 활력 회복에 온 힘을 다해 경주하겠다”라고 말하면서 “일회성 대책에 그치지 않고 ‘수적성해(水積成海)’의 마음으로 수출 100달러, 1000달러도 하나하나 모아서 올해 수출 6000억달러 달성을 위해 365일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 장관은 “1월 21일 수출전략회의를 통해 범정부・민관합동 총력지원체계를 이미 가동했고, 1월 30일부터 수출활력촉진단이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15개 시도에서 수출현장 애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2월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처별 수출 대책을 집대성한 수출활력제고방안을 수립하고, 분야별 수출 대책을 연중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9개 품목 수출 감소세 기록

1월 수출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13대 주력품목 가운데 9개가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단가 하락으로 감소했다.

가장 큰 수출 감소를 겪은 품목은 무선통신기기다. 휴대폰 완제품의 판매 부진에 따른 부품 수출 감소로 29.9% 하락한 11.3억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는 수출의 60%를 차지하던 차세대저장장치의 낸드(NAND) 단가 하락 영향으로 28.2% 감소한 6.4억달러, 반도체는 생산능력 확대·수요 부진에 따른 공급부족 해소로 23.3% 감소한 74.2억달러를 수출했다.

지난해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연말에 증가세로 전환했던 선박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2016년 수주절벽에 따른 파급효과로 17.8% 감소한 20.1억달러를 수출했고 디스플레이는 중국 경쟁사 생산확대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7.5% 줄어든 18.7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외에 가전은 0.3% 감소한 6.4억달러, 섬유는 3.3% 줄어든 19.1억달러, 석유제품은 4.8% 감소한 34.7억달러, 석유화학은 39.8억달러로 5.3% 하락했다.

반면 자동차는 최대시장인 미국,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신형 SUV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출이 13.4% 증가한 36.7억달러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차부품도 대중국 차부품 수출 부진에도 미국, EU의 판매량 증가로 12.8% 늘어난 20.6억달러를 수출했다. 그 외에 철강은 국제 수입규제에도 3.3% 증가한 28.0억달러, 일반기계는 1.7% 증가한 45.0억달러를 수출했다.

지역별 수출, 중국 수출 크게 감소

지역별로는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이 두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고 베트남, 중남미, 중동 수출도 하락했다.

중국 수출은 컴퓨터, 선박의 호조에도 반도체(△40%), 일반기계(△14.9%), 석유제품(△36.4%) 등의 부진으로 19.1% 감소한 108.3억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반도체,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부진으로 5.8% 감소한 40.3억달러를 수출했고 중남미 수출은 11.1% 감소한 23.2억달러, 중동은 26.3% 감소한 14.3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수출은 20.4% 증가한 62.1억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아세안은 연말·음력설 대비 전자제품 대규모 할인행사 등으로 6.4% 증가한 88.7억달러를 수출했다. 일본은 철강, 섬유, 디스플레이 호조로 1.3% 증가한 26.2억달러를 수출했다.

인도 수출은 일반기계, 철강, 석유제품, 반도체 등의 호조로 17.1% 증가한 14.3억달러, EU 수출은 11.9% 증가한 50.3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원유·석유제품 감소세

수입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원유·동광, 반도체 제조장비 및 전동기·발전기 등을 중심으로 하락하면서 전년 대비 1.7% 감소한 450.2억달러를 기록했다.

분야별로 원자재 수입은 원유 12.8%, 석유제품 13.2% 감소했고 가스 17.7%, 석탄 2.0% 증가했다. 자본재 수입은 반도체제조용장비(△68.5%), 전동기와 발전기(△5.5%)가 부진을 겪었고 컴퓨터 처리장치(11.6%), 정지형 변환기(10%)가 증가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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