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형항만에서 강한항만으로 진화 중”

우리나라의 최대 경쟁 항만으로 손꼽히고 있는 중국 항만이 변화하고 있다.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는 등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중국은 2018년 10월 「통상구 비즈니스 환경 최적화를 통한 국제무역 편리화 촉진 작업 방안」을 발표한 이래로 중국 항만들의 행정서류 및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이는데 주력, 2020년 말까지 컨테이너 수출입 단계에서 소요되는 규범성 비용들을 2017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2021년 말까지는 전체 통관시간을 2017년 대비 절반으로 단축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맞물려 최근 중국항만협회에서는 중국 항만 및 항만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 중국 항만 비즈니스 환경보고」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 중국연구센터는 최근 발간한 ‘중국 리포트’에서 동 보고서에 대해 소개했다. KMI는 이를 통해 중국 항만의 최근 운영 실태를 이해하고, 현재 중국에서 물류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선사, 물류기업 및 화주기업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또한 국내 항만 역시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 속에서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KMI는 주장했다.

선적서류의 전자화 추진

항만 혹은 항만통상구는 대외무역의 허브로써,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 컨테이너 해상운송 수출입이 선적 부킹에서부터 최종 입고까지의 과정에 있어 다양한 주체들이 관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 항만에서의 컨테이너 수출 절차는 약 11단계, 수입절차는 약 12단계로 나뉘어지며 일부 단계에서는 조정 및 통합이 가능하고 각 항만에 따라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최근 중국 항만기업의 항만 비즈니스 환경 최적화 추진 상황을 살펴보면 먼저 중국 항만들은 종이서류의 전자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주요 항만들은 기본적인 서류업무를 전자화시켜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컨테이너 화물배치도 및 패킹리스트 등은 이미 전자화가 실시되었으며 기기수도증(E/R, Equipment Receipt)의 경우 일부 항만에서는 이미 전자화가 실현되었다. 선하증권의 경우 상해항에서는 일부 선박대리점은 선하증권의 무서류화를 시행하고 있으며, 닝보·저우산항, 청도항 등에서도 선하증권 무서류화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여 데이터 연계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항만들은 온라인업무 플랫폼을 운영 중에 있으며 상해항, 천진항, 청도항, 샤먼항 등은 ‘하나의 창구, 하나의 플랫폼, 한 번에 처리’라는 원스톱 모델을 구축했다. 이러한 원스톱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은 언제 어디서든 처리 상황 조회 및 변경이 가능하며 직접 해관, CIQ 등의 전자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물류정보의 전자화 추진 및 정보 보안 강화 추세도 눈에 띈다. 랴오닝 항만그룹은 세계 최초로 대련항 통상구에서 ‘블록체인 화물 발송 플랫폼’을 정식으로 런칭하기도 했다.

항만비용 규범화 및 인하

올해 ‘양회’의 국무원 「정부 업무보고」에서 “일부 철도와 항만의 수납비용들을 면제하거나 인하하겠다고 명시”한 후, ‘양회’ 종료 직후인 3월 18일, 국가발전위원회와 교통운수부는 「항만수납비용 계산방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동 개정안에서는 항만포괄작업비용의 범위에 중국내 여객운송 및 크루즈선 항만작업비를 포함시켰고, 수납비용 항목을 병합하고 축소했다.

일례로 적재보관비, 야적장 사용비를 ‘야적장 사용비’로 통합했고, 급수(물자) 서비스비, 급유(가스) 서비스비, 전기 공급 서비스비 등은 ‘선박공급 서비스비’로 통합했다. 쓰레기처리 서비스비와 오염류·하수처리 서비스비는 ‘선박오염물처리 서비스비로 통합시켰다. 화물검수 및 도선비를 규범화시켰고, 예인선 요금 계산방법을 예인선 마력 및 시간에 따른 산정방법에서 예인 선박 유형 및 크기에 따른 비용계산 방법으로 변경했다. 또한 정부 정가 수치 표준을 인하했는데, 화물류, 항만시설보안료, 도선(이박)료, 국내항로 선박 예인비 요율을 각각 15%, 20%, 10%, 5%씩 인하했다.

시장성 비용으로 분류되는 항만포괄작업비(하역료 포함)의 경우, 2018년부터 중국의 주요 항만들이 대외무역 수출입 컨테이너 하역비용을 10~20% 가량 인하했다.

항만 수납 비용 목록화 제도 수립

「항만수납비용 계산방법」에서는 항만기업의 비용 공시를 제시했다. 항만운영 기업은 기업과 관련된 항만비용 기준 공시를 기초로 정찰제를 실시하며, 공시된 비용 이외에 어떠한 다른 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완전한 항만수납비용 목록을 수립한 후, 항만통상구의 수납비용목록제도를 추진한다. 또한 이를 토대로 고객, 관리 감독 부문 및 사회의 감독을 수용하기로 했다.

