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클리닝 안하면 PSC 적발 가능성 ↑
"연료첨가제 활용한 클리닝 가장 경제적"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 시행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연료탱크 클리닝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지난해 10월 제73차 회의에서 스크러버를 장착하지 못한 선박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황함유량 3.5% 고유황유(HFO)를 2020년 3월 1일부터 선내 적재 금지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이어서 올해 5월에 개최된 제74차 MEPC 회의에서 내년 3월 1일 이후 선내에 남아 있는 부적합 연료유(황함유량 0.5% 초과) 처리에 대한 항만국통제(PSC) 지침이 채택됐다.

이에 따라 저유황유로 IMO의 SOx 규제에 대응하려는 선박들은 저유황 적합유의 안정적인 공급과 더불어 내년 3월 1일 이전까지 연료 탱크 클리닝을 반드시 진행해야만 한다. IMO는 연료 탱크 클리닝을 권고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내년 3월 1일부터 부적합 연료유의 선내 적재시 PSC 점검시 적발될 수 있기 때문에 탱크 클리닝은 사실상 강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선박관리회사 한 관계자는 “기존 고유황유가 적재됐던 연료탱크에는 슬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클리닝 작업 없이 적합유를 공급받을 경우 황함유량 0.5%를 초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한 기존에 남아있던 고유황유와 적합유가 섞여 다량의 슬러지가 발생해 연료공급 라인과 엔진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연료 탱크 클리닝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내년 3월이전 연료 탱크 클리닝 완료해야

내년 3월 이전까지 저유황유 이용선박들은 연료 탱크 클리닝 작업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현재 선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연료탱크 클리닝 방법은 3가지 정도다. 첫 번째는 클리닝 업체를 지정해 인력을 투입, 직접 연료 탱크를 닦아내는 방법, 두 번째는 황함유량이 적은 고급 기름인 MDO나 MGO를 급유해 황함량을 희석시키는 방법, 세 번째는 케미컬 제품을 첨가하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은 가장 단시간내에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 탱크클리닝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최소 1주일 정도는 선박 운항을 중지해야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나머지 두가지 방법은 선박운항을 하면서 동시에 진행할 수 있으나 시간이 최소 8개월 이상 장기간 소요된다는 점과 탱크 클리닝 품질이 과연 만족스럽게 나오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인 인력을 연료탱크에 투입해 직접 클리닝하는 방법은 비용과 시간, 안전성 측면에서 선호할 만한 방법은 못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연료탱크 1개당 보통 20명 정도를 투입해 최소 10시간 이상 작업해야 한다. 선박 크기 마다 다르지만 통상 서너개에서 많게는 10개가 넘는 연료탱크가 장착돼 있어 있어 비용적인 측면에 메리트가 없다. 특히 연료 탱크내 남아있는 유증기로 인해 폭발이나 작업자 질식 등 안전사고 발생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권장할 만한 방법은 못된다. 다만 다른 방법에 비해 클리닝 시간이 가장 짧다는 장점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도 탱크 클리닝 업체들이 있지만 인건비 문제 때문에 최근 몇몇 대형선사들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싱가포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에서 인력 투입을 통한 직접 클리닝 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력투입 효과는 확실, 인건비•안전 문제

MDO나 MGO 등 고급유로 희석시키는 방법 역시 시간과 비용이 문제다. MDO나 MGO는 황함유량이 0.1% 이하로 0.5% 저유황유보다 가격이 비싼데다가 장기간 사용해야 돼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히 MDO나 MGO의 경우 낮은 점도 때문에 장기간 사용시 엔진 계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한 MDO나 MGO만으로는 오랫동안 침전된 고유황유 슬러지를 완벽하게 녹여낼 수가 없다는 문제도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소형선사들의 경우 MDO나 MGO 등을 몇번 쓰면 연료 탱크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MDO나 MGO만으로는 슬러지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 탱크내 슬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적합유를 급유했다고 해도 슬러지에 따른 오염으로 PSC에서 적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인 방법인 케미컬 제품은 현재 선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규제 시행에 앞서 최소 8개월 이상 케미컬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연료탱크 클리닝에 사용되는 케미컬은 클리닝을 위해 별도의 개발된 제품은 아니고 이미 시중에서 판매되는 연료첨가제다. 연료첨가제는 일반적으로 연료유에 포함된 슬러지를 작은 단위로 분해하는 분산제와 연소를 촉진시키는 연소촉진제를 섞여 있다고 한다. 연료첨가제에 함유된 분산제는 연료 탱크내 침전된 슬러지나 연료내 작은 슬러지를 분산·용해시켜 연료로 사용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연비를 높여주는 기능을 하는데 이를 통해 부수적으로 연료탱크 클리닝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선박관리회사 관계자는 “시중에 연비를 높여준다는 다양한 종류의 연료첨가제가 판매되고 있다. 연료첨가제는 탱크 클리닝만을 위해 개발된 케미컬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최소 8개월 이상 장기간 사용해야 확실한 탱크 클리닝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회사의 경우는 저유황유를 사용할 선박들에 대해 이미 10개월전부터 연료첨가제를 사용해 탱크 클리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료첨가제 어떤 제품 유통되나?

