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NG 수입 늘려 대기오염 개선 나서
양형모 연구원 “LNG 수입 확대로 LNG선 발주 급증”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한국은 미세먼지로 인해 심화되는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대기정체로 외부로 확산되지 않고 쌓이는데다가 중국발 오염물질까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정부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유입된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석탄과의 전쟁을 선포해 연료를 천연가스로 대체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대기오염 저감 정책과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LNG수입량을 늘린다는 계획에 따라 올해 LNG선 발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양형모 연구원은 최근 조선업 보고서를 통해 올해 LNG선 발주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현재 발주가 계획된 프로젝트의 규모는 약 188척으로, 이미 지난해 발주량을 상회하고 있다며 올해 LNG선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대기오염 원인은 석탄 소비

중국의 대기오염이 심화된 원인은 석탄 소비에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소비량을 보인다. 특히 1950년부터 1980년까지 중국 북부 지역에 겨울 난방용 석탄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현재도 겨울철 석탄 난방으로 배출되는 가스량을 가솔린으로 계산하면 1억리터에 달하는데 석탄 난방으로 인한 오염 수준은 자동차의 5배에 달한다.

석탄 난방으로 대기오염이 심화되자 중국은 2017년 겨울철 친환경 난방 계획을 발표한다. 20여개 도시의 석탄난방을 천연가스 난방으로 교체해 친환경 난방 비중을 2016년 17%에서 2021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천연가스 공급을 위한 대비가 부족했다. 결국 2017년과 2018년 겨울철에 천연가스 공급부족으로 가정용 난방 공급이 수시로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중국정부는 천연가스 공급을 가정용 난방에 최우선했음에도 결국 1000만가구는 난방없이 겨울을 보냈으며 운수용 가스 공급도 제한돼 택시나 버스는 가스를 충분히 공급 받지 못해 운행을 중단해야 했다. 그동안 가스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거나 가스 비축량을 늘리는 대책이 없었던 것이다.

천연가스 수급 문제 해소 기대

이에 중국은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리기 시작한다. LNG는 석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44%, 미세먼지는 10% 수준에 불과한 친환경 연료이다. 지난해 중국의 천연가스 수입량은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가 50.5bcm(1bcm=10억㎥), LNG(액화천연가스)가 74.6bcm으로 총 121.8bc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올해에는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을 확대할 계획으로 중국과 러시아 동부노선인 실라 시비리 가스관을 통해 연간 38bcm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예정이며 30bcm 규모의 서부노선 건설도 계획 중이다. 이로 인해 중국은 러시아로부터의 PNG 수입으로 가스 수급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석탄발전 비중을 현재 70% 수준에서 오는 2040년까지 47%로 낮출 계획으로 석탄 발전량을 LNG와 친환경 발전 등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미국산 LNG 수입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LNG 수입계약은 미국에서 셰일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산유국에서 원하는대로 이뤄졌다. 크게 두가지 조건이었는데 장기계약과 도착지 규정으로, 장기계약은 20~30년간 변경할 수 없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고 도착지 규정은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남아도 다른 국가에 재판매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셰일혁명 이후 이러한 조건을 삭제하면서 LNG 거래가 유연해졌다. 이후 미국산 LNG는 수요처 입장에서 가격측면으로는 안정적이고 수급 측면에서도 유연하다.

또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모습이다. 유럽과 미국은 러시아의 가스관 확장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미 폴란드는 미국과 20년간 LNG를 수입하는 계약을 마쳤다.

양형모 연구원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불안한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이미 미국산 LNG 수입을 계획 중이다”라며 “독일도 북부 함부르크 인근에 LNG터미널을 건설하는데 5억유로를 지원 결정했다. 이는 미국산 LNG 수입을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안전하고 유연한 미국과 LNG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때문에 장기공급계약 기한이 끝나가는 물량도 미국이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서 미국 LNG를 수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 LNG선 발주량은 급증할 전망이다.

2019년 LNG선 슈퍼 사이클 도래 전망

양 연구원은 “노출된 프로젝트만 해도 지난해 규모를 넘어선다. 모잠비크 해상가스전 LNG Area 1 프로젝트로 상반기 내 16척의 LNG선이 발주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카타르도 LNG선을 발주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 카타르 에너지부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Saad Sherida Al-Kaabi) 장관은 한국-카타르 정상회담에 참석해 LNG선 60척을 신조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타르가 발주할 LNG선은 21만~26만6000㎥급 규모로 현재 국내 조선 3사가 주력으로 건조한는 초대형 LNG선 17만4000㎥급보다 20~40% 큰 수준이다. 이에 카타르가 발주할 선박은 17만4000㎥급의 신조선가 1억8500만달러보다 높은 2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 60척의 LNG선이 발주될 이 프로젝트는 카타르 자국 프로젝트(40척)와 함께 Golden Pass LNG 프로젝트까지 모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Golden Pass는 연간 15.6MTPA(연간백만t)의 LNG를 수출하는 프로젝트로 24척의 LNG선이 신조 발주될 전망이다.

러시아에서는 쇄빙 LNG선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선사 소브콤플로트는 자국 석유회사 노바텍이 추진하는 러시아 야말 2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 LNG선 10척을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러시아 즈베즈다조선소와 건조 계약을 체결해 슬롯을 확보했으며 즈베즈다조선은 기술 파트너를 선정해 공동 제작에 들어간다.

양형모 연구원이 외신 트레이드윈즈의 보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즈베즈다조선은 쇄빙 LNG선을 건조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을 기술 파트너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대우조선은 즈베즈다조선소 현대화 설계를 맡아 진행해 왔다. 또 2014년에는 LNG 쇄빙선 15척을 수주한 실적도 있기 때문이다.

또 대우조선 외에도 국내 조선업계는 즈베즈다조선과 선박 건조에 협력해 왔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즈베즈다조선과 합작사를 설립해 아프로막스급 유조선을 건조한 바 있으며 삼성중공업도 즈베즈다조선과 합작사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해 러시아 셔틀탱커 건조에 협력한다.

다만 프로젝트 주주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 프로젝트에 중국 국영석유기업인 CNPC가 주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국 조선소가 수주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중국은 무역전쟁에 대한 선물로 미국으로부터 LNG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미국을 제외한 카타르 등의 기존 광구는 가스스팟 비중이 점진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LNG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미국의 가스 스팟 비중이 증가하기 때문에 LNG를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LNG선 투기발주가 증가해 자연스레 LNG 수요가 늘어나면 LNG선 발주는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양 연구원의 설명이다.

현대重, 업황 회복기 최대 수혜자

올해 LNG선 호황 사이클 진입으로 현대중공업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양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강점은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대규모 자재 조달을 통한 원가 절감, 수직 계열화, 상선 건조 경쟁력, 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다. 여기에 대우조선은 FLNG 건조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솔리더스타입의 LNG선 자체 기술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두 회사의 시너지는 업황 회복기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 연구원은 “LNG선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해 상반기 발주가 회복되면서 선가 상승폭은 클 것이다. 업황 회복기에는 1위 기업이 최대 수혜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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