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자동화 도입률, 예상보다 저조
투자 저해 요인 분석 및 결정 필요

구인난, 물류산업 재편, 신제품 출시 등으로 인해 물류업계에도 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자동화 투자를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을 분석해 진행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교통연구원 물류기술개발지원센터는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인 맥킨지(McKinsey & Company) 산하의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의 보고서를 인용, 전자 상거래 물량이 급증함에 따라 많은 물류 및 택배회사들은 자동화에서 해답을 찾고 있지만 자동화 투자를 고려할 경우 보다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물류업계는 노동력 부족, 온라인 소매업체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 흥미로운 기술 발전 등으로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상거래의 확대로 물류회사와 제3자 물류(3PL)라고 불리는 계약 물류회사(contract logistics companies)가 경기 호황으로 구인난과 임금 상승에 직면하고 있으며, 많은 인력이 필요한 만큼 이들에게 들어가는 인건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따라서 자동화를 도입함으로써 구인난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자상거래의 급증에 따른 전체 물류산업의 재편으로 자동화 투자 욕구가 자극되고 있다고 맥킨지는 밝혔다.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확대됨에 따라 온라인 소매업자(e-tailer)가 전통 소매업을 하는 경쟁업체에 비해 12~16% 정도의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자상거래를 사용할 의향이 있는 일부 물류회사들은 물량이 늘어남에 따른 운송 부문의 손실에 대한 부담으로 자동화에 대한 욕구가 발생하고 있다고 맥킨지는 밝혔다.

이와 함께 멀티이송시스템, 분석도구, 광학인식, 스마트 컨베이어, 물류관리시스템, 스마트창고, 피킹로봇 등 현재 연구 중이거나 출시를 앞둔 새로운 물류 자동화 관련 기술 제품으로 자동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물류업계에서 자동화에 관심을 두게 되는 이유로 꼽혔다.

그러나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물류회사들은 이처럼 자동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투자는 보수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자동화에 대한 투자는 2025년까지 약 3~5% 가량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물류의 주요 고객인 소매 및 자동차, 의약품 부문의 자동화 투자에 비해 비교적 느린 편이라는 것이 맥킨지의 설명.

이는 물류회사들이 저마진 서비스로 인해 자동화 투자에 따른 이익 회수의 어려움, 유통망의 급격한 변화와 옴니 채널(omni- channel) 분배방식의 불확실성, 화주간의 계약기간과 자동화 장비 및 유통센터(DCs) 구축시 투자회수기간의 비대칭성 등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100만건의 재고상품을 당일 배송하는 경우 대형 전자상거래 회사의 구매력으로 인해 물류회사들은 가격을 낮게 유지하여 저마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해도 적절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전통적 소매업체가 유통 네트워크의 모든 채널을 통해 품목을 구입하고 수령할 수 있는 옴니 채널 시스템으로 변화함에 따라 이를 지원하기 위한 공급 사슬을 구축해야 하지만 워낙 복잡성이 가중되고 향후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동화 투자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맥킨지는 밝혔다.

이밖에 대부분의 화주와의 물류 계약은 약 3년 기간 동안 이루어지는데 반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화 등에 초기 투자를 할 경우 일반적으로 2년 동안은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투자회수기간의 비대칭성 역시 자동화 투자를 주저하게 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맥킨지는 △전자상거래의 경쟁심화 △기술 발전 추세 △새로운 장비의 선택 문제 △유통망의 급격한 변화와 옴니 채널 분배방식의 불확실성 △화주와의 계약기간과 자동화 장비 및 유통센터 구축 사이의 투자회수기간의 비대칭성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여 자동화의 진행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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