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5반기 연속 후판가 인상
올 상반기 후판가 인상 자제 요청

후판가격이 5반기 연속으로 인상돼 조선업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올해 상반기에도 후판가 인상을 예고해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8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17년 2800만cgt에 이어 2018년 3180만cgt를 기록,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던 2016년(1340만cgt) 이후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6년간 평균 발주량인 3725만cgt를 여전히 밑돌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년간 이어진 시장침체와 발주량 급감으로 조선업계는 인력, 설비 등의 산업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14년 20만명에 달했던 고용인력이 2018년 말에는 10만명 내외로 절반이 줄어들었다. 또 최근의 수주량 증가에도 조선업계 생산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18년 건조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770만cgt에 불과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후판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조선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조선용 후판은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5반기 동안 톤당 30만원의 인상이 이뤄졌다. 2019년 상반기에도 조선 시황 회복,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톤당 80달러 후반까지 일시적으로 급등한 철광석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지난 2018년에도 조선 시황 회복과 실적 정상화를 이유로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2018년 3분기까지 주요 철강사는 매출액 41.1조원, 영업이익 3.7조원을 기록한 반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매출액 16.2조원, 영업이익 2600억원을 기록했으며 특히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세계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철강 수요 감소 및 감산 완화 정책 등으로 철강 공급량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서 작년 하반기 중국 후판가 하락은 중국조선소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국내 조선업계의 원가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조선가의 더딘 회복 역시 현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클락슨 선가지수는 지난 2014년 138, 2017년 123 기록 후, 2019년 1월 말 현재 130으로 예상보다 상승속도가 느리다. 국내 조선업계 주력제품인 대형유조선의 경우 2014년 말 9700만달러를 기록한 신조선가가 2019년 1월 말 현재는 9300만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협회는 “물론 국내 철강사 역시 대외 통상문제 및 자동차, 조선 등 주요 국내 수요산업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적자 품목이었던 후판 제품은 5반기 연속된 가격 인상을 통해 일정 수준의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조선 3사 후판 소요량은 510만톤 내외로 예상된다. 여기에 톤당 5만원 인상이 추가로 이뤄지면 조선업계는 2550억원의 원가 부담을 지게 된다. 조선업 특성상 선박의 수주에서 건조까지 1년 이상의 시차로 인해 신조 계약 이후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가격 상승분만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협회는 “최근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조선업계가 재도약을 준비하는 가운데 철강업계는 가스연료추진선박에 사용되는 고망간강, 극지역 선박·해양플랜트 제품에 사용되는 특수강 등 고부가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상생의 지혜와 협력이 절실한 때이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