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인하된 비용보다 부산항이 더 낮아”
“양국 간 항만비용 격차 감소는 유의해야”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1일부로 항만 비용 인하를 단행해 우리나라 환적물동량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 가운데 실제 확인 결과 부산항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은 최근 발표한 ‘중국 항만비용 추가 인하가 우리 항만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라는 제목의 동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실제 중국의 항만 비용 인하가 부산항의 환적화물 변화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8일 중국 정부는 4월 1일부터 5년간 적용되는 항만 부과 계획을 개정·발표한 바 있다. 이번 중국의 항만 이용료 감면 결정은 물류비용 절감 및 중국 항만 운영환경 개선 등을 주요 목표로 한 것으로, 개정안에 따르면 화물 입출항료, 항만시설 보안료, 예도선료, 연안선의 경우 예인선 요금을 별도로 각각 15%, 20%, 10% 및 5% 씩 감면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우리나라 항만의 환적 물동량 이탈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항만, 특히 부산항의 경우 중국 항만 이용료가 인하될 경우 가격 경쟁력 저하에 따른 중국발 환적 물동량 이탈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우려와는 반대로 중국의 항만비용의 인하가 우리나라 환적 물동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KMI는 분석했다.

KMI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중국의 항만 비용 인하 조치로 인한 실제 상해항의 항만비용은 약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부산항의 항만비용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하의 대상인 화물입출항료, 보안료, 도선료 등이 전체 항만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인 상황에서 항목별 10~20%의 인하가 전체 항만비용에 미친 영향은 1.7%로 분석된 것이다.

표준선형 및 처리 물량 기준을 감안한 부산항과 상해항의 항만비용을 비교한 결과 부산항이 3억5130만원, 상해항은 4억124만원으로 산정되어 부산항이 상해항의 약 88% 수준으로 아직까지는 부산항이 상해항에 비해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하역료를 제외한 비용도 부산항이 4409만원으로 상해항의 6859만원보다 낮은 수준(64%)으로 가격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KMI는 판단했다.

아울러 KMI는 중국의 항만 비용 인하와 부산항 환적물동량 사이에 큰 인과 관계는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KMI는 2016년 중국이 약 1.1% 가량 항만비용을 인하했을 당시 인하시점 앞뒤 2년씩의 부산항 환적 물동량을 분석한 결과 전 기간 대비 약 0.3% 감소한 점을 예로 들어 중국 항만 비용 변화에 따른 부산항 환적 물동량의 가격 탄력성을 0.3으로 잠정 산출했다. 이를 이번 중국 항만 비용 변화(상해항 약 1.7% 인하)에 적용하여 추산한 결과 2018년 물동량 기준으로 부산항 환적물동량은 연간 약 0.5%(약 1만7000teu) 감소할 것으로 예상, 그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KMI는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유의미한 분석이 되기 위해서는 2016년 기준으로 산출된 가격 탄력성 지수(0.3)가 실효성이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중국 항만비용과 부산항 환적물동량 간의 인과관계 분석 결과 두 변수는 상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가격 탄력성 역시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KMI는 밝혔다.

오히려 KMI는 지난 2016년 중국이 한 차례 항만비용을 인하했을 당시 부산항의 환적 물동량은 전년대비 3.0% 감소했으나 실제 물동량 감소는 지속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2016년 이후에는 증가추세를 보인 점을 지적하며, 중국이 항만비용을 인하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항만이 이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항만물동량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부산항 환적물동량 및 증감률 추이(출처 : KMI 동향분석)

단, 최근 중국의 이 같은 항만비용 인하가 우리나라 항만비용 인상과 맞물리면서 양국 항만간의 비용 격차가 줄어드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만 해도 중국은 항만비용을 인하했으나 우리나라는 인상해 그 차이가 줄어든 만큼 항만비용 인하 등의 정책은 중국과의 항만비용 격차를 감안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분석 결과 중국 항만비용의 변화가 우리나라 환적물동량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항만비용 이외에도 환적물동량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항만비용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KMI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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