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분쟁, 반도체 D램 단가 하락 여파
무역수지는 59.7억달러로 올해 최대

9월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대비 11.7% 감소하며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이하 산자부)는 9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1.7% 감소한 447.1억달러, 수입은 5.6% 감소한 387.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59.7억달러로 9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산자부는 9월 수출 부진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 및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 △2018년 9월 일평균 수출(26.0억달러)과 반도체 수출 역대 최고 기록(124.3억달러)에 따른 기저효과 △반도체 D램 단가 하락세 지속 등을 꼽았다. 다만 일본 수출 규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전월보다 감소폭이 줄어든 부분은 고무적이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신북방 수출 호조 및 기존 자동차·선박 이외 차부품·무선통신기기 수출 증가로 9월 수출 감소율은 8월(-13.8%)보다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경기를 이끌고 있는 미국·중국·독일 등 주요국 수출 역시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9월 일평균 수출인 21.8억달러는 올해 들어 최고 기록이며, 3개월만에 20억달러를 회복한 것으로 7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라고 산자부는 밝혔다.

이에 힘입어 9월 무역수지도 올해 최고 수준이자 수출 호조시기인 2018년 평균 무역수지(58.0억달러)보다 높은 59.7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산자부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상당기간 수출 여건 회복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 9월 수출 현황

9월 품목별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주요 13개 품목 중 자동차, 선박, 차부품, 무선통신기기, 가전 등 5개 품목을 제외한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일반기계, 철강, 디스플레이, 섬유, 컴퓨터 등 나머지는 모두 전년 대비 물동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영향으로 전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 추세에도 불구, EU 등 선진시장에서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 수요가 확되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0% 수출이 증가했다.

가장 높은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인 선박은 2016년 수주가 급감한 이후 2017년 하반기부터 선박 시황 개선에 따른 인도가 본격화되고, 주력 선종인 LNG·탱커 인도 증가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30.9%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의 경우 낸드 가격이 올해 6월 이후 3개월재 상승세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D램 가격이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하락했고, 지난해 9월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반도체 수출의 기조효과, 미중 분쟁 지속 등에 따른 업황의 불확실성에 따라 수출이 31.5% 감소했다.

석유화학도 신 증설설비의 정상 가동 및 정기보수 감소에 따른 수출량 증대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 및 미중 분쟁 지속 등에 따른 불확실성 심화로 단가 하락이 지속되며 수출이 17.6% 감소했고, 석유제품 역시 유가 하락에 따른 단가하락, 아시아 내 정제설비 증설 및 전년 동기 대비 정기보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18.8% 감소했다.

지역별 9월 수출 동향

지역별로는 시장 다변화 노력의 영향으로 EU와 CIS, 중남미 지역 수출은 증가한 반면, 미중 무역분쟁 심화 및 일본 수출 규제 영향으로 미국, 중국, 일본의 수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반도체, 일반 기계,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등의 부진으로 수출이 21.8% 감소했으며, 미국은 일반기계, 반도체, 가전, 무선통신기기 등 부진으로 수출이 2.2% 줄었다. 일본의 경우 석유제품,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부진으로 5.9% 감소했다.

반면 EU 지역은 선박,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 호조로 10.6%의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CIS 지역의 경우 일반기계, 가전, 컴퓨터, 선박 등의 수출 호조로 41.3% 수출이 증가하며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 중남미 역시 선박,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등의 호조로 수출이 10.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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