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스자코니, IHS마킷 JOC 편집국장

▲ 마크 스자코니 국장

선사가 계약을 무시하거나 화주가 물량을 인도하지 않는 수많은 컨테이너선에 비해 계약을 통해 운송을 보장하는 컨테이너선은 그 수가 여전히 적지만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운송을 놓쳐 곤란에 처한 화주뿐만 아니라 선복량과 수요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선사도 반색할 만한 소식이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더불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운신의 폭도 넓어지게 된다.

지난 2년 남짓 동안 뉴욕해운거래소(NYSHEX)의 계약 이행을 보장하는 플랫폼을 통해 화물을 계약한 아시아-미국 항로 컨테이너선 물량은 2분기 기준 4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5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100% 신뢰도(reliability)로 계약된 물량은 지난 4~6월에 1만 9781TEU에 달했다. 이는 2017년 2분기 506TEU, 2018년 동기 4,872TEU와 비교되는 수치다.

2분기 미국-아시아 항로의 전체 물량은 550만TEU였다. 뉴욕해운거래소는 신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환태평양 (trans-Pacific) 물량 전체의 15~20%를 책임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뉴욕해운거래소 회원이자 물량 기준 전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Maersk) 역시 지난 6월 25일 이와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며 운송 계약 신뢰도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데 일조했다. 대형화주(BCO)가 예약된 화물을 운송하지 못할 경우 벌금을 내고, 선사는 머스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예약된 대로 화물을 선적하지 못하면 위약금을 내야 하는 상품이다.

고든 다운스(Gordon Downes) 뉴욕해운거래소 CEO는 이 머스크 스폿(Maersk Spot)이 계약의 상호 이행을 촉진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huge net positive)”라며, 머스크 스폿과 이와 비슷한 상품들이 자사 플랫폼과 경쟁 관계에 있다고 하기 보다 상호 보완적이라고 밝혔다.

다운스 CEO는 “현재 머스크가 스폿 상품을 출시한 상태이고 다른 선사들 역시 비슷한 상품을 내놓으려는 상황에서 ‘강제력 있는 계약(enforceable contracts)’이라는 범주가 형성하게 된다. 우리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 부분이 갑자기 훨씬 큰 규모로 수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욕해운거래소와 머스크 스폿의 가치 비율은 조금 상이하다고 말한다. 머스크 스폿이 화주와 포워더에 원스톱 서비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한다면, 머스크, CMA CGM, 코스코 쉬핑, 하팍크로이드, 현대상선, OOCL 등 여러 선사는 뉴욕해운거래소에 등록된 자리(slot)를 제공한다. 뉴욕해운거래소의 거버넌스 규칙은 화주, 포워더 및 선사들 사이에 합의된 규칙을 조정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리포스트(re-post) 계약이 더 필요하지는 않지만 제2시장은 이를 허용하여 운송 계획 변경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완화하거나 전면 보상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한다.

요한 시스고(Johan Sigsgaard) 머스크 유럽지역 트레이드 대표는 머스크가 자사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예약된 스폿 운임으로 선적을 보장하는 것은 거래의 디지털화 활성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다른 영역처럼 서비스가 충실히 이행되는 소비자 경험을 화주, 포워더 및 무선박운송인(NVO)에 제공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노쇼(no-show) 수수료 혹은 이와 비슷한 상호 위약금을 부과하려는 과거 시도와 달리 현재 디지털 환경은 거래의 많은 부분을 하나로 연결된 프로세스에서 진행할 수 있게끔 한다고 시스고 대표는 덧붙였다.

노쇼(업계용어로 “다운폴(downfall)”)는 수십 년간 해운업계의 골칫거리였으나 최근 폐기물을 줄이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디지털화로 예약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게 되자 선사들의 관심도 고조되는 추세다. 심한 경우 40%의 컨테이너선이 노쇼일 수 있으나, 보통 예약된 건수의 1/4 수준이라고 롤프 하벤 얀센(Rolf Habben Jansen) 하파크로이드 CEO가 밝혔다. 머스크와 마찬가지로 하팍로이드 역시 노쇼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데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예약이 불이행된 선복량에 대한 위약금 부과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의 성공 여부는 확실치 않다.

선사들이 환태평양 선복량을 점차 관리하고 있지만, 고비용을 지불한 스폿 화물이 계약된 화물보다 우선 처리될 수 있는 위험이 크기 때문에 뉴욕해운거래소의 물량 증가는 공급보다는 확실성을 중시하는 화물 소유주 및 선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다운스 CEO는 말했다. 이처럼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뉴욕해운거래소의 상품은 진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화물 소유주와 선사가 출발지/목적지 조합 및 장비 규모에 있어 유연성을 발휘하여 맞춤형 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 하더라도 “화주들이 계약한 할당량보다 더 많은 스페이스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성수기나 중국 춘절 전에 뉴욕해운거래소가 더욱 매력적인 옵션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환태평양 성수기는 험난한 시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장 상황이 좋아져서 과도한 수요가 생긴다면, 일반 운임이 인상되고 BCO는 선박 스페이스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될 것이다. 또, 만약 시장 상황이 충분히 좋아지지 않는다면, 스페이스가 남게 되는 상황인데 이 역시 난관을 제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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