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아 연구원, 경남 선박부품업체 실적 진단

▲ 삼강에스앤씨 전경

조선업계 장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경남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야적장이 작업물량으로 채워지고 있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최근 조선업 보고서를 통해 국내 대형 조선사의 수주량이 증가함에 따라 조선기자재업체들의 부품 생산량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엄경아 연구원은 “조선업 회복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많지만 확실한 사실은 지난해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의 신조선 수주량이 증가했다는 점”이라며 “해운사들이 2020년부터 발효되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선박에 대한 수리를 시작했다”라고 설명하고 올해 한국, 중국, 일본 조선업계의 건조량을 각각 12.5%, 27.8%, 21.9%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연구원은 조선 3국의 건조량이 증가할 전망에 따라 국내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선박 부품 생산량도 증가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운신문은 엄경아 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조선기자재업체 HSD엔진, STX엔진, 삼강엠앤티, 한라IMS, 한국카본에 대한 기업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기자재업체들의 실적을 내다봤다.

HSD엔진 지난해 수주량 180% 증가

업체별로 살펴보면, 먼저 HSD엔진은 국내 선박 부품사 가운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HSD엔진은 전년 대비 180.6% 증가한 8736억원을 신규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HSD엔진이 주력으로 납품하는 주기엔진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선박 관련 엔진은 주기(추진엔진)엔진과 보기(반전엔진)엔진으로 구분되는데 국내 기업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주기엔진과 보기엔진 두개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HSD엔진, STX중공업은 주기엔진 시장에서 STX엔진은 보기엔진 시장에서 제조 실적이 높았다.

한때 HSD엔진도 주기엔진 시장의 높은 점유율로 보기엔진 시장에도 진출했으나 조선업계 불황으로 시장이 침체되면서 보기엔진 부문의 영업을 대폭 축소하고 주기엔진을 주력으로 납품했다. 여기에 상위 경쟁사였던 STX중공업의 선박용 추진엔진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이 증가하면서 HSD엔진이 수혜를 입은 것이다.

엄 연구원은 “올해 들어서 국내 조선업계의 전 세계 발주시장 수주점유율이 하락했으나 일본과 중국 조선업계가 높은 경쟁력을 갖춘 선종 시황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며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가 가스선 위주의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였다면 올해는 전체 상선 시장에서 양적인 회복이 나타날 전망에 따라 올해 신조선 시장 회복세가 부품사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HSD엔진의 올해 매출액은 70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지난해 353억원에서 올해 18억원으로 대폭 축소될 것이란 예상이다. 구체적으로 엄 연구원은 HSD엔진이 하반기부터 영업실적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STX엔진 선박엔진 시장 점유율 하락

STX엔진은 디젤엔진 전문생산업체로 출범해 엔진, 전자통신, 부품·서비스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엔진, 중전기 종합 회사이다. 전체 사업은 민수사업, 특수사업, 전자통신사업 등 3개 부문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STX엔진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3배 증가했다. 2018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4% 증가한 5773억원, 영업이익은 212.1% 대폭 증가한 313억원을 기록했다. 엄 연구원은 “STX엔진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4억7천만원으로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STX엔진은 선박용 엔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감소했다. 주기엔진을 주력으로 납품한 HSD엔진이 업황 회복의 수혜를 입은 반면, 보기엔진 시장은 일본의 얀마(Yanmar), 다이하쓰(Daihatasu)가 가격경쟁력을 내세우자 국내 조선업체들이 국내 엔진업체로 발주하는 비중이 하락했다.

STX엔진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조선업체는 대한조선이 5.11%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했고 대우조선해양이 4.72%로 2위를 차지하는 등 두개사 모두 한자릿수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선박용 엔진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으나 방위산업체와 통신장비 수주량은 여전히 견고하다. 특수매출과 사실상 방산수주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은 전자통신장비 매출은 전체의 50% 수준을 차지하며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STX엔진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일본의 공세를 이겨내야 한다. 엄 연구원은 “민수수주 영역에서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일본업체들의 공세를 어떤 식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국 조선 부품 업체들은 조선업체들을 중심으로 불황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내에서 제조업자가 많지 않았던 제품일지라도 일본에게 점유율을 빼앗기는 사례가 있었다. 때문에 이와 같은 타국 제품과의 경쟁강화 요인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삼강엠앤티, 올해 실적 상향 조정

경남 고성의 삼강엠앤티의 올해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됐다. 종속기업인 삼강S&C의 작업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강S&C는 국내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VLOC에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개조·수리 공사가 한창이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선박 AS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일본의 LNG선, 글로벌 선사의 대형 컨테이너선도 수리한 바 있다.

삼강S&C의 작업물량 증가에 따라 올해 삼강엠엔티의 매출 예상치는 종전 1921억원에서 2412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엄 연구원은 “선박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지역의 해상풍력 구조물 수조를 늘려 규모가 큰 매출이 인식되기 시작할 전망”이라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손실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연간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종전 10억원 적자에서 86억원 흑자로 수정했다”라고 밝혔다.

고성지역 업체들의 작업물량 증가도 삼강엠앤티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엄 연구원은 “관계기업은 아니지만 고성지역 비상장 기업의 야드들이 재정비 후 가동되는 모습을 보여 중공업 분야의 작업물량 증가를 체감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한라IMS 환경규제로 수주 증가 기대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전문 제조업체 한라IMS는 올해 9월부터 BWTS 설치가 의무화됨에 따라 수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당초 한라IMS는 레벨측정계기 부품 전문업체로 시작해 LED 사업을 거쳐 친환경 선박 부품인 BWTS 시장에도 진출했다. BWTS 시장 진출 후 여러 단계에 걸친 BWTS 국제인증 취득을 위해 매출없는 비용을 부담하는 등 지난 3년 가까이 BWST 사업에 투자를 확대했다.

엄 연구원은 오는 9월 BWTS 의무화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수주와 매출이 증가해 투자 확대에 대한 결실을 맺을 것이란 판단이다.

따라서 올해 한라IMS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441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3억원 손실에서 22억원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엄 연구원은 “지난해 매출액을 30% 이상 상회하는 신규수주를 달성해 해당 물량이 매출로 인식될 전망이다. 또 매출액 증가로 인해 영업적자는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카본 실적 개선 기대 높아

LNG 초저온 보냉자재 분야 선도기업인 한국카본은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국카본은 공시 기준으로 지난해 3530억원 규모의 LNG화물창용 초저온 보냉재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카본은 지난해 초 삼성중공업과 LNG-FSRU 3척에 탑재될 초저온 보냉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중국 후동중화조선과도 LNG선 1척에 대한 보냉 화물창 계약을 체결했다. 또 4월에는 터키의 LNG 기화설비용 초저온 보냉자재 및 배관제작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10월에는 현대중공업과 2300억원 규모의 보냉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체결한 대규모 공급계약이 올해 매출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엄 연구원은 “2018년 현대중공업과 대규모 보냉 화물창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해당하는 물량이 매출로 인식되면서 매출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보여주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LNG선 수주에 보냉자재에 들어가는 폼의 두께가 두꺼운 물량에 대한 수주 비중이 늘어나면서 제품 단가도 상향 안정화됐으며 MDI(보냉재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 핵심 연료) 가격 안정화로 제조마진이 개선되는 것을 확실히 확인하는 2019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올해 한국카본의 연간 매출액은 27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할 전망이며 영업이익은 148억원으로 무려 18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카본은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투자도 확대할 전망이다. 엄 연구원은 “2019년에는 안정적인 마진을 기록하는 GP(유리섬유)사업부에 대한 시설확장 투자를 통해 매출과 수익을 더욱 늘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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