현재 국내에서 시판중인 연료첨가제는 거의 대부분 해외제품들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제품은 영국계 다국적 기업인 이노스펙(INNOSPEC)의 Octamar BT-25이다. 이노스펙은 이미 일반 디젤 차량용 연료첨가제도 시판중이어서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다. 머스크나 MSC, CMA CGM, COSCO 등 다수의 글로벌 선사들이 이노스펙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노스펙과 더불어 국내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연료첨가제가 코리아유화㈜가 일본에서 독점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YUNIC 555D다. YUNIC 555D는 일본 3대 선사인 NYK의 자회사인 일본유화가 개발한 제품으로 이미 1천여척의 NYK 선박들과 국내 약 200여척의 선박에서 사용하고 있는 검증된 제품이다.

코리아유화 관계자는 “타사제품과 YUNIC 555D의 차이점은 슬러지 분산 기능에 있다. 타사 연료첨가제들의 경우 대부분 슬러지 분산보다는 연소효율성을 높이는 성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YUNIC 555D는 연료내 아스팔텐 응축으로 발생하는 슬러지를 분산·미립화시켜 연료화시키는 분산효과가 탁월해 연료 탱크 클리닝 효과는 물론 연비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YUNIC 555D는 연료 입자를 미립화시켜 표면적을 넓게 만들고 연소 촉매에 의해 완전연소를 유도한다. 이미 국내외 여러 선박들이 실선테스트를 통해 3% 이상의 연료 절감효과가 검증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노스펙, 코리아유화외에도 미국산 드루아메로이드, 캐나다산 아데르코(ADERCO) 등의 수입 연료첨가제들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다. 수입연료첨가제들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국내 순수기술로 개발된 연료첨가제도 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테크노바이오는 산업용 보일러용 연소 촉진제를 개발·판매하던 회사로 한진해운과 공동으로 정부지원 과제인 녹색선박 기술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2011년 선박용 연소촉진제인 Power-Z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테크노바이오의 Power-Z는 연료탱크내 슬러지를 분산시키고 미립화시키는 분산제 효과와 함산소 물질을 포함시켜 연소를 촉진시키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3~5% 정도의 연비 개선 및 연료탱크 클리닝 효과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이라고 한다.

테크노바이오의 Power-Z는 연료유 종류(동점도)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TBS-1M·2M·3M)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고 단기간내 연료탱크 클리닝 효과를 요구하는 선사들의 니즈에 맞춰 분산효과를 극대화시킨 TBS-15S도 최근 새롭게 선보였다. TBS-15S는 독특한 개질작용으로 연료 속 슬러지는 물론 연료탱크내 침전된 슬러지를 분해시키는 분산기능을 갖고 있는데 분산기능이 타연료첨가제보다 우수해 3개월 정도면 연료탱크 클리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TBS-15S의 또다른 장점은 성상이 다른 저유황유 수급시 발생할 수 있는 슬러지도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테크노바이오 관계자는 “성상이 다른 유종이 섞이게 되면 아스팔텐이 응집되면서 다량의 슬러지가 생성된다. 슬러지가 발생하면 연료 공급계통과 엔진 연소에 문제를 발생시켜 자칫 엔진이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TBS-15S는 비중과 동점도가 다른 유종이 혼합되더라도 안정성과 혼화성을 유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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