첫째, 원래의 공시가격 기준에서 서비스 내용을 세분화하고 보완하며, 서비스 내용을 더욱 명확히 하고 합리적은 수취 표준을 수립한다. 둘째, 기업 경영 장소의 눈에 띄는 위치에서 수취 항목, 서비스 내용 및 수취 표준을 공표하는 것 이외에 기업 포털 및 지방정부 부처, ‘단일창구’ 등 사이트에서 요금 목록 리스트를 공시하는 것이다. 셋째, 항만수납비용을 기초로 정부 관리 부문의 지도 및 추진에 따라 전체 항만통상구 수납비용 항목 목록화 및 공시제도 수립에 적극 참여한다.

현재 천진항그룹, 허베이항만그룹, 청도항그룹, 연태항그룹 등은 인터넷 상에서 수납비용을 공시하고 있으며, 비용 목록은 정부 사이트와 연결되며 정찰제와 투명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그밖에도 주요 통상구에서는 터미널, 야적장, 대리점, 검수, 예인 등 항만 각 단계의 서비스 주체에 대한 수납비용 공개 및 공시를 이미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항만작업 단계 효율 전면 제고

항만작업 및 통상구 통관 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항만기업들은 화물의 항만 체류시간을 줄이고 화물이동 효율을 높이고 있다. 첫째,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여 작업 효율을 제고한다. 항만기업들은 국내무역 화물은 선박 하역 후 바로 인도, 수출 컨테이너의 항만출입 예약, 상하역의 동시진행, 항만 내 더블 컨테이너 트레일러 활용 등을 통해 안벽 혹은 야적장에서 작업 프로세스 효율을 높이고 있다.

둘째, 선진 기술을 이용해 작업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청도항은 5G로 연결된 자동 안벽 크레인의 제어 조작을 통해 무선 인터넷을 통한 컨테이너 집적 및 운송을 구현했다. 샤먼항은 다목적 인공지능 안벽 크레인 식별 시스템을 사용해 검수 시스템 식별, 부두 원거리 제어 개선 및 미래 사용될 무인 운전 안벽 크레인 안면 인식 시스템의 호환을 실현했다. 연운항 등 항만은 컨테이너 스마트 화물 검수 시스템을 이용하여 효율을 크게 높였다.

셋째, 운송 기구 협약을 이용해 컨테이너 통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8년 중국 해관총서는 대련항을 중국 최초로 TIR(국제도로운송협정) 운송시범 통상구에 포함시켰다, TIR 실시 이후 화물 통관 시 세관은 TIR증 정보와 적재화물의 세관 봉인만 확인하면 되며 적재 단원에 대해 컨테이너 개봉 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어 통관시간이 30~80% 단축되며 비용도 30% 이상 줄어든다.

현재 항만의 컨테이너 하역에서 소요되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teu당 10분이며 일부 항만은 teu당 3.5분에 달한다. 검사단계의 경우 세관 검사 형식 및 고객이 예약한 시간에 따라 달라지나, 일반적으로 teu당 30~60분이 소요된다. 컨테이너 인도의 경우 갈수록 많은 터미널이 스마트게이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60분 혹은 30분 이내에도 가능하다.

항만작업 시간 공개 서비스 공약 이행

중국의 항만들은 현재 서비스 공약을 통해 선적일, 하역, 컨테이너 리프팅, 검사 등 컨테이너 수출입 핵심 부문 작업 시간을 엄격히 통제하여 통상구 통관 효율과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상해항은 ‘항만 측 사정으로 인한 선박의 이·접안 스케줄 변경률이 2%를 넘지 않겠다’, ‘항만 측 사정으로 인한 컨테이너 정기선 스케줄 이탈률이 2%를 넘지 않는다’ 등의 서비스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KMI “국내 항만도 경쟁력 제고 힘쏟아야”

이처럼 중국 항만은 자의적·타의적인 개혁의 물결 속에서 비즈니스 환경이 점차 ‘고객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 KMI는 이 같은 중국 정부 주도의 조치들이 항만기업 입장에서 단기적으로는 힘들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비즈니스 환경의 개선은 결국 생산력과 효율성의 증가로 나타나며, 이는 궁극적으로 경쟁력 제고를 뜻한다고 밝혔다.

KMI는 “동북아 항만경쟁의 구도 하에서 이미 남부럽지 않은 대규모 항만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중국 항만들의 질적 발전과 서비스 경쟁력 제고는 인근한 우리나라 항만들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관련 부처에서는 「세계 일류의 ‘강한 항만’ 건설 지도의견」을 연구·제정 중에 있는데 이미 규모 면에서 세계 최고이며 최대 항만 물동량을 자랑하는 중국 항만들이 단순한 ‘대형 항만에서 ’강한 항만‘으로 발전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는 것이다.

KMI는 우리나라 항만들도 현재 동북아 항만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더욱 치열해지는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도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에 더욱 고민하고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논쟁이 되고 있는 항만 자동화를 비롯, 시대의 흐름인 항만 친환경화 등 여러 부문에서 정부가 주도기 되어 항만기업, 그리고 노동자, 터미널, 선사, 운송업체 및 기타 관련 서비스기업과 관련 연구소들이 모두 합심하여 우리나라 항만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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